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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R 인터뷰] 국민이 40% 지지했으면 40%의 의석만 가져야 되는 것

[YTN-R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

 

국민이 40% 지지했으면 40%의 의석만 가져야 되는 것

 

△ 국민모임

국민모임 가야겠다는 생각하고 하고 있지 않아

진정성, 정치개혁 의지 등 높이 평가하지만, 지금 거기에 가담하느냐 하는 문제는 또 별도의 문제, 제가 가는 것이 그리 한국 정치에 도움이 되는 일 같지가 않다는 생각

 

△ 새정치민주연합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적 여망을 제대로 부응할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거듭나고 전면 쇄신하는 것이 매우 중요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조차도 비전이 불분명하고 스스로 기득권화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새로운 비전을 갖춘 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분열이라고 말할 수 없음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고 있지만 당 밖에서 그런 시도를 하고 노력을 하는 분들을 함부로 분열이라고 낙인찍을 수 없다고 봄

 

△ 정치

국민들은 정치인에 대해서 ‘우리가 세금 내서 봉급 줄 테니 좀 제발 사리사욕이나 당리당략, 이런 걸 넘어서서 국가를 위해서 헌신해봐라’ 하는 걸 기대, 그런데 그런 사람은 현실정치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움

 

△ 선거제도 바꿔야

다수당의 부당한 독점 또 양 당의 부당한 과점이 커다란 문제

총리 인준을 보더라도, 사실은 국민의 과반수도 얻지 못한 세력(지난 총선 지지율)이 거의 100%의 권력을, 부당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것

국민이 40% 지지했으면 40%의 의석만 가져야 되는 것

(현 선거제도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 못하고 소수 국민들의 정치적 권리를 박탈하는 결과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정치구조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하는 선거제도로 바꿔야 하지만, 이 자체도 국회의원들이 좌지우지

 

△ 한 마디

(박근혜 대통령께) 한국형 복지국가를 만들겠다고 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하겠다고 했던 대선공약 지켜야

(새누리당에) 어려운 주문이지만 (대통령) 식민지 상태에서 독립해야

(새정치민주연합에) 전면 쇄신! 뚜렷한 국가 비전과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하고, 당 내 계파 기득권 질서를 넘어서는 당내 민주주의를 전면화해야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 매주 월요일은 정치개혁 특집 화합의 정치를 말하다로 진행을 하죠.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해서 많은 실망과 불신을 갖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사태가 생겼을까요? 어떻게 하면 바꿔나갈 수 있을까요? 오늘은 전 국회의원이죠. 천정배 의원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셨습니까?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하 천정배):

안녕하세요? 천정배입니다.

 

강지원:

지금은 국회의원이 아니시고요. 어떻게 지내십니까?

 

천정배:

전라도 광주에서 편안하게 잘 지냅니다. 넉넉한 인심과 맛있는 호남 음식을 즐기면서 살고 있지요.

 

강지원:

아주 마음이 편안하신 거 같아요. 우리 천정배 전 의원님께서는 목포의 천재로 알려지셨고요. 그리고 사법고시 합격해서 변호사 활동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정계에 뛰어 드셨던 기억이 나요. 그 때 왜 그렇게 갑자기 뛰어 들어가셨어요?

 

천정배:

제가 그 당시에 전두환 대통령 당시인데, 여러 광주 학살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국민을 탄압하고 학살한 분이 대통령이 되어서 아마 거기서 검사를 하기는 제가 영 하고 싶지가 않아서 그래서 변호사가 됐는데, 변호사를 맨날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인권에 대한 관심도 있고,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것이 한국 사회 개혁과 정의를 세우는 데 굉장히 핵심적인 과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당시에 김대중 대통령, 대통령 되시기 전이죠. 총재가 말하자면 불렀습니다. 영입인사로 정치 입문을 하게 됐습니다.

 

강지원:

후회하지 않으세요?

 

천정배:

지나고 보니까 물론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러나 평범한 변호사만 했으면 이런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과 보람과 이런 걸 못했을 거 같은 생각이어서,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오늘은 정치 현안에 관한 까칠한 그런 이야기보다 그간 정치를 오래 하셨으니까, 우리 정치권의 변화라고 할까요? 정치개혁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이런 얘기를 편안하게 말씀해 주시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전에 말씀하시기를 정치하시면서 보람도 느끼시는 게 있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어떤 점은 보람을 느끼시고, 어떤 점은 좋은 기억이고, 어떤 것은 아픈 기억이고, 이런 게 있을 거 같아요.

 

천정배:

우선 사건으로는 역시 아까 김대중 대통령을 당선시켜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어 내겠다, 하는 생각으로 정치 입문했는데 운 좋게도 제가 96년에 국회의원이 되었는데요. 97년 12월 선거에서 그야말로 정권 교체를 이루지 않았습니까? 참 그 때 즐겁고 보람이 있었죠. 그 5년 뒤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데에도 제가 그 당시 국회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경선 때부터 지지를 하고 대통령에 당선되고, 이런 일들이 아무래도 가장 보람 있는 일이고요. 국회의원을 오래 했습니다만 주로 정치 개혁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그런 활동을 많이 해 왔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초기에 제가 무슨 소장파라고 할 때는 이른바 정권 쇄신운동을 했었죠. 그 때 천신정이라고 해서...

 

강지원: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천신정, 유명했었죠.

 

천정배:

그런 정권 쇄신운동을 벌였는데, 이런 일들이 초기에는 오히려 상당히 잘 되는 걸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뒤에 보니까 지난 10여년 간의 정치를 돌아보니까 별로 정치가 개혁된 거 같지 않습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강지원:

그 때 쇄신을 제대로 안 하셔서 그런 거 아닙니까? 하하하.

 

천정배:

하하하. 상당히 전진되었었는데, 그 부분은 어쨌든,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요새는 하고 있지요.

 

강지원: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 겁니다. 도대체 대한민국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늘 주장해 오신 것처럼 정치 쇄신을 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해 왔는데 왜 그렇게 아직까지도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해서 불신을 많이 갖고 있고 실망을 갖고 있느냐, 이런 얘기를 오늘 듣고 싶은 거에요.

 

천정배:

국민들은 정치인에 대해서 우리가 세금 내서 봉급 줄 테니 좀 제발 사리사욕이나 당리당략, 이런 걸 넘어서서 국가를 위해서 헌신해봐라, 이런 걸 기대하고 있는 거 아니십니까? 그런데 현실 정치인은 그런 사람은 좀 살아남기가 어려운, 어찌 보면 가장 집요하게 자기 권력을 움켜 잡고 그걸 극대화하고,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거 같다, 그런 생각을 해 보고요. 세상의 여러 분야가 다 그런 측면이 있겠지만, 우선 그런 문제를 지적할 수 있고요. 그렇다고 갑자기 정치인들을 다 바꾼다든가, 정치인들이 무슨 갑자기 다 각성한다든가, 이렇게는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역시 제도를 통해서 고쳐야 할 텐데, 문제는 현재의 기성 정치인들, 정치세력이라고 할까요? 여당과 야당이 있지요. 우선 새누리당이 여당이고 국회의 과반수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 분들이 엄밀히 말하면 지난 총선 때 42%인가 득표를 했습니다. 그럼 지금 국민의 과반수 지지를 얻은 게 아닙니다. 그런데 과반수를 얻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오늘 총리 인준 보셨지 않습니까? 이 분들이 100%의 권력을 행사하는 거 아닙니까? 다수결의 원리에서. 그러니까 총리 인준도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이, 국민들의 절반도 찬성 안 한 걸로, 그런데 사실은 국민의 과반수도 얻지 못한 세력이 거의 100%의 권력을, 부당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거죠. 제가 이걸 야당이니까 여당 때리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과거에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열린우리당 때 선거에서요. 과반수였습니다. 17대 총선에서 과반수를 얻었는데, 그 때 우리가 얻은 득표도 38%인가, 그거 밖에 안 됐습니다. 사실 그걸 양당으로 늘려 보면 지금 정치인은 물론 여당이 거의 승자독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또 조금 범위를 넓혀 보면 여야가 거의 100%,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거의 100%의 국회나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지난 총선 기준으로 봐도요. 그 때 진보정당만 해도 10% 이상의 득표가 있었습니다. 정당 투표가 공식적으로 나온 것만 해도 10%가 넘었어요. 그러면 10% 이상의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은 없는 거죠? 더군다나 공교롭게도 지금 그 정당이 해산되어버렸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겁니다. 그래서 정치의 다수당의 부당한 독점, 또 양 당의 부당한 과점, 이런 것이 크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거 선거제도를 바꿔야 할 텐데, 선거제도 자체도 그 분들이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답이 없죠. 그래서 국민의 민의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선거제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독일식 정당명부제죠. 국민이 40% 지지했으면 40%의 의석만 가져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그런 정치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지원:

좀 더 자세한 말씀은 잠시 쉬었다가 4부에서 듣기로 하고요. 우선 급한 대로 신상에 관한 이런 말씀부터 여쭤봐야 되겠는데요. 국민모임 신당?

 

천정배:

국민모임이라고 되어 있죠.

 

강지원:

그 분들이 당을 새로 만든다고 해서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거기 가담했고요. 천정배 전 국회의원도 곧 올 거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던데 답은 뭡니까?

 

천정배:

예, 바로 엊그제는 그 분들이 성명을 발표했죠. 천정배가 국민모임에 오는 것과 후보로 공천하는 것은 별문제다, 그런 입장을 발표를 하셨더라고요. 그럴 수 있다, 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아직은 국민모임에 가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강지원:

언젠가 다시 또 생각해서 연구를 해 보실 생각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천정배:

그 분들이, 현재 지금 우리 새누리당이야 그야말로 한국 사회 기득권을 대변하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한국 사회의 독점과 탐욕을 저는 대변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야당이 그것에 대해서 좀 제대로 된 견제도 하고 제대로 된 국가적 개혁적 비전도 만들고 그래야 할 텐데, 야당도 요새 썩 잘하고 있지 못하지 않습니까? 이런 가운데 새로운 분들이 비전을 갖춘 정당을 만들겠다, 이런 움직임, 그것 중에 제일 먼저 치고 나간 분들이 바로 국민모임입니다. 그 점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높이 평가합니다. 그 안에 모여 계시는 많은 교수님들, 여러 문화인들, 정동영 전 고문을 비롯한 정치인들도 가담해 있습니다만 그 분들을 제가 어떤 진정성이랄까요? 정치 개혁 의지랄까요? 이런 것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제가 거기에 가담하느냐 하는 문제는 또 별도의 문제입니다. 저로서는 제가 가는 것이 그리 한국 정치에 도움이 되는 일 같지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지원:

그런데 그렇게 새로운 신당을 만들고자 하는 모임이 있는데, 크게 보수, 진보를 나눴을 때 진보 진영에서 볼 때는 정의당이라고 하는 당도 있고요. 그 외에 작은 당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진보 정당입니까, 보수 정당입니까?

 

천정배:

원래는 보수 정당이었죠. 원래 한민당 때부터 뿌리가 보수 정당이라고 표방했지 않습니까? 김대중 대통령 때는 개혁적 국민정당, 중산층과 서민의 당, 이게 표방하고 있던 거죠. 그래서 보수냐, 진보냐, 이런 말을 별로 쓰지는 않았는데 대체로 지금으로 보면 온건한 진보 정도의 세력과 혹은 그 중에는 이를테면 우리 정당에서 어찌 보면 굉장히 극우적인 분과 극좌적인 분이 다 모여 있는 게 문제이긴 한데, 대체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분들과, 진보라고 보긴 좀 그렇지만 그래서 스스로 중도라고 표방하는, 사실은 야당에서 스스로 중도라고 표방하는 분들 중에는 보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심지어는 개혁적 보수까지도 함께 아우르는 스펙트럼이 넓은 정당이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강지원:

그렇죠? 그래서 저의 표현에 의하면 그런 정당은 짬뽕 정당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우스갯소리고요. 그래서 앞에 말씀하신 여러 진보 정당의 다른 세력들과 새정치민주연합까지 하면 너무나 쪼개져서 분열 양상을 보이지 않으냐, 라고 하는 지적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천정배:

물론 그렇죠.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이런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새정치민주연합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과연 국민들을 정말 민생을 안정시키고 정의로운 복지국가로 이끄는 길인가, 이 점에 대한 사실은 의문이 제기되어 있는 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새정치민주연합이, 더구나 이번에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새로 뽑았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적 여망을 제대로 부응할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거듭나고 전면 쇄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새정치민주연합조차도 비전이 불분명하고 스스로 기득권화한 상태, 이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거기에 희망이 없는데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새로운 비전을 갖춘 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분열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분열할 땐 분열해야죠. 물론 큰 틀에서 다음 대선이라든가, 1차적으로 대선이 중요하죠. 2년 10개월 남았나요? 대선에서 그 때는 뭔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세력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겠지만 적어도 수권세력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내부의 여러 가지 재구성이랄까, 야당의 재구성이 필요한 그런 시점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물론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고 있지만 당 밖에서 그런 시도를 하고 노력을 하는 분들을 함부로 분열이라고 그렇게 낙인찍을 수 없다고 봅니다.

 

강지원:

오히려 일부 스펙트럼에 따라서 다당화 형식으로 가는 것이 좋다, 이런 주장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럼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정치개혁 특집 화합의 정치를 말하다, 천정배 전 의원 초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앞에도 말씀하셨죠. 우리나라 정치권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입니까, 이렇게 한 마디로 질문하면 한 마디로 대답하시기 어려운 과제인데, 다시 한 번 요약해서 말씀하신다면 어떤 문제를 드시겠습니까?

 

천정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양당의 독과점 체제다, 양당의 선거 때 지지율을 훨씬 넘는 의석을 가지고 더구나 과반수에 못 미치는 소수파를 대표하는 정당이 다수파로서 오늘 총리 인준처럼 밀어 붙이는 일이 생기는 것, 사실은 50%도 못 미치는 국민을 대변하는 분들이 100%의 국민을 대변하고 있는 거죠.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그것이 양당제의 폐해다, 이렇게 보시는 거로군요?

 

천정배:

그렇습니다. 또 소선거구제의 폐해죠. 사표가 너무 많이 생기지 않습니까?

 

강지원:

양당제를 하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볼 수 있고요. 유럽은 대개 다당제이죠?

 

천정배:

그렇죠. 대개는 내각제이고 선거제도가 나라마다 다릅니다만,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가장 훌륭하다, 왜냐면 거기는 국회의원 수가 기본적으로 득표율대로 되는 겁니다. 새누리당이 40% 득표했으면 국회의원도 40% 되는 거죠.

 

강지원:

국회의원을 해 보시니까 양당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다당제로 가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신 것 같네요.

 

천정배:

다당제가 꼭 옳다기보다도, 다당제의 훌륭한 점이 있습니다. 왜냐면 사실은 우리 국민의 여러 계층, 굉장히 다양하지 않습니까? 여러 생각을 가지고 여러 이해관계가 다른 다원주의 사회인데, 다원주의의 각종 세력의 각계각층의 이해관계를 잘 대변하려면 역시 양당만 가지고는 곤란하다, 다당제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도 그거지만 국민들이 실제적으로 어느 한 정파에도 우리나라 선거를 쭉 보면요. 어느 한 정파에도 과반수의 권력을 준 적이 없습니다.

 

강지원:

실제 투표율에 의하면...

 

천정배: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부당하게 양당이 기득권, 자기들이 얻은 표를 훨씬 넘는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결국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 못하고 소수 국민들의 정치적 권리를 박탈하는 결과가 되거든요. 또 이렇게 됩니다. 내년에 총선이 다가옵니다만 양당제기 때문에 양당이 다 과반수 의석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자기의 정책적 입장을 분명히 하기 보다는 당선될 수 있는 사람, 인물 중심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영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에 제가 누구라고 얘기는 안 하겠습니다만 어떤 분이 이를테면 제가 야당에 몸담고 있는데, 우리 당 공천 받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보니까 새누리당 공천으로 발표가 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한 인물을 놓고 양쪽에서 끌어당기고, 이게 코미디 아닙니까? 당의 정체성이라는 것이 잘 안 만들어지면서 이른바 캐치올파티, 누구든지 당의 색깔이 분명치 않고 스펙트럼이 넓게 만들어지면서 양 당 간의 차이가 없어지는 거죠. 그런데 아까 독일식 정당명부제와 같은 정확하게 민의를 반영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필연적으로 3당, 4당이 될 겁니다. 그러면 각 정당이 아마도 자기 정책을 분명하게 하는 게 득표율에 도움이 될 거에요. 그 때는 어차피 과반수를 얻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목표니까, 그러면 우리 정치가 굉장히 정책 중심으로 잘 분화하게 될 겁니다. 그럴 가능성이 많아지고, 또 중요한 것은 우리 정치가 양 당이 서로 독식하겠다고, 승자독식이기 때문에, 어떤 극한적인 대치를 하지 않습니까? 저한테도 책임이 큽니다. 우리도 늘,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 극한 대치를 하게 되는데 만약에 3당, 4당이 된다든가, 그러면 필연적으로 국회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정당들 간의 연대가 불가피합니다. 대통령제니까 연정이라고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그렇게 서로 연대를 해야만 과반수를 얻어서 법안도 통과시키고 그런데, 그렇게 되면 그렇게 극한 대립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서로 타협하고 대화하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국회가 생산적이었던 때가 언제냐 하면 대개 13대 국회 초반을 이야기합니다. 1988년도죠. 그 때 4당 구조가 됐었습니다. 그 때 노태우 대통령의 민정당, 제1 당이었죠. 김대중 총재의 평민당이 제1 야당이었고, YS의 통일민주당이 3당, JP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4당이었습니다.

 

강지원:

그 때가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천정배:

그렇습니다. 어느 한 정당도 과반수가 아니었습니다. 그 때 가장 정치가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그렇게 되어서 생산적이었습니다. 그 때 개인으로도요. 정당사에서 원내 총무를 가장 잘 했던 분이 누구냐면 대체로 김원기 평민당 원내 총무였을 겁니다. 그리고 그 때 노태우 대통령의 민정당은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그 때가 가장 잘 됐다고 그럽니다. 물론 개인도 탁월했습니다만 정치 구조 자체가 누구도 과반수를 못 갖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 때가 벌써 1988년이니까 25년, 그래서 그것을 못 견뎌서 사실은 그 당시 민정당이, 노태우 대통령 측이 3당 합당을 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보면 그 때 잘 가고 있는 한국정치가 굉장히 잘 발전하고 있는 걸 인위적으로 3당 합당을 통해서 결국 지금처럼 양 당의 극한 대립형태의 정치로 저는 퇴행했다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오히려 그 때 4당 체제로 갔으면 우리가 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시는군요.

 

천정배:

그렇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그렇게 되면 정치가 너무 불안하다, 이런 점도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만 이제는 대한민국의 수준이 정치의 불안, 이런 것을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지 않습니까? 정치인들이 잘 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이제는 굉장히 수준 높은 국민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3당, 4당 체제가 됐다고 해서 그것이 결코 며칠 만에 한 번씩 총리가 바뀌고, 내각제에선 그런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대통령제고요.

 

강지원:

하여튼 요새 대담을 해 보면 현재의 양당제를 많이 지적하시는 것 같아요. 다양한 국민들의 욕구들을 충족하려면 다양한 정당들이 나오고 그 정당 사이에 서로 연정을 하면 좋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동안에 우리나라에서 양당 제도도 양당 제도이지만 앞에 자신의 정책과 소신과 관계없이 당선을 목적으로 아무 정당이나 갔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까 이를테면 호남에서는 다 새정치민주연합 쪽에 공천 받아야 되고, 영남에서는 새누리당이 공천 받아야 하고, 보수, 진보 상관없이 말뚝만 박으면 되는...

 

천정배:

그렇습니다. 그것이 또 한편으로는 지역주의와 결합해서 심각한 문제를 빚어 오고 있는 거죠. 그래서 그것도 극복되어야 될 텐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호남에서 국회의원하려면 할 수 없이 자기 속마음과 달리 정치를 해야 하니, 그게 제대로 잘 되겠습니까? 이런 문제들도 극복이 되어야 되겠지요.

 

강지원:

정책 정치로 가기 위해서도 다당제가 되어야 하고, 각 정당이 그것도 역시 지역적으로 패권적인 정당이 아니라 정책으로 분화가 된 그런 정당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천정배:

그렇습니다. 온건하게 말하면 비례의석을 확대한다, 이렇게 말하죠? 비례대표제 포럼이라는 그런 단체도 있습니다만, 비례의석을 확대해 보자는 것이고, 그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가면 역시 민의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국회의석, 결국 독일식 정당명부제, 전 그렇게 보는 겁니다.

 

강지원:

그 동안에 국회의원을 해 오시면서 정치판에서 맨날 치고받고 강대강의 구도를 만들고, 그렇게 해서 싸워 오지 않았습니까? 여야가 바뀌기도 하면서 계속 강대강으로, 보통은 이런 것의 원인이 바로 그런 데 있다, 이렇게 느끼시는 거...

 

천정배:

그것만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승자독식의 구조, 결국은 우리나라 대통령의 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대통령이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나 정당은 대통령의 식민지 상태거든요. 그것이 극복이 되고 있지 않고요. 이번에 어떻습니까? 여당 지도부가 새로 되면서 원내대표가 새로 뽑히지 않았습니까? 상당히 대통령이나 정부를 좀 견제도 하고 할 수 있는 그런 지도부가 뜬 것처럼 보이기도 했단 말이에요? 말씀도 그렇게 했고.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자기가 총리가 되면 야당을 이기려 하지 않는 정부가 되겠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오늘 보니까 그 분이 한 건 아닙니다만 그 총리를 만들기 위해서 야당을 완전히 그냥 무기력하게 꺾고 다수의 힘으로 밀어 붙였지 않습니까? 그것이 제가 보기에는 여당 국회의원의 진의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그건 청와대, 대통령의 식민지기 때문에, 대통령, 종주국 군주의 눈치 보고, 그 명령에 의해서 지금 저렇게 된 거거든요? 제가 이 말씀을 제가 지금 야당이니까 이런 말을 한다고 보실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집권할 때도 비슷하더란 겁니다. 그래서 한국 정치가, 국회나 정당이 그야말로 3권 분립, 권력 분립의 원리에 충실하게 아무리 여당이라 하더라도 여야가 합해서 입법부라는 측면에서는 행정부를 어느 정도 견제하고 갈 수 있는 그러려면 독립부터 해야죠. 이런 독립의 과제가 쉬운 건 아닙니다만 어쨌거나 그런 점에서 보면 의회를 훨씬 더 강화시키는 그런 제도가 만들어져야 되겠지요.

 

강지원:

앞에 양당제 과점 얘기도 승자독식이라고 하셨는데, 그것을 해결해 나가려면 제도적으로는 어떤 게 필요하겠습니까? 앞에 선거제도 개편 얘기를 하셨는데, 독일식 정당명부제, 그런 선거제도라든가, 이런 것들을 도입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석패율제도 도입하고.

 

천정배:

석패율제는 별도의 문제고요. 그것은 아까 취약지역에서, 말하자면 새누리당이 호남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영남에서도 국회의원을 내기 위해서 석패율제를 두는 거니까 그것도 일리는 있지만 목표는 다른 거죠. 제가 보기에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하게 되면 어느 당도 과반수를 못 얻으니까 국회에서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회를 좌지우지 못하는 거죠. 과거처럼 3당 합당이라든가, 또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인위적 정계 개편이라는 말이 있었죠? 여당이 과반수가 안 됐단 말이에요, 항상. 선거를 보면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야당 의원을 영입해서 빼 왔죠. 그 때는 변호사님도 검찰 계셨기 때문에 잘 아셨겠지만 일종의 협박과 회유를 거쳐서 당근도 주고 채찍도 주면서 빼 오는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다 그렇게 해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는 한국이 그런 시대를 넘어갔죠. 그렇기 때문에 3당 합당이라든가 그런 인위적 정계 개편을 할 수 있는 정권은 저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도만 바꾸면 우선 여당이 과반수를 못 갖게 되면 국회를 대통령이 결국 여당의 과반수를 통해서 국회까지 장악하는 것인데, 그게 불가능하게 되니까 대통령의 식민지에서 독립이 되는 거죠.

 

강지원:

대통령 얘기 좀 해 보십시다. 대통령의 식민지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는데, 대통령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하다, 그래서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 이런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천정배:

대통령의 권한이 워낙 크다는 것은 틀림없이 그렇습니다. 제도적으로도 그렇고, 또 한 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정치문화, 아직 역시 독재시대의 그런 문화를 아직 극복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거 아닙니까? 지금 무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실형을 받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보듯이 역시 대통령 권한을 가지고 여러 가지 게임의 룰이나 페어플레이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그런 힘을 갖고 있는 것 아닙니까? 부당한 일이긴 하지만. 그런데 그것이 분권형 대통령제가 답이냐, 저는 그것이 이원집정부제는 답이 아닐 거 같습니다. 프랑스가 대표적인 대통령제이면서 이원집정부제를 하고 있는 나라 아닙니까? 대통령하고 총리가 따로 따로 뽑히는데,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다른 당에서 뽑히면, 말하자면 동거 정부가 되어서 야당이 상당한 힘을 가지고 간다는 겁니다. 그 때는 뭔가 대통령 권력이 견제도 되고 그런 것 같지만,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것은 한국 정치에서 바람직한 거 같지는 않아요. 역시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국정을 운영하도록 해야지, 이완구 총리가 그냥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가 아니라 선출된 야당 총리라면 동거 정부는 역시 좀 국정 수행에 여러 가지 난맥을 보이지 않을까, 저는 걱정이 되고요. 그렇지 않고 대통령과 총리가 만약에 같은 당에서 나오면 사실은 분권형이 작동하지 않는답니다. 프랑스에서도 야당의 총리가 나왔을 때는 총리가 누군지 우리가 이름도 알고 그러는데, 지금은 아마 대통령 이름은 알지만 총리 이름은 모르는 거거든요. 이미 분권형이 작동하지 않고 대통령제라는 겁니다.

 

강지원:

그래서 요즘 얘기가 나오는 것은 대통령의 임무와 총리와 내각의 임무를 아주 법으로 딱 정해서 구분을 확실하게 지어 주자, 꼭 프랑스식으로 가자는 것이 아니고, 의원내각제적인 요소를 좀 더 강화하는 그런 체제는 어떠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죠.

 

천정배:

모르겠어요, 저는...

 

강지원:

그러면 앞에 말씀하신 것처럼 대통령의 식민지,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그런 것을 막기 위해서 어떤 제도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천정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 먼저다, 대통령이 지금은 여당이 소수여당일 텐데 요새는 함부로 야당을 빼 오거나 이런 힘은 없잖아요, 이미?

 

강지원:

그런데 아시다시피 예를 들어 독일 같으면 의원내각제니까, 예를 들어 총리가 책임제고, 아니면 오래 하기도 하고, 짧게 하기도 하고, 갈리기도 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제 하에서 그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천정배:

그래서 저는 우선 선거제도 개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거 가지고 대통령제를 한 번 운영해보고, 정 국민들이 대통령제가 작동이 안 된다고 보고 회의가 많다면 그냥 내각제로 가는 것이 옳은 것이지...

 

강지원:

완전 내각제로 간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에게 권한을 좀 더 주는 나라도 있고요. 아주 형식적인 권한만 주는 수도 있다고 하는데...

 

천정배:

여러 가지 나라 사정에 따라서 다르겠습니다만, 결국 내각제라는 것은 결국은 국회의원들, 총선의 결과에 정부의 수반을 뽑게 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결국은 그런 절충형에 대해서는 확신을 못 갖고 있습니다.

 

강지원:

완전히 대통령제로 하거나 아니면 그저 내각제로 해야 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제 하에서 양당제는 안 되겠고 다당제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자?

 

천정배:

그럼요. 그렇습니다.

 

강지원:

서구의 유형은 대체적으로 내각제에서 그렇게 하는데... 왜냐면 대통령제를 하는 나라가...

 

천정배:

미국밖에 없잖아요, 거의?

 

강지원:

미국밖에 없고 거의 다 독재국가화 되었죠. 더군다나 미국은 연방국가니까 대통령이 가능하지 대통령제는 처음부터 독재적인 요소가 많은 거에요.

 

천정배: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그래서 저는 선거제도의 변화가 먼저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강지원: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 청와대죠. 그리고 여당, 야당에게 하고 싶은 말씀들이 조금 있으실 거 같습니다. 지금 밖에 계시니까 도대체 대한민국 정치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하는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떤 얘기를 해 주시겠습니까?

 

천정배:

우선 박근혜 대통령을 제가 국회에서 상대 당이지만 오랫동안 보기도 하고, 또 협상도 해 보고 이런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제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이 되면서 이 분이 앞으로 공안정부를 만들 것이다, 하는 생각을 제가 예측을 했습니다. 이 분이 워낙 극우 냉전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계신 거 같아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박 대통령이 매우 진실한 분이다, 뭐냐면 그 분이 마음에 있는, 대개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속마음하고 밖에 나온 거하고 많이 표리부동하다고들 보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씀을 많이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본 박 대통령은 그런 게 없는 진실한 분이다, 자기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진실한 분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대통령이 막상 되고 보니까 역시 공안정부가 되리라는 것은 예상대로 가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진실하리라는 부분은 제가 좀 실망스럽습니다. 후보 때 어땠습니까? 그 분이 대선공약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한국형 복지국가를 만들겠다고 했어요. 또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공약들이 지금 어디로 갔습니까? 또 이번에 원세훈 판결에서도 나왔지만 대선 당시에 국정원 댓글 문제에 관해서 그건 국정원 여직원을 감싸면서 오히려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와서는 그것들이 다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씀도 안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 진실한 자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한국형 복지국가를 만들어라, 생애주기형 맞춤형 복지국가를 만들어라, 저는 그런 주문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야당 입장에서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당신이 약속했던 걸 지켜라, 그게 진실성을 지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공안정부 관련해서는 역시 공안정부는 우리 헌법의 원리에 맞지 않는 겁니다. 헌법과 법치주의에 따른 정부 운영이 되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서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여러 그런 행태의 공안통치는 헌법이 예정하고 있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하나는 헌법을 잘 지켜라, 또 하나는 박 대통령 스스로가 후보 때 약속했던 약속을 그대로 지켜라,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습니다.

 

강지원:

여당,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천정배:

어려운 주문이지만 식민지 상태에서 독립해라...

 

강지원:

독립이 되는 겁니까, 그게?

 

천정배:

어려운 겁니다. 어려운 일이어서 지금의 구조에서는 대통령이 가만히 있어도 divine 된 룰이 되어 버립니다. 제도적으로 바꿔야죠. 저도 장관을 해 봤습니다만 국회의원이 웬만하면 장관이 되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거 같습니다. 그렇잖아요? 행정 경험을 가져야 하고. 벌써 그런 마음을 갖고 있으면 대통령한테 종속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국회의원이 장관 겸직하고 이런 건 없앴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강지원:

야당에 대해서도 딱 한 말씀만 해 주세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요.

 

천정배:

야당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전면 쇄신해야죠. 뚜렷한 국가 비전과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하고 또 당 내 계파 기득권 질서를 넘어서는 당 내 민주주의를 전면화하고, 이런 주문을 하고 싶습니다.

 

강지원: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서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천정배:

네, 감사합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정치개혁 특집 화합의 정치를 말하다, 천정배 전 의원과 함께 했습니다.

 

* 2015.2.16 인터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