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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톡!톡!

간토 학살 95주년,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와 시민들이 나섭시다

간토 학살 95주년,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와 시민들이 나섭시다


오늘 서울시민청에서 간토 학살 희생자 연합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오는 9월1일은 1923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이 발생한지 95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간토 학살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원한과 고통은 여전히 학살의 그 날에 머물러 있습니다. 


간토 학살은 일본의 국가범죄이자 제노사이드입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학살에 대해 사과는 커녕 자신들의 관련성조차 부인하고 있습니다.   


더욱 가슴아픈 것은 희생자들이 조국으로부터도 외면받아 왔다는 사실입니다. 해방 후 70여년이 흘렀지만 우리 정부는 간토 학살 희생자들에 대해 단 한 번의 위로도, 입장 표명도, 일본에 대한 어떠한 요구도 한 바 없습니다.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과정에서도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민주화가 된 이후에도 어떤 정부 기관과 위원회에서도 이 학살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희생된 조선인들의 숫자조차 1923년 당시의 기록에 멈춰있습니다. 당시 상해독립신문사장이던 독립운동가 김승학 선생과 유학생들이 조사했던 6,661인이라는 기록이 그것입니다. 


저 자신도 오랫동안 이 문제를 주목하지 못했습니다. 깊이 반성하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부터는 간토 학살을 기억하고자 노력해 온 양심적인 시민·연구자들의 노력에 동참해서 합당한 해결을 모색하겠습니다. 


일본정부로 하여금 진상규명에 나서고,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 배상, 명예회복 등의 조치를 취하게 해야 하겠고, 이를 위해 우리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게 해야 하겠습니다. 


거듭 원혼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