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0년 9월 29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민주당 천정배 의원
▶정관용> 네. 10월 3일, 이번 주 일요일 날 치러지게 될 민주당 전당대회, 당권후보들 간의 연쇄인터뷰, 오늘 스튜디오에 천정배 의원, 천정배 후보 모셨습니다. 어서 나오십시오.
▷천정배>안녕하세요. 천정배입니다.
▶정관용>많이 피곤하시겠어요. 이제. 막바지네요.
▷천정배>몸은 좀 피곤합니다마는 그래도 우리 당원들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정관용>정말요?
▷천정배>그럼요. 남이 아닌데.
▶정관용>그런데 경선이건 뭐건 뭔가 지지도가 확 느껴져야 더 기분이 좋잖아요. 요새 기분이 더 좋아지고 계세요? 힘이 빠지고 계세요?
▷천정배>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정관용>정말요?
▷천정배>제가 무슨 계파라는 게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번에 당내 선거에 나오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계파조직이 없으니 선거라는 게 자발적인 유권자의 지지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전국을 다니면서 생각보다도 많은 지지자가 있다. 자생적인 지지자고 있고 민주당의 변화, ‘민주당을 확 바꿔야 할 텐데 그 점에 대해서 그래도 천정배한테 기대가 크다.’ 하는 자발적인 지지자들이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아주 제가 아주 힘을 많이 받고 다닙니다.
▶정관용>다녀보니 정말 많더라.
▷천정배>그렇습니다.
▶정관용>몇 등쯤 지금 하고 계세요?
▷천정배>뭐 각종 여론조사가 나왔는데 아직은 그렇게 상위권에 들어가진 못했습니다만...
▶정관용>2강 2중 4약, 대략 그게 맞나요? 그런데?
▷천정배>두고 보십시오. 상당히 좋아지고 있고 또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여론조사가 지금 익명여론조사가 아닙니다. 사실상 여론조사기관에서 누구한테 전화 걸었다는 것이 다 각 후보 진영에 제공되거든요.
▶정관용>게다가 이번에는 대의원 대상이니까 대의원 숫자도 얼마 안 되는데. 그죠?
▷천정배>아니, 그러니까 여론조사에 정확도는 더 있을 수 있죠. 소수의 사람들을....
▶정관용>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의원들이 자기가 전화를 받으면 내가 누군지를 알고 전화했다. 이렇게 생각해서....
▷천정배>익명성의 보장이 잘 안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정관용>제 말이 그 말이에요.
▷천정배>그렇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정관용>그런데 다들 그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두고 봐라.’ 죄송한 표현입니다만 솔직히 주로 4약에 구분되시는 분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하시던데.
▷천정배>네. 그러나 천정배는 좀 다릅니다. 결코 제가 조직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니까요.
▶정관용>대표 자신하세요? 솔직히 1등은 좀 어렵다? 어떤 감이 있으실 거 아니에요.
▷천정배>제가 대표가 되면 2012년 정권교체는 따 놓은 당상이죠. 정말 그렇습니다. 물론 제가 수혜자가 된다는 점에서 좀 말씀 드리기 어색합니다만 사실은 민주당의 경선이 그런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야 민주당이 살아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정관용>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장했던 것처럼.
▷천정배>그렇습니다. 제가 이번 전당대회 준비과정에서 그렇기 때문에 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를 하자.
▶정관용>전당원투표제.
▷천정배>그렇습니다. 완전개방형 전당원투표제로 하자.
▶정관용>누구든 당원으로 등록하면...
▷천정배>그렇습니다. 정말 100만명, 200만명이 다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자. 그런 방식이 됐더라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었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그러나 우리 대의원들이라고 그렇게 녹록한 분들이 아닙니다. 정치의식이 매우 높고 민주당을 오랫동안 하면서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 우리 민주당의 역사에 대해서 아주 긍지를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죠.
▶정관용>예. 그러니까 판세에 대해서는 ‘두고 봐라. 1등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요약하면 되겠습니까?
▷천정배>그렇습니다.
민주당의 지난 지도부, 직무유기
▶정관용>더 여쭙지 않겠습니다. 방금 지역을 다녀보니까 ‘변화, 민주당을 변화시키자. 확 바꾸자.’ 이런 사람들이 천정배를 지지하더라.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대표가 되면 2012년 정권탈환은 따놓은 당상이라고까지 하셨어요. 그 내용을 우선 좀 보겠습니다. 도대체 지금 민주당이 무엇이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변화하라는 요구인지. 또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것인지를 말씀하시는 게 아마 당권 도전의 변일 거 같아요. 그죠?
▷천정배>네. 지금 민주당이 문제투성이지요. 저도 이런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저도 조금 별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만 사실 민주당이라기보다는 사실은 지난 2년여 동안 민주당을 이끌어 왔던 지도부의 문제겠지요. 민주당의 당원들은 건강합니다. 사실 지난 2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야당이고 제1야당이고 우리가 더군다나 민주당 아닙니까. 그러면 지금 이명박 정권의 학정, 폭정에 대해서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선명야당이 돼야 될 텐데.
▶정관용>선명한 투쟁, 이런 거 말이죠?
▷천정배>그렇습니다. 뭐 부자감세, 언론악법, 4대강, 이건 뭐 판판히 당하고만 있었지 않습니까. 얻어낸 게 없지요. 또 민주당이 정말 비전 있는 수권대안 정당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민주당한테 국민들이 ‘정권을 좀 맡겨보자. 민주당이 정권을 맡으면 우리 국민들을 위해서 어떤 나라를 만들어 줄 것이다.’ 하는 뚜렷한 비전과 정책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점에 대해서 사실은 지난 지도부가 직무유기를 했지요. 그래서 사실 민주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뭔지. 민주당이 도대체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단 말이에요. 말하자면 수권능력의 의심을 받고 있지요.
▶정관용>정책적인 대안, 이런 부분도 부족했다.
▷천정배>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국가비전이 뭔가 하면 사실은 저도 생각나지 않거든요. 이런 상황.
▶정관용>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 이런...
▷천정배>그것은 추상적인 것이고.
▶정관용>보다 그걸 구체화시키는?
▷천정배>그렇습니다. 그래도 한마디 뭔가 복지국가, 이런 것이어야. 저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라는 비전을 이번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이번에 ‘정의로운 복지국가’ 내세우셨죠.
▷천정배>민주당이 만들어야 할 국가. 천정배가 만들어야 할 국가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다. 이러면서 여러 가지 내용이 있어야 할 거 아니겠습니까. 정치라는 게 그런 무슨 간명한 비전조차도 지금 제시 못하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 것들이라든가. 그러면서도 당내는 완전히 무슨 계파만 남아 있는 것처럼 계파만 활성화돼 있죠. 모든 문제가 계파적 시각에서 결정이 되고.
▶정관용>민주당의 제일 대표적인 계파가 뭐, 뭐, 뭐입니까? 몇 개나 있습니까? 하도 복잡해서 말이죠.
▷천정배>이른바 이런 저런 큰 손들이 다 계파를 하나씩 거느리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정관용>빅3계파, 이게 다 따로따로 있죠. 이른바 언론에서 말하는.
▷천정배>그렇겠죠.
▶정관용>그 외에 또 있습니까?
▷천정배>여러 가지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이번에 아마 대체로 출마한 분들이 다 그런 계파하고 관련 있는 분들 같습니다.
▶정관용>그럼 계파가 7, 8개 되나요?
▷천정배>중첩도 되고 하겠지만 그래서 저는 줄 세우기 계파...
▶정관용>한나라당 같으면 크게 두 개인데 민주당은 가만히 보면 굉장히 복잡해요. 그래서 지금 여쭤보는 거예요.
▷천정배>그렇습니다. 그것이 민주당의 혼란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거겠죠.
▶정관용>예. 그런데 지금 선명한 투쟁을 하지 못했다. 또 비전 있는 수권대안을 내지도 못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자꾸 분열하고 통합도 이뤄내지 못하고. 이렇게...
▷천정배>내부 민주주의라든가 이런 게 이게 후퇴하면서 공정하지 못하고 계파정치, 줄 세우기, 이런 방식의 기득권화 된 것, 이런 것들이 문제죠.
▶정관용>그런데 저희 프로그램에서 지금 연쇄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박주선, 최재성, 이인영, 이런 후보들도 ‘도대체 민주당이 뭐가 잘못됐고 뭘 바꿔야 되냐?’ 이러면 거의 똑같아요. ‘여당에 대해 투쟁하지 못했다. 대안내지 못했다. 야권통합을 주도하지 못했다.’ 딱 그 세 가지로 요약이 되더라고요. 같은 목소리 같은데요.
▷천정배>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번에 나온 후보들이 모두 다 한 목소리로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지요. 그래서 사실은 변화, 거기다 무슨 앞에다가 수식어도 붙이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하여튼 과감한 변화를 해야 한다, 확 바꿔야 한다는 것에 관해서는 다들 동의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정관용>전원이 동의.
▷천정배>그렇다고 봐야죠. 심지어는 당대표를 했던 직전 대표께서도 무슨 큰 변화라고 하던가요? 변화를 슬로건으로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변화 가지고는 차별성이 좀 안 돼서. 원래 변화를 시킬 수 있는 사람은 천정배인데 다들 변화라고 이야기 하니까.
▶정관용>글쎄요. 방금 제가 여쭤보려고 그랬는데 다 똑같으면 아무나 해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천정배>제가 그래서 진짜 변화라는 얘기를 했고 그런데 문제는 변화를 아무나 할 수 있느냐. 누가 진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이냐. 변화라는 게 쉽지 않습니다.
변화를 말하려면 자기 계파, 줄 세우기부터 깨야
▶정관용>그걸 지금 입증해 보세요.
▷천정배>변화라는 것이 자기 기득권을 사실은 포기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 민주당의 변화라는 게 자기변화 아닙니까. 아까 더구나 민주당의 각각의 계파를 거느리고 있는 분들의 변화라고 그러면 자기계파부터 깨야 하고 줄 세우기 정치부터 깨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그건 말은 쉽지만 굉장히 실행이 어려운 일입니다. 자기 자신을 깨뜨리는 일이거든요. 그렇게 해서 또 경우에 따라서는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변화의 의지와 용기를 늘 보여 온 사람이 누구냐. 또 변화는 분명한 철학과 전략이 있어야 될 것입니다. 도대체 어떤 민주당으로 가려는 것이고 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다음 총선, 대선에서 승리해서 집권하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집권 전략을 제대로 필승의 전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되겠죠. 그래서 그런 헌신성, 능력, 우리 민주당의 가치와 정체성을 누가 흔들리지 않고 고수하면서 가느냐. 또 누가 이명박 정권에, 정말 학정에 강력하게 맞서서 화끈하게 투쟁하느냐. 이런 것들인데 그런 점에서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 동안 제가 그런 진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그런 행보, 그런 행동을 해 왔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정관용>그러니까 계파도 없고 기득권은 이미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의지와 용기, 능력을 갖추었다. 그런 말씀이시로군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아까 말씀하신 ‘내가 대표가 2012년 정권탈환은 따 놓은 당상이다.’ 가 바로 그 연장선상인가요?
▷천정배>그런 내용으로도 그렇겠지만, 제가 저를 예로 들었습니다만, 민주당이 이번에 뜻밖에도 보통 예상과 달리 새로운 인물이 민주당의 대의원 혁명을 통해서 당대표를 하게 됐다, 저를 고유명사로 넣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된다면 벌써 그 인물은 전국적 인물이 될 것이고 정말 한나라당의 유력주자 하고 맞설 수 있는 인물로 성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주당 자신이 큰 국민적 관심을 얻으면서 아주 역동적인 당으로 변모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전당대회 통해 새로운 대권주자 키워내야
▶정관용>네. 그러니까 천 후보께서는 ‘당대표가 되면 절대 대권도전은 안 한다.’ 이런 것은 아닌 거군요. 대표가 되면 새 인물이 돼서 한나라당의 누구와도 맞설 수 있는 그런 어떤 하나의 카드가 된다. 그런 거로군요.
▷천정배>네. 사실은 민주당내에 지금 좋은 인물들이 많이 있지요. 한나라당보다 훨씬 더 많은 인물들이 있는데 다만 정치인은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그야말로 힘을 가진 후보로서 경쟁력을 가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우리 민주당의 유력한 인물이 없다시피 한 것도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어떻게 인물을 키워 가느냐. 그런 것이 또 굉장히 큰 우리 변화의 과제지요.
486보다 더 선명한 길 걸어왔다
▶정관용>그렇게 국민들의 예상을 깨는 깜짝 놀랄 새 인물이 갖는 효과가 크다. 이런 지적이신데 이왕 그럴 바에는 아주 젊은 486대표, 이런 게 더 효과가 크지 않을까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천정배>그렇겠죠. 깜짝 결과라는 점에서는 그렇겠죠.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닌 것이고 실제로 어떤 각 인물의 역량이나 의지나 지나온 길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감히 말씀 드립니다. 제 나이는 486을 넘어선 50대입니다만 그러나 제가 그 동안 해왔던 정치역정은 어떤 40대 후보보다도 제가 더 새롭게 더 패기 있게 해왔으면 해왔지. 무슨 낡은 정치에 편입되거나 해본 적은 없다. 제가 말씀드립니다.
▶정관용>지금 486후보들보다 내가 더 선명했다.
▷천정배>그렇습니다.
▶정관용>하긴 한미 FTA 반대해서 단식하셨고, 그렇죠? 미디어법 반대해서 의원직 사퇴하고 농성도 하시고. 486의원들 가운데는 그런 사람들 없었나요?
▷천정배>네. 그러니까 제가 뭐 반대만 한 거 같은데 또 제가 우리 민주당의 가치와 정체성에 맞는 여러 가지 정책적 입장 또 개혁적 입장을 일관되게 보여 왔다고 그렇게 자부합니다.
▶정관용>그러니까 486후보들이 되는 것도 깜짝 놀랄 일이지만 누가 더 나은가 라는 측면을 봐 달라. 이런 말씀으로 듣고 말이죠. 한마디로 말하면 이른바 언론에서 말하는 빅3, 그 동안 당대표나 의장을 쭉 해왔던 분들, 이런 분들이 또 하면 안 된다. 이게 핵심이군요.
▷천정배>남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제가 이번에 민주당 대표가 될 수 있는 최적임자지요. 그분들도 훌륭한 여러 가지 요소를 많이 갖고 있고 또 당원이나 국민들로부터 저보다 더 많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 아닙니까, 현재까지는. 그 점은 인정해 줘야 되겠고요. 또 그분들이 우리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고 지도자라는 사실을 제가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민주당을 확 바꿔서 2012년 집권을 할 수 있는 그런 수권정당으로서 기틀을 만드는 것, 이것은 제가 잘 할 수 있다. 제 자신이.
▶정관용>달리 말하면 빅3 가운데 한 분이 또 되면 민주당이 그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천정배> 뭐 그렇게 볼 필요는 없겠죠. 빅3도 빅3 나름대로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고 각각 또 세 분이 다 다르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전혀 다른 인물 같습니다. 그 동안 걸어온 길이라든가. 갖고 있는 생각이라든가.
▶정관용>인물평 좀 해 보실래요? 짧게라도.
▷천정배>지금은 제가 선거 도중이기 때문에.
▶정관용>괜찮습니다.
▷천정배>선거 도중이기 때문에 너무 네거티브를 하면 안 됩니다.
▶정관용>네거티브가 아닌 인물평도 괜찮죠. 조금씩만 해서 장단점, 이런 식으로. 누구 먼저 하실래요?
▷천정배>기호 순으로 할까요?
정세균 대표 시절, 민주당 후진
▶정관용>바로 직전대표인 정세균 전 대표부터. 그러면.
▷천정배>정세균 대표는 개인으로서는 매우 영민한 분이고 또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분입니다. 그러나 지난 2년여 동안 대표를 하면서는 이른바 영수 아닙니까. 여당의 대표하고는 좀 다르죠. 집권당의 대표는 사실상 대통령의 보조자 정도의 역할밖에 안 되는데 제1야당의 대표는 사실 이명박 대통령하고 바로 맞장 뜨는 영수인데, 우리 야당의 정말 영수인데, 영수로서 지금 아까 여러 가지 문제를 제시했던 화끈하게 싸운다든가, 또는 분명한 국가비전을 제시한다든가, 이런 점에 있어서, 또 당내 민주주의, 국민들과의 소통, 이런 것을 과감하게 만들 수 있는 당의 변화를 이끈다든가 하는 점에 있어서 역시.
▶정관용>책임이 크군요.
▷천정배>후진했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정관용>아까 지적하신 민주당의 문제점에 대한 책임은 1차적으로 정세균 직전 대표에게. 손학규, 그 전 대표인 손학규 대표는 어떻게 보세요?
▷천정배>손학규 대표께서는 워낙 통합적이고 화합적이고 온화한 성품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당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서 아주 좋은 역할을 하시는 분인데 한편으로는 과연 우리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가치나 비전이 뭐냐 하는 점에 관해서 제가 아직 자세히 연구를 못해 봤는데, 연설 과정이나 토론 과정에서는 늘 같이 접촉을 했는데 아직 그 문제에 관해서 좀 더 선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가, 이 점에 관해서 좀 보완돼야 할 거 같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정관용>한나라당에 있다 와서 그런지 좀 두루뭉술한가요?
▷천정배>과거 얘기는 할 건 없을 거 같고요. 지금 우리가 미래를 이야기한다,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볼 때 지금 민주당에 그분이 집권의지를 강조하시는데 그럼 민주당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민주당이 돼서 집권해야 되느냐 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좀 더 분명한 비전과 정책방향이 제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정관용>정동영 전 당의장.
▷천정배>정동영 후보의 경우에는 이번에 역시 담대한 진보 또 역동적 복지국가라는 굉장히 진보적인 가치를 과감하게 내세웠어요.
▶정관용>정의로운 복지랑 역동적 복지랑 비슷하지 않나요?
▷천정배>내용상 많이 다릅니다. 조금 있다 설명드릴 수 있는데요.
▶정관용>제가 이따가 다시 여쭤보고요.
▷천정배>그리고 부유세라든가. 상당히 진보적 대안을 확실하게 제시하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어떤 정책과 비전 대결의 장으로 만들었어요. 굉장히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런 점에서 훌륭하고요. 다만 이제 정동영 후보는 저하고도 가까운 동지고 친구로 지내 와서 뭐라고 좀 까긴 힘듭니다만.
▶정관용>대학교 동기시죠.
▷천정배>객관적으로는 역시 지난 대선후보로서 실패한데 대한 정치적 책임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 친구는 좀 있을 수는 있죠.
▶정관용>예. 참 지금 쭉 평가하신 세 분의 장점만 합치면 참 좋겠네요. 그러니까 정동영 전 당의장이 얘기한 어떤 뚜렷한 정책대안, 거기다가 손학규 전 대표의 통합과 화합 능력에다가 정세균 직전대표의 합리성, 이런 게 딱 겸비가 되면 참 좋을 텐데.
▷천정배>제가 좀 그렇게 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바로 어저죠.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참모출신들이 주축이 된 청정회라는 모임에서, 이른바 친노그룹이라고 불러야 되겠죠, 직전 대표인 정세균 전 대표 지지선언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특히 이 점을 지적하는 이유는 누가 뭐래도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경선시절부터 처음부터 노무현의 깃발을 들고 나오신 분은 바로 천정배 의원인데 아니, 친노 그룹이 정세균 직전 대표를 지지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천정배>모르겠습니다. 그분들 나름대로 판단이 있겠죠.
▶정관용>서운하시지 않아요? 우선.
▷천정배>서운하죠. 그런데 정치라는 것은 늘 최선도 선택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차악도 선택하고 하는 거니까. 나름대로 고충이 있으셨겠죠.
노무현의 개혁노선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
▶정관용>왜 그랬을까요?
▷천정배>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큰 관심은 없습니다. 사실은 농담 비슷한 얘기입니다만 원조 친노는 천정배입니다. 천정배이고. 또 저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과 노선, 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한마디로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보자, 그런 철학이 강력했던 분 아닙니까. 또 그 점을 제가 높이 평가해서 그야말로 저 홀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었는데요. 반칙과 특권 없는 나라를 만들자. 그것이 저는 다른 말로 하면 개혁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득권과 모든 특권에 대한 부인이거든요. 그런 개혁노선을 누구보다도 제가 충실하게 잘 지켜오고 발전시켜가고 있다. 이렇게 자부를 합니다.
▶정관용>그런데 왜 친노 그룹은 지지를 안 하죠?
▷천정배>그거는 이제 지난 정권 말기에 제가 한미 FTA에 반대했다거나 뭐 이런 그런 정책적 입장의 차이, 또 정치적으로도 당의 진로에 대해서 생각이 달랐죠. 이런 등등의 것들 때문에 생각이 달랐지만 그것은 사실은 그건 좀 상대적으로 지역적인 것이고 가장 중요한 노무현 대통령의 비전과 정신은 역시 천정배가 가장 충실하게 잘 지키고 발전시켜가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지금 상황 상 아까 지적하신 것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말기의 정책적 차이나 이런 차이 때문에 그런 이유들이 여러 가지 중첩돼서 언론에서 흔히 친노 그룹 할 때 이제 천정배 의원은 빼잖아요. 그렇죠?
▷천정배>그렇게 된 거 같습니다.
▶정관용>본인이 생각할 때는 친노인데. 그죠?
▷천정배>제가 원조지요.
▶정관용>현재 친노로 분류되는 사람들하고는 그런데 차이가 있죠.
▷천정배>그런데 그건 정신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어쨌거나 노무현 대통령 정권에서 이런 저런 역할을 하셨던 분들의, 말하자면 노무현 친위그룹이라고 할까요. 친위세력, 이분들이 구체적으로 모여 있는 거니까 구체적인 실체죠. 그분들을 친노 세력이라고 부르는 건데 그런 점에 있어서는 저는 좀 역시 그것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파괴력이 있을 것 같아요? 전국 245개 지역구 가운데서 한 44곳 가까이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던데요. 아닌가요?
▷천정배>모르겠습니다. 제가 그 점에 관해선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정관용>관심이 없어요? 걱정되지 않으세요?
▷천정배>어차피 제가 무슨 조직이나 계파로 선거 나온 거 아니라고 말씀 드렸지 않습니까.
▶정관용>대의원 혁명.
▷천정배>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거야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정관용>알겠습니다. 잠깐만 쉬었다가 35분에 다시 대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35분에 뵙죠.
▶정관용>네. 천정배 의원과의 긴 대화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앞서 2부에서 그 동안의 판세, 민주당의 문제점,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또 기존 대표들을 지냈던 이른바 빅3에 대한 평가 등등을 쭉 말씀 들어봤고요. 이제 본격적으로 천정배 후보, 천정배 의원께서 내세우고 있는 정의로운 복지국가가 무엇인가. 이 얘기를 좀 나눠봐야 되는데요. 참 이상하게도 공교롭게 지금 이명박 정부가 요새 공정사회를 들고 나오고 말이죠. 그리고 서민, 중산층을 위한,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에 역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안도 복지예산을 많이 늘리고 상당히 공정과 복지라는 면에서 여야 비슷비슷한 방향은 방향인 거 같아요. 그렇죠? 그 점은 비슷한 거 아닌가요?
▷천정배>말만 비슷한 거 같습니다. 내년도 복지예산을 지금 많이 늘렸다고 하시는데요. 물론 좀 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복지예산이라는 건 선진국 수준에 비해서 턱없이 낮지 않습니까. OECD 수준들이 다 20% 이렇게 넘어가는데 우리는 한 10%대의 절반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복지 예산을 최근에 심지어는 10%씩 늘려왔는데 내년도에는 6. 몇%밖에 늘리지 않는다고. 그래서 오히려 복지예산의 증가율을 대폭 줄임으로써 지금 사실은 복지를 외면하는 그런 예산을 짜고 있죠.
▶정관용>말만 비슷하다.
▷천정배>말만 비슷한 거죠.
기득권세력과의 투쟁 통해 정의로운 복지국가로 가야
▶정관용>그러면 천정배표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핵심은 뭡니까?
▷천정배>정의로운 복지국가는 제가 직접 만든 말입니다. 저작권이 저한테 있죠. 한마디로 누구나 똑같이 귀하게 사람답게 대접받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특권과 반칙이 없는 나라. 재벌도, 족벌도 언론도 공권력도 국민 위에, 법위에 군림하지 못하는 나라. 사교육비, 집값, 병원비, 노후걱정 없도록 국가가 복지를 완전히 책임져 주는 나라. 좋은 일자리가 넘치고 비정규직 같은 것은 대폭 줄이거나 없는 나라.
▶정관용>너무 좋은 얘기만 쫙 나오네요.
▷천정배>그런 나라죠. 반드시 우리가 그렇게 가야 할 나라고요. 우리가 그 동안 민주주의의 발전과 눈부신 경제성장을 통해서 충분히 복지국가로 갈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G20정상회담을 한다고 자랑하고 있고 한국의 삼성전자라든가 이런 기업들은 아마도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 아닙니까. 그래서 얼마든지 이런 복지국가로 갈 수 있는 우리의 어떤 기반이 형성돼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의로운 복지 국가, 아까 역동적 복지국가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제가 정의를 강조하는 이유는 진보나 복지가 잘 되려면 말만 복지를 내세우기는 쉽지만 실제로 한국사회에 매우 강하게 뿌리 받고 있는 특권 반칙세력, 기득권 세력을...
▶정관용>대표적인 게 누구누구인 거죠?
▷천정배>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재벌, 족벌 언론, 검찰, 공권력, 요새 같으면 검찰, 국정원 등등의 이런 세력들이죠. 또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정치집단, 이런 세력들이 수는 작지만 각 분야에서 강력하게 조직화되고 힘을 형성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특권, 기득권 세력의 지나친 탐욕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는 그런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된다. 재벌개혁 해야 하고 검찰개혁 해야 되고 언론개혁 해야 되죠. 이런 개혁을 통해서 결국 복지국가로 갈 수 있는 그런 바탕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정관용>이런 걸 묶은 게 정의죠. 정의란 단어입니까?
▷천정배>그렇습니다. 그래서 재벌들이 무슨 탈세를 한다든가. 편법상속을 한다든가. 뭐 순환출자를 통해서 지배력을 확장한다든가. 중소기업의 기술을 뺏어 온다든가.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후려친다거나 하는 그런 등등의 것들을 확실히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되겠죠.
▶정관용>기존의 법과 제도에다가 더 강화해야 한다. 그렇게 되겠죠. 위법, 탈법을 엄단할 뿐만 아니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천정배>그렇습니다. 우리가 10년 집권을 하면서도 그런 개혁을 늘 강조해 왔지 않습니까.
▶정관용>재벌개혁을 사실 못했죠.
▷천정배>김대중 대통령 초기에도 시장개혁이라고 해서 재벌개혁도 했죠. 상당 부분 여러 가지.
▶정관용>구조조정을 했죠.
▷천정배>구조조정도 했는데,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것은 재벌이 자기가 가진 것 이상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없는, 그래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도 얼마든지 공정하게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공정한 시장경제시스템을 만들어야 되겠죠. 그런 점에서 시장개혁이라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정관용>그게 이제 재벌개혁의 내용이고요. 언론개혁은 그럼 어떤 방식이 있을 수 있을까요?
▷천정배>언론개혁은 지금 신문시상을 장악하고 있는 보수족벌언론들의 폐해에 대해서 국민들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더구나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작년에 언론악법을 날치기 해가면서 방송까지 지금 장악하려는 그런 계획을 지금 실행하고 있는 중인데요.
▶정관용>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천정배>그런 것들을 차단해야 되겠죠. 그래서 제가 작년에 방송악법에 항의해서 사퇴서를 내고 싸우기도 했습니다만 앞으로도 우리 민주당이 이점에 관해서 좀 더 분명한 태도를 보여서 그런 방송이 함부로 특권 세력에 의해서 장악되는 것을 막아야 되겠습니다.
▶정관용>네. 미디어악법 같은 것도 법 개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제도개혁을 다 해야 되고 그런 과제들을 내세우겠다, 이런 말씀. 공권력 부분에 대해서는 무슨 뭐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옛날부터 얘기는 참 많았었는데 그런 거에 찬성하시는 거죠?
▷천정배>그렇습니다. 제가 사실은 검찰을 지휘하는 위치에도 있었습니다만.
▶정관용>법무부장관 지내셨죠.
▷천정배>그러나 검찰이 지금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다시 어떤 정치권력의 시녀처럼 돼버렸지 않습니까. 이런 사태를 반드시 해결해야 될 것이고 피해사실 공표를 해서 심지어는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모는 그런 보복적 정치수사도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차단할 수 있는 확실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 매우 중요합니다.
▶정관용>그러니까 복지를 앞세운다는 점에서 많은 후보들이 서민정치와 복지를 얘기하니까 그 점은 비슷한 방향일 수 있지만 정의를 앞세우고 재벌, 언론, 공권력 이런 등등의 개혁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천정배표 정의로운 복지국가는 차별성이 있다.
▷천정배>그렇습니다.
▶정관용>그게 가장 큰 차별성이다.
▷천정배>복지로 가려면 사실 복지가 그냥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의 지지도 받아야 되고 입법도 해야 되고 예산도 마련해야 되고 그러는데 그것을 그야말로 방해하는 세력들이 지금 자리 잡고 있는 부분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고요.
▶정관용>그걸 해야 가능해진다는 거죠.
▷천정배>복지의 내용에 대해서는 (정동영 후보가 내세운) 역동적 복지국가와 대동소이합니다. 다만 이제 복지로 가기 위해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게...
부유세,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다른 대안 있다
▶정관용>그래요. 방금 그거 여쭤보려고 했는데 정동영 후보가 들고 나온 부유세, 어떻게 보세요?
▷천정배>저는 부유세를 도입하자고 하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합니다. 할 수 있죠. 그러나 전 그 전 단계로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나는 현재에도 많은 탈세가 있는 거 같습니다. 제가 법무부 장관할 때 탈세를 강력하게 차단할 수 있는 여러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우리 검찰이 그런 탈세범을 엄단할 수 있는 그런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한 적도 있습니다만 지금 탈세를 방지할 수 있는 여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우리나라 시스템은 탈세를 해도 별로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뒤에 걸리면 세금에다가 가산세 10% 붙여서 내면 되게 돼 있어요. 그러나 고의적인 탈세에 대해서는 이건 강력하게 형사처벌하고 사업을 더 이상 못하도록 해서 그 처벌이 두려워서 탈세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만 탈세가 없어지는데 이런 것들을 이야기 한 거죠. 그 다음에 저는 사회복지세를 소득세에 대한 부가세 형태로 붙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부유세 형식이 아니라.
▷천정배>네. 그러니까 소득세가 누진구조로 돼 있지 않습니까. 소득이 많은 사람은 세금을 더 많이 내게 돼 있고.
▶정관용>거기에 한 10%, 몇 %인지는 모르지만 부가해서 사회복지세를 낸다.
▷천정배>그렇습니다. 과거에 방위세라는 게 있었고 교육세, 주민세도 소득화 하는 그렇게 붙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거기다가 일정부분을 부가해서 세금을 사회복지세로 걷게 되면 그러면 자동적으로 좀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 세금을 내게 되고 소득이 없는 사람들은 세금을 안 내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소득세의 누진구조도 좀 더 누진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좀 더 누진적으로 되는 거죠. 부가세 붙는 순간 벌써. 게다가 더 강화한다.
▷천정배>예. 그래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정의에 맞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그냥 제 생각이 아니고요, 프랑스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래도 재원이 부족하다면 그 다음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부유세인 거지요. 거기는 이제 여러 자산에 대한 또 지난번에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거의 그냥 껍데기만 남았습니다만, 헌법재판소에서도 위헌 결정을 하고 했습니다만 종합부동산세가 사실 그런 부유세적 성격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정관용>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죠.
▷천정배>예. 그런 부유세를, 말하자면 3순위로 정말 하는 것을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이것은 사실 또 학계에서도 논란거리입니다. 소득세에다가 누진하는 것이 옳으냐, 자산, 재산에다가 매기는 것이 옳으냐. 이건 사실 학계에서도 논란거리거든요. 왜냐하면 자산에 매기는 것도 ‘그냥 단지 자산이 있다고 아무런 소득이 없는데 세금을 내라는 거냐.’ 라는 항변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소득에다가 자꾸 붙이는 것은 ‘나는 재산은 없고 소득은 좀 있는데 나보다 훨씬 재산 많은 저 사람들은 하나도 안 하고.’ 이런 볼멘소리가 나오고.
▷천정배>다 해야 되겠죠. 특히나 부동산에 대해서는. 부동산이라는 자산은 대체로 불로소득 아닙니까. 좋게 보면 불로소득이고 나쁘게 말하면 투기자산 아니겠어요. 투기로 인한 소득이기 때문에 역시 그런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 세금 중에서 가장 덜 나쁜 세금이다. 세금이라는 것이 다 국민들이 싫어하는 거겠습니다만 그건 대개 이론적으로 그렇게 확립돼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런 점에서 저는 부유세 문제의식에 대해서 공감합니다.
▶정관용>공감하는데 우선순위라기보다는 1, 2, 3단계 정도로 종합할 필요가 있다.
▷천정배>그렇습니다.
▶정관용>여기까지 말씀 들으면 대략 정의로운 복지국가 내용은 좀 설명을 들은 거 같고 말이죠. 남은 큰 질문이 타 후보와의 연대부분 얘기하고 향후 대표가 되시거나 지도부가 되면 이른바 야권통합, 이 문제 어떻게 처리할 건지. 또 당내개혁, 이런 등등이 남아있는데요. 우선 지금 1인 2표를 다 던지기 때문에 소위 짝짓기 한다고 하는데 제가 인터뷰하면서 ‘누구랑 짝지을 겁니까?’ 여쭤보면 단 한 명도 자기는 누구랑 짝짓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없습니다만...
▷천정배>저는 표만 얻기 위한 연대는 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정관용>글쎄요. 다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천정배>더구나 저는 무슨 계보나 조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연대를 해서 줄 표가 없죠.
▶정관용>그래도 나를 지지하는 사람은 나와 함께 누구를 찍으세요.
▷천정배>그럴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 아무도 없고요. 저도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그럴 생각은 없고 다만 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후보들과는 토론을 통해서든...
▶정관용>그건 누구입니까? 지금 가장 공유가 되는.
▷천정배>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거죠. 이를테면 여러 가지 차원이 있는데 우선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복지국가라든가, 또는 복지국가 재원이라든가, 이런 부분은 이번에 정동영 후보의 담대한 진보라든가 부유세 문제에 관해서 제가 사실은 공감하는 편입니다. 당의 개혁, 당초 우리가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완전개방형 전당원투표제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거 매우 중요한 개혁 과제입니다. 그것만 됐더라면... 이번에 한 사흘 전에 영국 노동당에서 당수를 새로 뽑았죠.
▶정관용>그렇습니다.
▷천정배>3백 5십만명의 당원들이 투표를 했더군요.
▶정관용>동생이 이겼죠.
▷천정배>그렇습니다. 3백 5십만명의 당원들이 투표를 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일본에서 일본집권 민주당이 총재선거를 했죠. 간 나오토가 당선이 됐는데 35만명의 당원이 투표했더군요.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민주노동당이 이정희 대표를 뽑았지 않습니까. 두어달 됐나요? 3만 천명이 투표했더군요. 그런데 우리 민주당이 이번에 만 2천명인가 만 3천명 정도가 운동장에 모여가지고 직접 투표하거든요. 그런 방식으로 폐쇄적인. 제가 대의원들이 잘못됐다는 거 아닙니다. 우리 대의원들 훌륭합니다. 그러나 훨씬 더 당을 확장해서 가야 할 텐데.
▶정관용>그 대목에선 누구랑...
▷천정배>예를 들어서 그런 완전개방형 전당원투표제는 많은 분들이 비판, 쇄신연대를 비판하십니다만 민주희망쇄신연대가 아주 그건 아주 굉장히 강력하게 주장해 왔습니다. 그걸 관철 못했습니다만.
▶정관용>저희 프로에 나오셔서 얘기하신 바 있습니다.
▷천정배>그런 점에서 역시 그런 당의 기득권에서 깨어나서 국민들에게 다가가자는 그런 당 개혁에 동참했던 분들하고 그 점에 관해서는 제가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이번에 나서신 분들 가운데는 누가 있죠? 박주선 후보가 있나요?
▷천정배>박주선 후보, 정동영 후보, 조배숙 후보.
▶정관용>아, 정동영 후보도 조배숙 후보도 같이 했죠. 두 군데서 겹치는 것은 정동영 후보네요. 그렇죠?
▷천정배>그럴 수 있겠습니다. 또 뭐 그렇게 만은 아니고요. 진보노선이면 다 진보를 얘기하는데 역시 제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노선과 또 가장 근접한 가까운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은 이인영 후보가 계십니다.
▶정관용>이렇게 각 측면마다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과는 또 함께 한다, 이 정도로 연대에 대해선 말씀을 듣고요. 대표가 되시거나 뭐 아님 지도부에 입성하시거나 그러면 민주당의 앞으로의 의사결정구조는 조금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완전개방형 전당원투표제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주장하실 거죠?
▷천정배>그렇습니다. 전당원투표제를 앞으로 도입해야 하고 그걸 통해서 당 지도부도 모든 당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고요. 뿐만 아니라 당의 주요정책에 대해서도. 그래서 완전히 민주당의 진짜 주인이 당원인, 당권을 당원에게 드리는 그런 민주당, 그것이 그야말로 민주적이고 열린 민주당 아니겠습니까.
▶정관용>배우 문성근씨가 하는 100만 민란프로젝트 아시죠?
▷천정배>압니다.
▶정관용>문제의식은 비슷한데요?
▷천정배>그렇습니다. 제가 문성근씨 하고 상의한 바도 없는데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서로 문 선생하고 의견을 공유해서 그 민란프로젝트에 제가 첫날 가입을 하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혁진보 단일정당으로 가야
▶정관용>그와 같은 방식의 야권대통합에도 동의를 하시는 겁니까?
▷천정배>그렇습니다. 제가 이미 제 입장을 밝혔는데요. 저는 단순한 연대가 아니라 개혁진보정당 또 아직 정치를 안 하시는 시민사회 분들이라든가 새로운 인물들과 합쳐서 그런 진영이 모두 다 단일정당으로 통합하는 게 좋겠다. 내년 말까지 통합해서 한나라당과 1:1 구도로 내후년에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왜 그러냐 하면 연대는 매우 불투명하다, 그리고 연대의 효과도 통합에 비해서는 좀 낮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복지연대로부터 출발하자. 여러 진보적인 복지연대로부터 출발하지만 차차 정치적으로도 서로 생각을 모아서 결국은 개혁진보 단일정당으로 가야 된다.
▶정관용>여기는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시민단체까지도 포함되는.
▷천정배>그렇습니다. 다 포함해서 그렇게 갈 수 있고.
▶정관용>이런 의견 내시는 분도 여러 분이세요. 이번 경선에 나오시는 분들 가운데.
▷천정배>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사실은 제가 어쨌든 큰 민주당, 가장 큰 맏형이라고 불리는 민주당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하기가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많지 않습니까.
▶정관용>좀 미안하죠. 작은 정당들한테.
▷천정배>저는 그래서 작은 정당이 무슨 민주당에 흡수되거나 이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작은 정당의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방식의 서로 호혜적인, 서로 이익을 볼 수 있는 통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당의 시스템 자체가 아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상향식 민주주의 구조를 가져야 되죠.
▶정관용>그러니까요. 아까 얘기한 완전개방형 전당원투표제가 됐건 100만 민란프로젝트가 됐건 그런 구조를 만드는 데는 이미 다른 소수정당들은 더 앞서가 있잖아요. 제일 걸림돌이 민주당 아닙니까. 민주당만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요?
▷천정배>그렇습니다. 천정배가 그걸 바꾸려고 하는 거죠. 그래서 통합도 그런 민주당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 전제되고 그런 의지를 가진 지도부, 그런 대표가 나와야 통합도 갈 수 있습니다.
▶정관용>당 개혁을 해야만 된다. 이러 얘기군요.
▷천정배>그렇습니다. 더구나 어디입니까, 국민참여당의 경우에는 민주당과 무슨 가치와 비전이 다르다기보다 당의 시스템에 관해서 좀 생각이 다른 거 아닙니까.
▶정관용>옛날 민주당, 열린우리당 시절도 그랬어요. 거의 지금 반복입니다.
▷천정배>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 지도부가 돼야만 통합도 가능하다. 또 앞에 있는 진보개혁세력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민주당의 지도자가 나와야 될 거 아니겠습니까. 그 점에서도 제가 적당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대체로 이번 전당대회, 민주당 속의 주된 의견들은 유사합니다. 물론 세부적인 차이들이 있습니다만 선명한 투쟁 그리고 당 개혁, 복지, 야권의 대통합, 이런 몇 가지 주제들로 함께 모아지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수 있군요. 한 20초 정도만 짧게 우리 대의원, 당원들한테 인사하시죠.
▷천정배>민주당의 변화를 누구나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누가 변화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천정배야 말로 진짜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감히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그 동안 민주당의 가치와 정체성을 누구보다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정관용>예.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시고 좋은 성과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천정배>네. 감사합니다.
▶정관용>천정배 의원과의 긴 대화 마무리 짓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고요. 내일 6시에 다시 옵니다. 안녕히 계세요.
r기사출처: http://www.cbs.co.kr/radio/pgm/?pgm=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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