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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이웃들 얘기(펌)

한나라당, 위원장석 점거하고 마이크·의사봉 숨겨

[오마이뉴스 손병관/최경준 기자]취재: 손병관 최경준 김진희 기자

정리: 박형숙 기자

사진: 이종호 기자

동영상: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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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오전 11시50분경 오후에 열리는 본회의 정상운영을 위해 해산을 선언하고 법사위 회의장을 빠져 나간뒤, 한나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의자로 바리케이트를 둘러쌓은채 앉아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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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의원들이 소회의실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4신 : 8일 낮 12시29분]

11시50분 열린우리당 해산... 한나라당은 도시락 주문하며 회의장 대기

열린우리당은 오전 11시50분경 오후에 열리는 본회의의 정상운영을 위해 해산을 선언하고 법사위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및 민주노동당 법사위원들은 한나라당이 회의 개회를 계속 저지하자, 소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20여분간의 간담회를 마친 의원들은 전체회의장으로 돌아왔고, 20여분 뒤 최재천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끝내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열린우리당 법사위원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정상적인 개회를 요구했으나 위원장으로부터 거부를 당했다"며 "위원장이 개회를 기피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성토했다. 최 의원은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회의장에 나타나지도 않고 위원장실에서 귤, 과자, 사탕을 드시는 상황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개회요구는 24시간 유효하다"고 전제한 뒤 "오후 본회의 법안처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 오전 상황은 이렇게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퇴장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남경필 수석부대표는 위원장원석을 둘러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도시락을 주문했으니 교대로 드시라"고 공지했고, 이에 이병석 부대표도 "대오를 흐트려서는 안된다"고 보좌관들까지 동원, 회의장 사수를 독려했다. 현재 법사위 회의장은 30~40명의 한나라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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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영 열린우리당 의원이 찾아와 `여성의원이 몸싸움을 해선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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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최연희 법사위원장, 법사위원들이 법사위원장실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3신 : 8일 오전 11시50분]

열린우리당 "토론을 하자는 것이니 위원장과 한나라당 위원들은 나와달라"

"이한구 의장이 법사위 행정실장이냐."

"그럼 선병렬 의원은 법사위 경위냐."

법사위 개회를 요구하는 열린우리당과 이를 저지하는 한나라당 의원 사이에 고성과 야유가 오가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마이크를 켜고 발언을 하려고 하자 한나라당은 "마이크는 위원장 소관"이라며 제지에 나섰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마이크 통제기를 '점거'하자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책위의장이 뭐하는 거냐, 가서 예산안이나 만들어라"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선 의원은 "계속 마이크를 잘 지키기를 바란다"며 이 의장을 법사위 행정실장에 빗대 "이한구 실장 마이크 넣어"라고 야유성 멘트를 날렸다.

이에 위원장석을 둘러싼 한나라당 의원들은 "막말 상습법 아냐, 선배도 몰라"라며 웅성거렸다. 이에 선 의원은 "선배가 어딨어, 저런 국회의원 선배 모시려고 17대 국회 들어온 것 아니다"라고 맞섰다.

장윤석·주성영·김정훈 등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현재 회의장에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대신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을 비롯한 의원 40~50명이 회의장을 지키고 있다. 김덕룡 원대대표는 열린우리당이 기습상정을 시도한 지난 6일과 달리 법사위 회의장에 나와 상황을 살피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최재천·선병렬·송영길·우원식 등 법사위원들을 제외하고는 이종걸·김영춘 수석부대표 정도가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낸 상태. 최재천 의원은 "앞으로 계속 법사위 개회를 요구하겠다"며 "힘없는 다수여당이 할 수 있는 방법은 국회법에 따라 끊임없이 개회를 요구하고 국보법 폐지안이 상정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한없이 얻어맞아도 한없이 시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은 기자들에게 개회소집요구서를 보여주며 "정식절차에 따라 개회소집이 요구된 만큼 자동개회되는 것이 맞다"며 "법사위원들이 아닌 한나라당 의원들은 나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기습상정이 재연, 국보법 폐지안이 처리될 것을 우려하며 무조건 개회를 반대하고 있다.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상임위원회에서 처리하려고 했다면 지난 6일에 할 수 있었다"며 "다만 토론을 하자는 것이니 위원장과 한나라당 위원들은 나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위원장석 주변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시끄럽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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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이 법사위 방송조정석 앞에서 마이크를 넣으라는 열린우리당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은 정책위의장이 마이크를 담당하느냐`는 비아냥을 들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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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반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 법사위원장석을 점거한 채 법사위 전체회의를 막고 있다. 김용갑 의원이 법사위원장석에 앉아있고, 한나라당의원들이 두겹으로 위원장석을 둘러싼채 법사위 회의개회를 막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법사위 재상정과 연내처리 유보는 별개"
한나라당 당혹 "긴급상황... 지도부 얘기가 깃털 같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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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법사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법사위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법사위 재상정 방침에 한나라당은 "연내에 처리하지 않겠다더니, 뒤통수를 쳤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법안 상정은 그날그날 심사하겠다는 의사 표시이기 때문에 1일 단위로 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보법 연내처리 유보'와 법사위 국보법 논의는 별개라는 뜻이다.

김현미 대변인도 "국보법 처리방침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데, 국보법을 폐지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한나라당이 격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임시국회가 열리면 입법청문회와 대대적인 국민토론회을 열 것"이라며 "국보법 처리시한을 내년으로 하겠다는 것이지, 처리 자체를 포기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심지어 "한나라당이 임시국회에 응하지 않으면 국보법 연내 보류약속을 지킬 의무가 없다"며 국보법 연내처리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에 한나라당은 격앙된 분위기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의총에서 원내지도부의 보고를 받은 뒤 곧바로 법사위 회의장으로 올라갔다.

전여옥 대변인은 의총 결과를 브리핑하며 '긴급상황'이라고 전제 "날치기 난동 끝에 어제 대타협 정신을 얘기한 열린우리당이 날치기 합법화를 위해 법안 재상정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허깨비인가?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보법 연내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 최재천 의원은 법사위에서 날치기를 시도하는데, 천 원내대표는 도대체 무슨 의미로 그런 얘기를 했냐?"고 반문하고 "지도부 얘기가 깃털 같이 가볍다"고 맹비난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열린우리당이 미수에 그친 날치기 시도를 완성하려고 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을 수밖에 없다"며 "임시국회를 열어 4대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면 어떤 일이 있을 지 지켜보라"고 엄포, 지난 3월 대통령 탄핵에 버금가는 역풍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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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이 회의소집요구서를 들어보이며 개회를 주장하는 가운데, 이규택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못들은척 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 8일 오전 11시5분]

마이크·의사봉 숨긴 한나라당 의원들, "최재천이 들어왔다" 술렁

8일 오전 9시40분경 한나라당 의원 15명이 법사위 회의장으로 속속 입장했다. 김용갑 의원이 위원장석을 차지한 가운데 이규택·이윤성·임인배 의원 등이 위원장석 둘러쌌다. 임 의원은 "막으려면 확실히 막아야 한다, 스크럼을 만들자"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의 의사봉과 마이크를 책상 서랍에 숨기는 등 열린우리당이 의사일정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이규택 의원은 이병석 부대표에게 "의원총회 대충 끝내고 부대표들, 보좌관들 다올라오라 그래"라고 말하는 등 법사위 회의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후 하나둘 한나라당 의원들이 추가로 입장하고 있다. 김병호 의원은 "위원장석 둘러쌀게 아니라 출입구를 아예 막아야 된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김용갑 의원은 "그렇게 할 필요없다"고 제지했다.

오전 9시55분 경 입장한 열린우리당의 선병렬 의원. 선 의원은 들어오면서 "뭐야 이거"라고 냅다 소리를 질렀고, 이어 최재천 의원이 들어와 한나라당 의원들을 밀치며 자기 자리에 앉았다. 최 의원이 들어오자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는 "최재천 들어왔다"며 술렁였다.

이규택 의원이 "합의하라"고 소리치자 선병렬 의원은 "상정도 못하게 하면서 무슨 합의를 하나, 한나라당 안이 없지 않나, 머리가 텅텅 비어서"라고 쏘아 부쳤다. 이어 선 의원은 "박근혜 대표가 의사일정을 방해하고 있다"며 "박 대표의 별명이 뭔 줄 아나, 돌공주다"라고 비꼬았다.

현재 위원장석에는 '고령'의 김용갑 의원을 대신해 공성진 의원이 대신 앉았다. 위원장석에 앉아 있던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가 국보법 연내처리 안한다고 하면서 오늘 왜 이러냐, 여당이 치매에 걸렸다"고 흥분했다.

이에 남경필 수석부대표는 김 의원을 설득해 "나이 드셔서 다친다, 젊은 의원들에게 맡겨달라"라고 말하며 공성진 의원을 대신 앉혔다.

최재천 의원은 마이크를 켜고 "우리 자리에 앉아 회의하자"고 회의장을 정돈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개회가 안되었는데 왜 마이크를 켰냐"고 사무처 직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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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선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최재천 열린우리당 간사와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국민만 국민이냐`며 폐지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 8일 오전 9시57분]

국회 법사위, 오늘도 전운... 김용갑 의원, 위원장석 점거

오늘(8일)도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안 재상정을 놓고 여야간의 충돌이 예상된다.

국회 법사위 소속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8일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국보법 폐지를 논하기 위한 법안심사소위 및 공청회 등의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양당 의원들은 7일 오후 국보법 폐지안 2건과 형법보완안의 상정을 요구하는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회의도중 수차례 최연희 법사위원장에게 "어제 상정된 국보법 폐지 법률안에 대해 토론을 하자"고 요청했지만 최 위원장은 "일단 (다른) 법률안을 처리하고 논의하자"며 이를 물리쳤다.

그러나 최 위원장이 저녁 7시15분 경 소방공무원법 개정안 검토를 마친 후 곧바로 산회를 선포하자 의원들은 위원장을 집중 성토한 뒤 8일 오전 회의를 결의했다. 양당 의원들은 8일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직무대행을 지정해 국보법 논의 일정을 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한나라당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일정이어서 열린우리당 간사(최재천 의원)가 사회권을 행사하려할 경우 지난 6일처럼 한나라당과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 간사를 맡고있는 최재천 의원은 9일 오전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어떻게 나올 지 모르지만, 오늘 상정시도를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선병렬 의원도 "위원장이 기피한다면 매일매일 상정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법사위 소집에 당황한 한나라당은 오전 9시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재상정을 적극 저지하기로 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어제(7일) 법사위 법안심의가 끝난 후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전격 제출했다, 지난번에는 상정에 끝났지만 이번에는 법안심사소위까지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것만은 막아야겠다"고 말했다.

법사위 간사를 맡고있는 장윤석 의원은 "저들이 지난번에 너무 성급하게 하다보니 하루살이에 불과한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제안설명과 전문위원의 검토보고를 생략한 뒤 법안심사소위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소위 이름으로 공청회 및 토론회 등을 열려고 온갖 선전전을 전개할 터인데, 이런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겠다"고 역설했다.

장 의원은 "접근해오는 강도의 속셈이 명백하다면 내 재산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경찰이 오기 전이라도 막아내야 한다"며 법사위원들을 이끌고 회의장으로 떠났다. 김용갑 의원도 법사위원들을 따라 회의장으로 들어가 오전 9시50분 현재 법사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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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반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 법사위원장석을 점거한 채 법사위 전체회의를 막고 있어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이 자리에 앉아 개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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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선출직 최고위원중 박근혜 대표와 원희룡 최고위원만 빠진채 김영선, 이강두, 이규택 최고위원이 법사위 국무위원석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손병관/최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