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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뜬 ‘햇님’ 같은 김영곤 선배님께


 낮에 뜬  ‘햇님’ 같은 김영곤 선배님께


어느 날 어머니가 자식에게 이렇게 물어봤답니다.

“해가 중요할까 달이 더 중요할까?”

아이는 서슴지 않고 대답하기를

“달이 더 중요해요.”라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그 이유를 묻자 순진한 아이는

“낮에는 밝으니까 해가 없어도 되지만, 밤에는 어두워서 달이 꼭 있어야 하니까….”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떠올려볼 때마다 순진한 아이의 답에 싱긋 웃음이 나다가도, 왠지 꼭 선배가 생각납니다.



김영곤 선생님. 노동운동가이면서 현재 고려대 시간강사로도 근무하고 있다.



어제 명동성당에서 ‘4대 강 중단 미사’에 참석했다가 때가 탄 점퍼를 입은 선배를 만났지요. 반가운 나머지 굳은살 배긴 선배의 손을 잡고 “여기에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참 어처구니없는 인사였습니다. 4대 강 죽이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선배 역시 분노하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아니, 그 누구보다 노여워할 사람이지요.



존경하는 김영곤 선배님. 이렇게 부르기 낯이 좀 간지럽습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출신학교가 달라 동문은 아니지만 저는 당신으로부터 가장 소중한 것을 배웠습니다. 선배는 저에게 열정을 갖는 법, 그리고 헌신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80년대 후반에 인권 변호사로서 노동자를 변론하다가 노동운동을 하던 선배를 만난 것은 제가 소중히 여기는 인연 중 하나입니다.


오직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싸워 온 선배를 미련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손꼽는 명문대학을 나와 자기의 집과 밥그릇을 위해 출세를 꿈꿔볼 만도 한데, 일생을 노동자의 권익에 열정을 쏟고 헌신을 했으니 말이지요. 그렇게 힘든 싸움을 하면서도 따뜻한 심성과 인품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노동자를 위해 노동자와 함께했습니다. 쉽게 보기 힘든 미련한 사람이라 혀를 차는 사람이 있는 것도 당연합니다.


여전하신 선배.

선배와 저는 같은 여의도바닥에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950여 일 동안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노숙투쟁을 하는 선배가 지척에 있습니다. 2005년이후 강사로서 ‘노동의 미래’에 대한 강의로 교단에 선 후, 무너지고 있는 상아탑을 보았고 시간강사의 부당한 처우에 분노하였습니다.  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주어 연구도, 강의도 잘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꿈꾸며 오늘도 천막을 폈지요. 안심하고 학자의 길을 걷게 하는 것을 소망하며 비오는 오늘도 묵묵히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의 천막농성장과 그 뒤에 보이는 국회의사당



대학을 그 이름에 걸 맞는 참가르침의 전당으로 회복시켜 올바른 교육을 이루는 것이 결국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웃는 선배님. 어느새 그렇게 길바닥에서 세 번의 겨울을 보냈습니다. 처음 만났던 그때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여전합니다. 여전히 뜨겁고 여전히 헌신적입니다.


이야기 속 아이의 답에서 선배가 보인 까닭이 바로 선배의 열정과 헌신 때문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당연한 것처럼 빛나는 해처럼, 이 사회와 정의를 위해 묵묵히 헌신을 하는 선배를 존경합니다. 20년 전 빛나던 해가 오늘도 빛나듯이, 20년 전 열정을 오늘도 여전히 불태우는 선배를 좋아합니다.


Posted by 희망천배 천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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