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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 라디오 인터뷰] 천정배 전 장관 "호남정치 부활, 강한 야권 위한 새 판 짜겠다."

​[KBS 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인터뷰] - 15/03/10

"호남정치 부활, 강한 야권 위한 새 판 짜겠다."


[홍지명]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4.29 광주 서구 을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공식선언했습니다. 새누리당의 폭주에도 야당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탈당과 무소속 출마의 변을 밝혔는데요. 천정배 전 장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정배]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셨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당한 이유 말씀해주시면요?

 

[천정배] 야당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새 판을 짜는 것이 불가피하고 그래야 야권의 변화를 만들 수 있고 정권교체도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폭주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은 야당으로서 또 대안세력으로서 비전을 상실하고 무능한 정당, 계파 패거리 기득권 정치만 가득 찬 정당이 되어서 국민들께 희망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가면 계파 기득권은 지킬지 몰라도 만년 야당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시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양극화의 청산도, 복지국가를 만드는 일도 물 건너갑니다. 이런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야권의 변화와 재구성, 새 판 짜기가 절실한 때이기 때문에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이번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정리하면 야당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에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말씀인데, 많은 분들이 이런 말씀하세요? 천정배 전 장관께서는 당 내부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탈당을 할 게 아니고 내부에서 당을 좀 변화시켜 갈 수는 없겠느냐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런 건 어떻게 보셨습니까?

 

[천정배] 진지하게 저도 늘 생각하는 말씀들이였죠. 또 제가 여러 가지 부족하고 힘이 없어서 큰 성과를 못 냈습니다만, 당 내에서 꾸준히 수년 동안 제 나름대로는 당을 쇄신하고 변화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또 어느 때에는 예컨대 제가 당 개혁특위 위원장으로서 여러 개혁안을 만들어서 당에 내놓은 일도 있었고, 그것이 거의 실현될 것 같다는 기대를 가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최근까지 특히 지난 7.30 보궐선거 이후에 비대위가 한 6~7개월 계속 됐지 않습니까? 또 그 후에 2.8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의 모습들을 보면서 이제 더 이상 어떻게 당 안에서 제가 쇄신과 변화를 이룰 수가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홍지명] 내부적인 변화 노력의 한계를 느꼈다는 말씀이신데, 많은 분들이 당에서 탈당 하지 마시라고 만류를 했다고 들었습니다만, 혹시 지역주민들께서는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한다고 얘기했을 때 어떤 말씀들 주시던가요?

 

[천정배] 양론이 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제게 새롭게 새 길을 가고 새 판을 짜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고요. 특히 이제 광주 지역주민들의 생각은 조금 더 심각합니다. 광주가 야당을 지켜오고 이끌어 온 곳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 점에 대한 책임감이 높을 것이고요. 또 하나는 광주 안에서의 당의 모습에 대한 실망이 또 크게 있습니다. 예컨대 작년에 지방선거나 7.30 보궐선거 때 당의 공천과정이나 그런 모습, 또 그때 광주 지역 국회의원들 일부가 보인 행태, 이런 것들에 대해서 광주 시민들이 엄청난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시죠. 그래서 광주 시민들 중에는 어떻게 하든지 이번에는 광주 시민들의 지지를 얻는 후보로 나가라는 권유가 많았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야당 이대로는 안 된다고 선언을 하셨는데, 지금 문재인 대표가 출발한지 한 달 남짓 됐습니다만, 문 대표의 지금 행보를 평가하실 때도 앞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희망이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천정배] 문 대표께서 여러 가지 행보를 잘 하신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중요한 것은 우선 당이 실제로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쇄신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에게 희망이 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봅니다만, 크게 보면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양극화의 고통을 해소하고 그 밖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국가비전과 정책이 중요한데, 이것을 그동안 제대로 만들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는 과거에 여러 번에 걸친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못 얻고 국민의 비판을 받은 바들이 있었는데, 그런 문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다는 겁니다. 정권교체에 실패했고 큰 선거에서 여러 번 졌는데 그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해임되는 사람도 없고 그 중심에는 계파 패거리 기득권 정치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선거는 져도 계파는 살아남습니다. 이것이 고착화 돼있는 것, 쇄신도 없고 아주 기득권이 고착화 돼있는 것, 반성도 책임도 쇄신도 비전도 없이 폐쇄적인 계파 패거리 기득권 정치만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점에 대한 개선의 실마리는 아직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까 비대위와 전당대회 과정도 이야기 드렸지 않습니까? 사실은 문재인 대표가 비대위를 혼자 하신 것은 아니지만 후기 비대위에는 문재인 대표께서도 비대위원이셨습니다.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물론 가장 유력한 누구나 다 당의 대표가 되리라고 예상한 주자 아니었습니까? 또 그걸 빼더라도 당 내에서 이른바 최대 계파의 수장이십니다. 또 지금도 그렇지만 지난번 대선후보이셨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 아닙니까? 말하자면 당의 가장 큰 파워맨이죠. 그런 점에서 보면 당의 근본적인 변화, 쇄신에 있어서는 아직은 내놓으신 건 없다, 지금이라도 그런 걸 잘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홍지명] 어제 출마 선언문에서 호남에서 제2의 DJ를 키워 그 힘을 바탕으로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말씀하셨던데, 그러면 새로운 정치세력 혹은 새로운 당을 창당하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천정배] 저는 뭐 신당의 창당까지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얘기이고요. 우선은 제2의 DJ를 키우는 것, 적어도 개혁정치 그리고 또 지역적으로는 광주와 호남의 개혁적인 분들이 지지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참신한 정치인들을 발굴하고 규합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과 함께 지금 기득권에 안주하고 무기력에 빠진 호남정치를 부활시키는 원동력으로 삼을 것이고요. 이것이 호남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의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될 것이고 결국은 야권을 재구성해서 새 판을 짜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합리적이고 온건하며 개방적인 개혁진보 세력이 광범위하게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그래서 한국정치의 희망을 만들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국민모임과의 관계에 대해서 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정동영 전 장관은 국민모임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 중이신데, 이런 얘기를 했어요? 광주 서구 을에 독자후보는 내겠지만 큰 틀에서는 천 전 장관과 협력하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천 전 장관께서도 향후에 국민모임과의 연대 가능성,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계신 겁니까?

 

[천정배] 우선은 저는 근본적으로 광주에서 이대로 안 된다고 보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세력과 경쟁을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을 근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런 문제의식, 무기력한 호남정치, 또 야권을 변화시키겠다는 데에 동의하는 세력이나 인사들과는 얼마든지 힘을 합칠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습니다.

 

[홍지명] 이렇게 되다 보니까 지금 4.29 선거만 해도 조금 전에 국민모임도 후보를 물색 중이고 정의당도 후보가 이미 확정중이고 옛 통합진보당 측에서도 후보를 낸다고 하고 새누리당도 지금 출마시킬 예정인데, 야권분열과 야권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답을 주시겠습니까?

 

[천정배] 광주 시민들의 수준 높은 정치의식을 우리가 믿어야죠. 광주 시민들께서는 새누리당의 폭주를 막고 정권교체를 이끌 수 있는 수권 대안세력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광주 서구 을 보궐선거는 야권 내 경쟁이 될 것이고요. 과연 어느 후보가 무기력한 호남정치를 바꿀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야권의 변화를 통해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시민들께서 이런 기준으로 이번 선거에 있어서 선택을 하실 겁니다. 그래서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계시고요. 또 이대로는 새누리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가 또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주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심판하고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그런 무기력하고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는 야권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실 겁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제가 선택되리라고 봅니다.

 

[홍지명] 어제 새정치연합은 브리핑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천정배 전 장관께서 명분 없는 출마로 야권분열의 위기감을 조성하는 데에 대해서 실망스럽다는 평을 내놨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천정배] 새정치민주연합 일부의 독점적인, 기득권적인 시각이지요. 저는 야권의 승리를 열망하는 순수한 지지자들의 충정은 이해하고 또 앞으로도 충분히 유념하겠습니다. 그러나 새 판 짜기를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에 대한 위협으로만 여기는 기득권자들의 불순한 비판에 조금도 귀를 기울일 생각이 없습니다. 이번 선거는 굳이 말하면 광주 선거는 한 석을 뽑는 선거입니다. 지금 여기서 무슨 130석 새정치민주연합에 1석 더 붙여주고 말고가 야권 지형을 다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다음 총선, 대선까지 시간도 있고 그 시간을 활용해서 야권이 변화하고 새 판을 짜야 합니다. 새로운 판을 짜야 야권이 강해지죠. 근데 새 판을 짜면 잃는 것은 야당을 농단해 온 소수 기득권 세력이지만 야권의 힘은 몇 배나 더 강해질 것입니다. 그래야 정권교체도 한국의 미래에 희망도 있습니다.

 

[홍지명]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질문 드리면, 과거에 보면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다음에 당선된 뒤에 해당 지역의 정당에 다시 입당하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천 전 장관께서는 이러시지는 않겠죠?

 

[천정배] 이번은 전혀 케이스가 다르죠. 제가 이번에는 스스로 광야로 나가는 것입니다. 대개 그동안 보면 당에서 공천을 받으려다가 못 받았기 때문에 나간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합니다만, 저는 그런 게 아닙니다. 저는 야권을 재구성하고 새 판을 짜는 데에 앞장설 것이고요. 결국 대선의 과정이나 큰 미래에서 서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성 구조에 다시 복귀하기 위해서 나온 건 아니라고 분명히 약속드립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정배]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4.29 광주 서구 을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공식선언한 천정배 전 장관이었습니다.

 

출처 |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 http://www.kbs.co.kr/radio/1radio/hello/interview/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