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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톡!톡!

한일 군사갈등, 군사협정 폐기로 대응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한일 군사갈등, 군사협정 폐기로 대응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최근 일본이 초계기 위협저공비행 등 군사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맞서 우리나라의 몇몇 국회의원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나 역시 지난 2016년 이 협정 체결 당시에서 과거사에 대한 사과도 없이 ‘전쟁 가능 일본’으로 치닫는 아베 정부와 협정을 체결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은 지난 3년간 한일뿐만 아니라,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의 일부분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협정이 폐기되면, 2014년 체결된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도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는 한일 간의 문제를 넘어선 한미일 안보협력의 문제가 된다.

남북간, 북미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시동을 건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이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진전될 경우 미국,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국가들 간 또 다른 차원의 정보 협력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일본의 군사도발을 이유로 우리가 먼저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하자고 나서는 것은 결코 지혜롭지 못하다.

기존의 한미일 안보협력의 틀 안에서 일본의 군사도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이의 시정을 적극적으로 촉구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대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현 협정의 목적과 기능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에 맞춰 동북아의 안보협력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이 문제는 일본이 먼저 폐기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외교안보 당국은 이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충분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군사도발, 감정을 자제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인 대응으로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