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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사 및 인터뷰

[MBC라디오] 천정배, "은산분리 완화는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포기의 신호탄"


 진행자 > 민주당이 야당인 시절에는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했었죠. 대선 3개월 전인 작년 2월에만 해도 국회 정무위 회의록을 보면 일부 기업에 특혜를 몰아준다는 의구심이 많다면서 은산분리 유지를 강조했습니다. 즉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했던 것이죠. 그랬던 민주당이 지금 은산분리 완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물론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라고 합니다만 이 와중에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은산분리 완화는 그 내용과 절차 모두 납득할 수 없다면서 신문에 기고까지 한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민주평화당의 천정배 의원입니다.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천정배 의원님 안녕하세요!
 
 천정배 > 안녕하세요. 천정배입니다.
 
 진행자 > 은산분리 완화가 내용과 절차 모두 납득할 수 없다 라고 하셨는데요. 일단 내용적인 면을 먼저 보면 어떤 점이 납득이 안 되신 거죠?
 
 천정배 > 우선 은산분리가 왜 지켜져 왔는지를 생각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금융은 경제활동의 결정적 자금의 배분, 또 신용창출 기능을 하죠. 그래서 경제사활을 좌우하는 동맥 혈관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은행이 이런 금융이 망가지면 은행이 부실화 되고 금융이 망가지면 경제가 망가지죠. 또 금융이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도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본의 독점과 농단이 심각한 나라에서 산업자본이 금융까지 장악하게 되면 그 폐해가 상상을 넘을 것입니다. 재벌개혁, 경제민주화가 물 건너가는 것은 물론이고 금융위기,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이 철저하게 공공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흔히 우리가 재벌이나 산업자본의 사금고가 돼선 안 된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께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투자 확대로 일자리를 만들고 또 핀테크 산업을 발전시키고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 시킨다, 이런 이유를 가지고 은산분리를 완화한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미 양식 있는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 민주당 의원들도 그동안 같은 입장이었는데요. 그런 효과는 미미하거나 은산분리 원칙을 허물지 않고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 효과가 미미하다는 말씀과 은산분리 원칙을 허물지 않아도 달성 가능하다, 이건 좀 다른 입장인 것 같은데요.
 
 천정배 >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은 사실은 인터넷뱅킹이란 것이 무슨 크게 고용창출이 되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 또 시중은행에서도 인터넷뱅킹 뭐 말하자면 무대면, 대면하지 않고 서로 금융업무를 할 수 있고요. 그런 것 때문에 그 자체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 또 은산분리 허물지 않고도 이를 테면 금융자본이 스스로 인터넷뱅킹을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인터넷은행을 예를 들어서 우리 시중 은행 있는데 예컨대 우리은행이 지금 케이뱅크의 대주주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대주주들이 금융전문산업, 산업자본이 아니라 금융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면 되는 것이고, 지금 카카오뱅크는 앞으로 지금도 자본확충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앞으로 상장을 해서 자본확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투자확대를 할 수 있다, 이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산분리 원칙을 그렇게 쉽게 허물어선 안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진행자 > 쓰신 칼럼에 보니까 카카오뱅크에 경우에는 증자도 잘 되고 운영도 잘되고 있는데 지금 케이뱅크 경우 증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영업도 제대로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인터넷전문은행 전반의 문제라기보다 지금 부딪치고 있는 문제가 케이뱅크에 국한된 문제에 가깝다, 이렇게 지적하셨던데.
 
 천정배 >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진행자 > 일각에서 이런 주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라는 간편결제시스템에 인터넷전문은행인 마이뱅크까지 연결해서 여러 가지 서비스들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고 얼마 전 저희 프로에 출연한 송영길 의원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서 핀테크라든지 이런 금융기술을 선도해야 된다, 중국 사례를 직접 송영길 의원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나라 상황과 우리나라 상황이 근본적으로 좀 다르다고 보시는 건가요?
 
 천정배 > 그렇죠. 중국은 아직도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여서 그 금융시스템을 우리와 단순 비교해선 안 되죠. 오히려 시장경제나 금융 선진국이면서 핀테크가 발달한 미국은 은산분리를 잘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 이 점을 주목해야 되죠. 그러니까 핀테크를 발전시키려고 하면 반드시 삼성이 직접 아까 알리바바처럼 해선, 꼭 해야 되는 것은 아니죠. 특히나 중국의 알리바바가 사실상 은행업을 영위할 수 있는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규제사각지대를 최대한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은행이 아닌데 고객이 물건 사기 위해서 현금조로 입금한 자금을 마치 은행처럼 대출도 하고 자산 투자 등에 사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금융규제, 지급준비금이라든가 자산운영규제는 없고요. 그래서 이 제도를 근본적으로 위험한 것이라고 보고 있고 그래서 우리의 발전모델로 사용할 순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 당국도 최근에는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규제의 칼날을 꽂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게 지금 우리 신문에도 보도가 되고 있어요.
 
 진행자 > 그런데 이걸 추진하는 쪽 입장에서는 지금 이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는 산업자본의 지분비율을 34%정도로 제한한다는 그런 동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고 그럼 이제 지분 비율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이 되고 또 대주주 자격을 제한한다든지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한다든지 이런 안전장치를 충분히 해두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요.
 
 천정배 > 지금의 산업자본이든 은행지분은 10%로 제한돼 있고 의결권은 4%로 제한돼 있지 않습니까? 그걸 34%로 늘리면 34% 지분을 가지면 사실은 그 기업을 다 지배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그건 은산분리 자체를 허물자는 것하고 똑같은 거니까 자유한국당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제가 이해됩니다. 그분들이야 원래 그런 분들이니까요. 산업자본에 금융지배에 대한 위험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지금 또 무슨 말씀하셨는지 제가,
 
 진행자 > 그럼 근본적 의문이 드는 게 민주당이 과거에는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것을 반대했는데 그러면 지금은 대통령도 또 민주당도 왜 이러는 거냐, 이런 의문이 들거든요. 왜 이런 입장의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천정배 > 뭐 민주당이야 대통령이 밀어붙이니까 끌려가는 것일 거고요. 대통령께서는 왜 그러는지 저도 뭐 궁금합니다만 우선 그동안 1년여 동안 소득주도성장을 활발하게 추진한다고 해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현재까지 성과는 매우 초라한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기득권 세력들은 노골적으로 소득주도성장을 폐지해라, 또 규제철폐를 해야만 경제가 산다,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그러다 보니까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부 측이 초조해지고 조급해졌죠. 그래서 이제 규제 철폐하고 은산분리를 잘못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가 신문에도 그렇게 썼습니다만 그 은산분리 완화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한철농사 짓는데 물을 대고자 저수지 둑까지 무너뜨려버리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 그러면 민주당이 과거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할 때 이때 어떤 입장과 논리로 반대를 했는지 혹시 기억을 하고 계신지요?
 
 천정배 > 저도 요새는 그 당에 있지 않아서 자세한 내용을 잘 모르겠습니다만 벌써 아까도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 이 신문에도 그 당시 회의록 등이 잘 보도가 돼 있지 않습니까?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다 라고 하는 입장들도 있었고요. 보는 이들에 따라선 일자리 창출 효과도 미미하다, 불과 수백 명에 불과하다고 봤고요. 또 신용이 낮은 고객들에 대해서 중금리 대출할 수 있다, 이것들도 기존 은행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들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말씀드린 논리하고 별로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을 사실 민주당 의원들이 그동안 쭉 해왔죠.
 
 진행자 > 지금까지 저희가 이 문제와 관련된 내용적 문제를 짚어봤는데 절차상 납득할 수 없다 라는 주장도 하셨습니다. 그러면
 
 천정배 > 그렇습니다.
 
 진행자 > 어떤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천정배 > 은산분리를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의 공약이었죠. 지난번 대선 때요. 그런데 그걸 지금 폐기하려고 한단 말입니다. 대통령 공약도 물론 바꿀 수도 있겠죠. 경우에 따라선.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그걸 바꾸려면 상당한 국민적 논의가 있어야 될 것이고요.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한다든가 최소한 동의와 이해를 구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하고 있나요? 대통령께서는 그냥 밀어붙이고 계시고 또 청와대에서는 대선공약 파기가 아니다 라는 식으로 강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과연 절차적으로 정당한 것입니까?
 
 진행자 > 예전에 저희 <시선집중>에 출연하셨던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도 당내에서 의총이라든지 당내 토론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생략돼서 아쉽다, 이런 얘기한 적이 있는데요.
 
 천정배 > 그렇습니다. 당내 문제가 아니고 사실은 국민들한테 이게 은산분리라는 것이 개별적인 아주 정책 하나가 아니라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 경제시스템에 아주 핵심 중에 핵심을 이루는 대원칙이란 말입니다. 그것을 허물려고 하면 확실한 국민적 논의와 동의 절차가 있어야 되겠죠. 전혀 그걸 안 하시고 그것도 대통령께서 느닷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진행자 > 지금 천정배 의원 몸담고 계신 민주평화당의 당론은 혹시 정해져 있습니까?
 
 천정배 > 그 점에 관해서 우리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지금 교섭단체를 이루는 3개 정당은 은산분리 완화를 처리하기로 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진행자 > 8월 중에 처리하기로 합의했죠.
 
 천정배 > 그렇습니다. 우리당의 원내대표께서는 유보적 입장을 가지고 계시죠.
 
 진행자 > 혹시 은산분리 완화 움직임 이외에 경제정의, 또 경제민주화, 이런 것들에 역행하고 있는 정책들이 눈 띄시는 게 있는지요?
 
 천정배 > 우선 그동안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졸속으로 밀어붙였죠. 그게 상당히 불길한 조짐이었고요. 저는 그 내용은 그런 대로 일리가 있는 측면도 있다고 봤습니다만 그러나 너무 졸속으로 밀어붙이고 논의가 없어서, 국민적 논의가 없었습니다. 불길한 조짐이었고요. 이제 은산분리 완화를 신호탄으로 해서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를 포기하고 과거에 박근혜, 이명박 정부시기에 시장만능주의로 가는 것 아닌가, 이렇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사실 지방선거 이후에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이런 당들이 개혁입법 연대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논의가 있었고 또 7월 말에는 청와대에서 협치내각을 제안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은산분리 완화와 관련된 이런 움직임이 협치내각이나 개혁입법연대 구성에 뭔가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천정배 > 우선 뭐 정의당에서도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서는 결사 반대하고 있고요. 그런 측면이 있겠고요. 사실 개혁입법연대는 이미 지난 번 국회 원구성 때 물 건너갔습니다. 이제 예를 들어서 법사위원장이 자유한국당이죠. 자유한국당 의원이 맡고 있는데 앞으로 검찰개혁이 법사위를 통과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이제는 자유한국당의 협력을 얻지 않고서는 사실 어떤 입법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뭐 저도 개혁입법연대를 하자고 말할 수 없고요.
 
 진행자 > 알겠습니다.
 
 천정배 > 앞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자유한국당과 잘 협력해야 되겠죠.
 
 진행자 > 마지막으로 짧게 질문 드리겠는데요. 오늘 국회에서 특활비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는 전액 삭감하고 의장단 몫의 특활비는 최소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 정도면 괜찮은 거라고 보시는지요?
 
 천정배 > 상당히 많이 이제 발전했군요. 결국 의장단 몫만 놔두겠다는 것인데요.
 
 진행자 > 의장단 몫의 일부를 놔둔다, 이런 뜻입니까?
 
 천정배 > , 그 일부 얼마냐에 따라서 중요하긴 할 것 같습니다. 국회의장이 예컨대 외교활동을 하는데 약간의 영수증 없는 돈은 있을 수, 필요할 수가 있겠죠.
 
 진행자 > 지금 알려진 바로는 한 5억 정도 남을 것이다 라고 얘기되고 있는데요.
 
 천정배 > , 조금 더 따져볼 필요는 있겠습니다만 상당한 진일보한 태도 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은산분리 완화와 관련된 논란, 민주평화당의 천정배 의원과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천정배 >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