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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전통 복원이 허세인 이유

 

화재 2년 후, 국민들 앞에 공개 된 숭례문. 2년 전 그 슬픔이 되살아나는 듯 합니다. 출처:정락인닷컴

 

  2010년 2월 10일, 숭례문 화재의 꼭 2년이 되는 날,

숭례문 복구 착공식이 현장에서 열렸습니다.

 



  2월 15일자로 김란기(문화유산연대) 대표의 글에서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내용인즉슨 착공식에 모인 전문가들이 나눈 담소인데, 숭례문 복원에서 '전통기술로의 복구'는 허구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출처:  김란기 대표(문화유산연대) 글 부분 발췌


  착공식이 끝나고 현장 사무실에 들려 지난 1962년 남대문 보수공사에 실습생으로 참여 하였다는 김의중 선생을 만나 잠시 방담을 나누었다. 그는 덕수궁 함녕전 행랑공사를 작년말 끝내자마자 바로 이쪽으로 불려왔다(?)면서 아직 어리둥절하다고 말한다. 당시 숭례문 보수공사 때에 실습생으로 이것저것 거의 잔심부름 수준의 일을 했지만 그 공사참여가 계기가 되어 문화재공사에 뛰어 들게 되었다면서 당시를 잠시 회고한다. 조원재선생(도편수)와 이광규선생(부편수) 등의 이야기에서부터 정대기(당시 숭례문도면을 문화재청에 기증)선생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그러던 중 이번 공사의 도편수를 맡은 신응수선생이 들어온다. 이야기는 대뜸 ‘전통기술’쪽으로 넘어간다. 누군가의 입에서 초기 예산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말이 전통기술이지 이 공사를 어떻게 전통기술로 할 수 있냐는 말도 나온다. 말하자면 이 예산이나 현재의 시스템으로 볼 때 ‘전통기술로 복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 다는 것이다.


  숭례문 복구공사 도편수가 함께한 이 자리에서 오고간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전통적인 기법으로 공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디서부터 전통적으로 하느냐? 언론에 가급적 전통적인 수법으로 해야 한다고 했더니 숭례문 공사는 완전히 전통적인 기술로 한다고 나왔더라. 언론이 너무 앞서 간다고 한다. 품셈(기술비, 인건비)의 현실화는 전혀 안되어 있다. 아직 결정된 것이 전혀 없다. 적어도 현재 상정해 놓은 공사비의 2-3배는 되어야 한다.”

  물론 필자도 한 마디 거들기도 했다. 산판에서부터 전통기법으로 하려면 벌목할 때부터, 뗏목으로 운반하고, 한강 나루에 끌고 내려와, 치목장에서 흥부 박타는 톱으로 해야 하고 이것이 전통적인 기법인데 이 모든 것을 전통적인 기법으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승되어 나갈 유구에는 전통적인 기법을 남겨야 한다. 후세대에 전해주어야 할 건물에는 적어도 전동공구의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되지 않느냐? 말하자면 흥부 박타는 톱이 아니더라도 옛 자귀의 흔적이 있는 부재에는 그 흔적을 남겨야 하지 않느냐? 그래서 다시 옛자귀도 복원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각 부재별, 혹은 각 공종별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매뉴얼이 만들어서, 그에 맞는 품셈을 정하고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김홍식 교수는 말한다. “지금의 품셈으로도 전통기법으로 하려고 만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최소한 1962년의 수법으로는 해야 하고 할 수 있다.”
그는 전통건축표준시방서를 만들었고 품셈기준도 새로 만들고 있다. 문제는 행정 쪽이나 실무자 쪽에서 그런 마인드가 없는 것이다. 행정 쪽은 신속하게 공사를 끝내는 것이고 실무자 쪽은 공사를 용이하게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야들야들한 마음을 달래려고 전통기술을 강조하는 문화재청의 입장은 알겠습니다만, 국보1호인만큼 복원작업을 천천히 면밀하게 하셨으면 합니다. 이런식이라면 전통기술은 가당치도 않습니다. 전문가들의 담소로도 쉽게 노출이 되는 복원작업의 허술함! 국민들께 노력한만큼 그대로 보여질 것입니다.  


  김란기 대표의 글에서도 지적했지만 착공식 행사에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김란기는 "이미 보도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식장이 설치된 현장의 출입문을 굳게 닫아 놓고 초청장을 일일이 대조하여 일반 국민들은 입장을 불허하여 돌려보내고 있었다. 출입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연이어졌다. 일부 언론사도 초청장이 없느니 안 가져왔느니 하면서 실랑이를 벌이는 추태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초청장에 금이라도 뿌리셨는지... 국보1호를 보겠다는데 국민들이 보지 못한다니 그게 말이 되나요? 물론 제3의 사고를 우려하여 조심히 행사가 치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겠지만 조금 더 매끄러운 진행을 기대했을 뿐입니다.

  문화재청 담당자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하나입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걸려도 우리들이 기억하는 그 모습 그대가 가장 아름다운 복원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전통복원'이란 얼토당토 않는 말씀이십니다.  


서울성곽 복원도가 초등학교 아이들 종이 오려 붙이기? 종이로 숭례문 만들기 놀이? 육축(뒷채움)도 없는 성곽이... 있나요?


  김란기 대표가 너무 답답해서 행사 직원을 불러 물어 보니 그냥 그려봤다고 한다고 합니다. 그냥 그려놓고 서울시, 경찰청 등과 협의하려 한답니다.... 행사직원이 참으로 대충 답변해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문가가 물어봤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려봤다는 답변을 했다니 이것이 전통복원이 허세라는 증거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지금 떠오르는 말은...
"그냥 그려보다니요.. 지금.. 미술하시나요?"


그냥 그려보다니요.. 지금.. 미술하시나요? 출처:엽기혹은진실


숭례문화재 1주년 행사에서는 동대문 이간수문을 제안했던 적은 있으나, 저런 문은 제안한 적 없습니다.

 

그냥 그려봤다는 저 디자인에는 가장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교통문제입니다. 지금보다 훨씬 축소된 도로로 인하여 교통혼잡이 생길 것입니다. 지금의 광화문광장처럼요.

Posted by 꼬마기자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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