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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이웃들 얘기(펌)

[펌] "의사봉 빼앗아 달아난 한나라당은 할 말 없다"

"의사봉 빼앗아 달아난 한나라당은 할 말 없다"
[반응] 시민사회단체들 "국회 법사위 국보법폐지안 상정은 긍정적"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최연희 국회 법사위원장이 이미 세 차례나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고의적으로 기피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보법 폐지안건에 대해 위원장 직무대리가 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최연희 위원장의 직권남용과 한나라당의 태도는 더 이상 정당성이 없다."

6일 오후 국회 법사위에서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상반된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제히 한나라당의 태도를 비난하면서 국보법 폐지안 상정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특히 최연희 법사위원장의 '비정상적인 회의 운영'에 대해 성토하면서 국보법 폐지안 기습 상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은 "최연희 국회 법사위원장이 이미 세 차례나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고의적으로 기피한 바 있으므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위원장 직무대리가 국보법 폐지 안건에 대해 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국장은 또 "과거 위원장이 안건상정을 기피했을 때 직무대리가 안건으로 상정한 전례가 여러 차례 있었으므로 더 이상의 논란은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안 상정반대와 의사절차 방해는 별개"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도 "이미 의제에 관한 동의안은 성립돼 있었다"며 "의제선정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최연희 법사위원장의 직권남용일 뿐만 아니라 정당성도 없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백 부회장은 "의안 상정을 반대하는 것과 의사절차를 방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한나라당은 할 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백 부회장은 "국보법 폐지법안에 대해서는 당연히 토론되고 의사 진행돼야 할 부분인데 오히려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성란 국보법폐지국민연대 사무총장은 "시민사회단체 입장으로 볼 때 실제 상임위에서나마 상정된 것은 정치역사상 일보 전진된 것"이라며 "이를 잘 정리해 본회의에서 반드시 국보법폐지안이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상임위에 상정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사실 한나라당과의 타협이 염려됐지만 이런 의심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총장은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강행처리'에 강력 반발하면서 '절차'의 문제를 이유로 국회 자체를 전면 파행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박석운 전국연합 집행위원장도 "한나라당의 태도는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며 "국회법상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이 상정되면 토론 없이 바로 표결하게 돼 있는데도 한나라당은 벌써 3~4일씩이나 지연시켰기 때문에 이 자체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집행위원장은 6일 국회 법사위 안에서 벌어진 여야격돌에 대해 "예전에 한나라당 의원이 의장일 때도 비슷한 사례가 많이 있었다"며 "한나라당의 태도는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기가 하면 로맨스' 이상도 아니"라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최영옥 통일연대 사무처장은 "국보법 폐지안을 국회에 상정하려고 노력한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최연희 한나라당 의원은 당면한 17대 국회 법사위 임무를 저버리고 정회하고 나타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업무를 회피해왔다"고 비판했다.

최 처장은 또 "국회 법사위에서 벌어진 폭력적인 상황은 여전히 씁쓸한 모습"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사봉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의 행동을 벌인 것은 박근혜 대표를 비롯 한나라당의 비윤리적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