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정배 톡!톡!

[썰千]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국정농단방지법’, ‘국정농단방지기금’을 만듭시다


[]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국정농단방지법’, ‘국정농단방지기금을 만듭시다

 

오늘 국회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저와 내부고발자보호법 제정을 추진하는 종교·시민단체들이 내부제보실천운동 심포지엄을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온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마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내부 고발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번 국민혁명의 숨은 주역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 역사에는 중요한 고비마다 내부제보가 있었습니다.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제보(1990105), 14대 총선을 앞두고 군 내부의 투표부정행위에 대해 양심선언(1992322)을 하였던 이지문 이사님(호루라기재단), 재벌의 부동산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전 감사관이나 해군 납품 비리를 폭로한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 소장, 그리고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 등 많은 의로운 분들이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스스로를 헌신하셨습니다.

 

이렇게 내부제보자들은 우리 사회가 부패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구() 부패방지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가 접수한 공익신고 중 조사기관(검찰·경찰 등)으로 이첩(移牒)1,271건의 사건에는 내부고발에서 비롯된 사건이 총 637건으로 전체의 50.1%에 달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알린 대부분의 내부고발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배신자프락치로 매도되어 불행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호루라기 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60%에 가까운 내부 고발자가 직장에서 파면해임되는 등 철저한 보복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고발당한 조직이 고발을 반성과 개선의 계기로 삼기보다, 고발한 자를 색출해 응징하는데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또 내부고발자를 왕따로 만들고, 이를 본보기로 남은 사람들을 겁박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14장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최경락 경위가 너무 길어서 희망이 없어. 싸워서 이길 수가 없어라고 형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1-2년만 남았어도 자신의 억울함을 입증할 수 있을 텐데 3년이 너무 길어 항거하지 못했다는 그의 고백은 내부고발에 유난히 가혹한 우리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그 누구건 공익을 위해 자유롭게 제보할 수 있는 사회였다면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오래 전에 발각되었을 뿐만 아니라, 감히 국정농단을 꿈꾸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공익제보자가 탄압받는 사회, 공익제보자가 탄압받는 것을 방치하는 사회는 국가의 기본이 무너진 사회입니다. 친일파가 독립운동가의 목을 비틀어도 침묵했던 일제 강점기와 다를 바 없는 불의한 세상입니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국민혁명의 주역들인 공익 제보자들을 보호하는 국정농단방지법개정에 나섭시다. 박근혜 대통령의 강압에 의해 재벌이 출연한 돈을 모두 몰수해서라도 공익제보자들이 더 이상 경제적 불이익을 받지 않고 이 사회의 일원으로 정의롭게 살 수 있도록 이들을 돕는 공익보호자를 위한 기금을 마련합시다. 우리 사회의 부패와 권력의 전횡을 막는 국정농단방지기금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국민혁명이 만든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태양 아래에서는 내부 고발자들이 가슴을 펴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