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사 및 인터뷰

[전남매일 시론] 호남의 '독자적 정치세력' 만들자



호남의 '독자적 정치세력' 만들자

 

촛불국민혁명이 새 시대의 여명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과 개혁에 힘쓰는 한편, 남북관계 개선에도 진정성을 보이고 있다. 호남에 대해서도 정성을 쏟는다. 광주시청엔 사상 최대 2조원에 이르는 국비예산을 확보했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우리 호남 주민들도 흡족해 한다.

 

문재인 정부가 호남에 특별히 공들이는 것은 국민의당 때문이란 것이 중론이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은 수십 년간의 일당 독점을 깨고 양당 경쟁구도를 만들었고, 집권당은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국비예산 확보를 위해 국민의당 의원들은 분주히 뛰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 면은 무겁다. 호남의 심각한 피폐와 경제적 낙후는 해결될 수 있을까? 호남은 전국에서도 가장 낙후돼 있다. 호남 주민들이 무능해서도, 게을러서도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 이래 호남은 정치적으로 완벽히 소외되고 산업화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다. 민주주의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 보상받기는커녕 시종일관 차별받아 왔다.

 

 

 

'호남들러리' 이젠 그만

 

지금 왜 이러한 지역 문제를 새삼 꺼내는가? 과거에 비해 호남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미래지향적으로 과거를 덮고 가자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호남의 경제적 낙후를 벌충하는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경제의 속성상 다른 지역과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고 집권자의 선의만 기대할 수는 없다. 호남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첩경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상황은 절망적이다. 지난 대선 TV토론만 해도 다섯 후보가 나왔지만, 호남의 어떤 정치인도 그 자리에 다가가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호남에서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말이다. 우리 민주주의와 평화의 발원지이며, 그 생동하는 힘의 원천인 호남이 처한 이런 상황은 정상인가?

 

그럼에도 비호남 사람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호남으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무슨 '호남당'이라거나, 나아가서는 '호남 자민련'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사실상 호남을 무시하고 폄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호남 차별을 문제 삼는 호남 정치인들을 도리어 지역주의자라고 힐난한다. 호남사람 중에도 이런 논리에 사로잡힌 이들도 있다. 이러한 안팎의 장벽을 깨지 않으면 영영 호남의 미래는 없다. 또한 호남의 정당한 이익을 지킬 수 있는가는 '대한민국에 정의와 평등의 가치가 살아있는가'라는 헌법적 가치의 문제다.

 

호남의 정치적 경쟁체제를 지속시킬 독자적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터전 삼아 'DJ'들을 키워야 한다. 이번에 안 된다면 다음에, 또 그 다음에라도 호남의 대통령 후보를 세우자. 당장 단독집권이 어렵다면 적어도 호남 밖 개혁세력과 대등하게 협력해서 공동정부를 이뤄 호남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낙후된 호남을 발전시켜야 한다.

 

 

호남 정당한 권리 찾을 때

 

민주평화당이 곧 출범한다. 나라를 위해서는 다른 어느 정당보다 개혁적이며, 민권·민생을 가장 앞장 서 살피는 훌륭한 정당으로 만들어가자. 동시에 민주주의의 성지이자 DJ를 낳은 호남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고, 그 정당한 이익을 지켜낼 수 있는, 지역평등발전의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정당으로 가꿔가자.

 

호남은 '애껴놓은 땅', '기회의 땅'이다. 거기에 면면히 흐르는 동학의 정신, 5.18의 정신, DJ의 정신은 필히 승리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자신을 살리며 나라를 구하는 자구구국(自求求國)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