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정배 톡!톡!

[모두발언] 문재인 정부는 민생과 개혁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촛불혁명이 시작된 지 2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 7개월이 넘었고, 10여일 후면 3년차에 돌입하게 됩니다.

 

촛불시민과 국민들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고 국민의 주권이 보장되며 차별도 불안도 없이 함께 잘 사는 상생의 대한민국을 열망했습니다. 그 열망을 실현하고자 태어난 문재인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호 아래 민생의 안정, 국정의 대개혁과 한반도 평화 번영을 향해 나름대로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냉철하게 평가해보면, 민생과 개혁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는 "말"과 "이벤트"는 화려했지만 실제 이룬 것은 전혀 없다시피 합니다.

 

첫째, 경제와 민생에 최악의 무능을 드러냈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은 현실을 무시한 교조적 이념으로 변질되어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일자리 중심 경제는 일자리 줄이기 경제로 귀결되었으며, 혁신성장은 스스로 그 개념조차 정립하지 못한듯 출발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공정경제 만큼은 잘 하리라 믿었는데 재벌개혁에는 칼을 뽑을 생각조차 없어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오래전 시효를 다 한 정부주도 재벌중심 발전전략을 대체할 공정시장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포함하는, 인류사상 유례가 없이 변화할 미래에 변변한 대비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급기야 경제 실적 부진에 따른 민심의 악화에 초조해진 나머지 갑작스럽게 우경화, 보수화하여 박근혜식 창조경제와 이명박식 토건경제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국정의 개혁은 실현된 게 없을 뿐더러 그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5.18 정신을 헌법에 규정하겠다고 했던 개헌, △대선공약인 선거제 개혁, △공정시장경제 확립을 위한 재벌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조세 개혁, △재정 개혁, △교육 개혁 등등 그 어느 것도, 기껏해야 '말의 성찬' 이상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개혁에는 입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고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개혁입법연대가 필수적임을 삼척동자도 알 만합니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무슨 망상에 빠져 있는지 몰라도 개혁 동력의 강화를 외면하며 개혁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자신들의 부당한 기득권을 지키고자 개혁 야당들의 선거제 개혁 요구를 회피하느라 기득권 야당과 야합해, 적폐연대를 만들고 종부세 과세를 후퇴시키는 등의 역주행을 감행했습니다.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가 지금이라도 선거제 개혁을 매개로 야3당과 힘을 합쳐 국회 180여석의 가칭 ‘촛불입법연대’를 결성하지 않는 한 문재인 정부는 개혁에 관한 한 끝까지 식물정부로 남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촛불시민과 국민들의 열망이 실현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개혁 의지의 실종으로 촛불은 꺼지기 직전입니다. 고통과 실망에 빠진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긍지를 잃고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개혁도, 평화와 번영도 동력을 잃어버리고 다시금 이 나라는 기득권 세력이 주도하게 되어버리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민생과 개혁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처절한 자기 성찰과 반성을 통해 그 동안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우선, 선거제 개혁을 매개로 민주당과 야3당 등을 모두 묶어 촛불입법연대를 구성하고 개혁입법을 힘 있게 추진해 갑시다. 지금이 촛불 열망을 살려갈 마지막 기회입니다.

 

- 18.12.21 민주평화당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 모두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