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서 언론악법 1000만인 반대서명을 벌인 지 13일째 ...
어르신 네 분이 다가와 서명을 하신다.
단정한 차림의 어르신들...그러나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건만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분들 앞에 경의를 표하고 머리를 굽힌다.
이 분들이 다가오시자 거리 연설 중이던 천정배 전 의원도 연설을 멈추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이분들은 열사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이셨다. 고 박정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 선생과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그리고 유가협(전국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에서 나오신 분들이었다.
서명에 동참에 주시기 위하여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명동에 나오셨다.
종철아! 한열아!...
1987년 겨울, 1월에 정권의 물고문을 받다가 숨을 거둔 종철아...
같은 해 여름, 6월에 종철이를 살려내라 외치다 최루탄에 맞아 죽은 한열아...
부산 문디이가 원통하게 죽은 것을 항거하다
전라도 작것이 또 죽었구나...
24세 청년이 죽은 것을 분해하다
21세의 청년이 또 죽었구나...
너희는 서로 얼굴이나 본 적이 있었더냐...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와
최루탄으로 매퀘한 서울을 돌아다니다 옷깃을 스친 적은 있겠구나...
그러나 너희의 죽음 이후...
너희 부모의 20여 년 동행이 시작되었다.
너희 부모의 발은 20여 년 동안 쉬지 않았다.
부모보다 앞서 세상을 뜬 것이 미안했던지
마지막 선물로 평생의 지기를 만들어 주고 갔구나
왼쪽부터.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와 고 박종철열사의 부친 박정기 선생
너희는 청년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
부모의 머리가 새하얗게 새는 것도 보지 않고 죽었으니
이 큰 불효를 어찌할거냐...
백발이 되어버린 열사의 어머니.
한열이는 종철이를 잘 알지 못했으나 그의 죽음에 분노하였고...
지금쯤 둘은 하늘에서 손을 잡고
부모의 동행을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다음 생에 이 불효를 갚겠습니다...라고 말할 필요 없다.
여기서 이 많은 사람에게 받을 것이다.
이 명동거리를 자유롭게 거니는 젊은이들한테 받을 것이다.
자유로운 명동거리.노란 커플티를 입은 연인이 돋보인다
대한민국에서 말할 권리, 볼 권리, 쓸 권리, 들을 권리
그 모든 권리를 지닌 자들에게 받을 것이다.
너희의 불효는 갚을 필요 없다.
쳐다도 안 볼 거다. 부모가 늙어가는 것도 애통해하지 않고 훌쩍 가버린 못난 자식들은 미안해하지도 말아라!
서명대가 꽉 차서인지 힘들게 들고 사인하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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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언론악법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인 지 13일째 되던 날의 저녁이었습니다.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이신 박정기 선생과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이신 배은심 여사, 그리고 전국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서 나오신 분들이 방문하시고 서명에 참여하셨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 화순과 부산에서의 자유는 그냥 대한민국의 자유입니다.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그리고 수많은 유가족을 우리 곁에 남겨두고 가신 열사들을 잊지 않고 가슴에 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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