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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Edge) - 모서리, 날카로움
엣지(Edge). 요즘 트랜드 언어다. ‘모서리’, ‘날카로움’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엣지’는 드라마 '스타일'의 극 중 패션지 편집차장 ‘박기자’ 역의 김혜수가 자주 내뱉는 말이다.
사진출처-SBS 홍보실
요즘 꼬마기자 최는 세상엔 참 '엣지'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깨닫고 있는 중이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국회의사당이 아닌 민주당 당사로 출퇴근을 하게 된 것도 서러운데, 얼마 전에는 민주당 당사 앞에서 '엣지' 있는 할아버님들이 시위를 하고 가셨다. 지난 8일 명동에서 있었던 서명운동 발대식에서도 할아버님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같은 날, 고양이 분장을 하고 1인 시위를 했을 때 '문순c네 블로그(최문순 블로그)'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광화문에서 얼굴에 낙서한 니네들을 봤다.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더라." 한번 읽어보시라. 정말이지 얼굴이 찢긴 기분이 들 것이다.
◆재벌이 언론 장악해야지, 언론은 뭐 먹고 살아?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날, 지나가는 시민들의 대화를 많이 엿들었다. 용기도 얻었지만, 솔직히 충격이었다. 한 시민은 "재벌이 언론을 장악해야지, 안 그러면 언론이 어떻게 먹고 사냐"는 말을 했다. 이런 걸 패션 에디터의 표현을 빌려 말한다면 '무심한 듯 시크하다'고 해야 하나? 한 시민은 "이놈들이 장악하나, 저놈들이 장악하나"라며 그들만의 싸움으로 치부해버리기도 했다. 한 중년남성분께서는 서명운동을 하는 우리에게 "미디어법 찬성! 미디어법 찬성!"이라며 호통을 치고 가셨다. 내용인즉슨 '침묵하는 시민들이 많다. 반대만 하지 말고, 5년만 지켜보라. 잘 하고 있는데 왜 맨날 태클을 거느냐'는 것이다.
상처를 받았으니 "이런 말씀 좀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려고 꺼낸 얘기가 아니다. 드라마 '스타일'을 예로 들었으니 드라마 '스타일'을 예로 '엣지' 있게 끝내겠다. '엣지'는 아무데나 붙인다고 '엣지'가 되는 것이 아니다. 김혜수의 말을 빌리자면 "돈 냄새 풀풀 나는 건" 엣지가 아니라 그냥 더럽다고 하는 거다. 그리고 더럽지 않기 위해 더더욱 '엣지'가 필요하다.
돈 냄새 풀풀 나는 그들이 이제 아예 국민의 귀와 눈과 입을 막으려고 한다. 우리는 이들을 막기 위해 기존에 만연했던 언론장악 행태들까지 뿌리째 뽑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나치게 허황된 꿈일까? 적어도 여당이 비판하는 것처럼 미디어법 원천무효 운동이 선거운동으로 오해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멋진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지 않은가? 우리는 그냥 '엣지'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엣지女 김혜수가 사랑한 엣지 구두
/사진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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