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인터뷰]
천정배 의원(무소속) "신당 계획 8월말 구체적으로 밝힐 것"
□ 방송일시 : 2015년 7월 29일(수요일)
□ 출연자 :천정배 의원(무소속)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이 연이어 혁신안을 내놓고 탕평인사로 평가받는 당직개편도 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신당추진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뭔가 변화하려는 새정치연합의 여러 노력이 신당추진의 명분을 나름 약화시키면서 주로 호남정치인들 위주로 논의되는 신당이 의미 있는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 신당추진 의사를 꾸준히 밝혀온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정배]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좀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요즘 잘 돼가고 계십니까?
[천정배] 예, 제가 요즘 농담입니다만 많은 야당 의원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아마 가장 속 편하고 마음이 편한 사람이 제가 아닌가, 이런 말을 해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요즘 천 의원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높습니다. 강연 하시면서 전국을 돌고 계시다는데, 많은 분들 만나면서 새로운 야권 세력에 대한 어떤 열망, 분위기, 이런 걸 실제로 체감하십니까?
[천정배] 지금 우리 국민들 경제적으로 또 여러 면에서 극심한 양극화, 불평등 때문에 불안하고 고단한 삶을 살고 계시지 않습니까? 또 최근에 와서는 경제성장 마저 벽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비전을 상실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총체적 무능에 빠진 한국정치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해야 되겠다, 그러려면 그걸 담당할 새로운 개혁정치세력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런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저의 지역인 광주만 본다면 제가 만난 시민들 중에는 압도적으로 신당을 만들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8~90%입니다. 그리고 광주 시민들이 바라는 바는 새로운 인물을 모아서 전국적인 개혁정당을 만들라는 주문을 하시죠. 그래서 저는 그동안 여러 가지 신당문제에 관한 여론조사에도 나와 있습니다만, 저는 지금 이것이 단순히 광주나 호남에 한정된 증상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분들이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해서 기대를 가지고 계시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새정치연합에 대해서는 상당히 그동안 비판을 많이 하고 계신데 요즘 보면 그래도 당 혁신작업이 가속도를 내고 당직개편도 탕평인사가 됐다는 평을 받던데, 이렇게 되면 신당추진의 명분이 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천정배]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정당이 가진 문제는 그렇게 1~2가지 단기적인 요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지난 4월 선거 이전에 당을 떠날 때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비전과 수권능력을 상실했고 자체혁신을 통해서 살아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죠. 물론 최근에 혁신위 활동도 있고 당의 여러 가지 모습이 보입니다만, 저의 인식을 바꿀 만한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혁신위에 대해서 기대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 기대가 사라지면서 신당에 대한 기대가 훨씬 더 커질 거라고 봅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그러니까 혁신을 위한 몸부림은 치고 있지만 회복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판단하시는군요. 요즘 지역을 돌면서 신당과 정치혁신 관련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계신데, 신당추진 일정이 어느 정도 구체화 됐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언제쯤 조직화가 되는 것인지, 밑거름이 나왔습니까?
[천정배] 제가 그 질문을 늘 받습니다. 그제 월요일에 처음으로 대전에 가서 공개적으로 강연도 하고 언론인들도 만나서 기자간담회도 하고 여러 시민들도 만나서 저의 구상도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적어도 8월까지는 국회일정이 별로 없으니까 틈나는 대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분들을 뵙고 공개적으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대체로 8월 말쯤 이런 강연이 마무리 될 쯤이면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 등을 말씀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신당을 만든다면 내년 총선을 겨냥해야 될 테니까 사실은 그렇게 많은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7~8개월밖에 안 남아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신당을 지금 당장 1~2달 내에 뚝딱 만들어야 할 정도로 바쁜 일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실은 몇 달 차이가 될지 모르지만 아직 제가 신당을 만든다는 결심을 최종으로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만들게 된다면 그렇게 많은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걸로 돼있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빠르면 9~10월,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창당을 할 것이라는 얘기로 들립니다만, 아까 그 새로운 인물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참신한 인재가 많은지, 인재영입 작업은 시작이 됐습니까?
[천정배] 우선 새로운 인물이라면 저는 그 중점이 그야말로 정치신인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니까 현실정치인 중에도 좋은 분들이 물론 많습니다만, 그러나 신당이 되려면 새로운 인물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참신한 새로운 인재들은 우리나라에 무궁무진하죠. 만약 그런 분들 중에서 실제로 정치에 나서겠느냐, 이런 분들이 있고 또 좋은 분들일수록 여러모로 현재 자기 분야에서도 여러 가지 성취를 보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또 막상 정치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 아닙니까? 그런 이들을 모으기 위해서 삼고초려도 하고 동서고금에 늘 천하를 다니면서 인물을 모은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노력을 하고 있고 많은 분들을 주로 만나고 있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저에게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그런 인물정보도 주시고 스스로도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시죠. 이런 일들을 지금부터 제가 누굴 확정해놓거나 이러기는 아직 이른 시기입니다. 이것은 어느 정도 신당이든 새로운 세력에 대한 구상이 좀 구체화되고 최소의 핵심적인 사람이 모아져서 그런 집단적인 결정을 통해서 인물도 결정하고 선택도 하고 함께하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현재로써는 그런 기초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고 보고 드립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새로운 인물, 참신한 인물을 강조해 주셨지만 사실 현실정치를 보면 인지도를 갖춘, 다른 말로 하면 좀 영향력이 있는 현역 정치인이 함께해야 조직적, 재정적, 또는 대외적인 파워도 갖춰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혹시 현역 의원들과도 좀 교감하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천정배] 예, 현역 의원들 물론 제가 서로 만나기도 하고 의견교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일반적인 의견교환이기도 하고요. 더러 어떤 분들은 현재, 제가 모두에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정치가 근본적으로 비전을 상실하고 여야 간의 적대적 공생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여야 간에 극한 대립을 하지만 실은 새로운 진입 장벽을 만들면서 정치가 극히 기득권화 돼있다, 그래서 능력을 상실했다. 이런 인식에 동의하는 분들이 꽤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과도 물론 의견을 나누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현재 당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 당을 나와서 새롭게 당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뭐 어떤 분들은 확실히 확보했다는 이야기들은 보도도 되는데 아직 낭설이고요. 저는 이론 논의들이 무르익을 때 어느 순간에 가면 현역 정치인들 중에도 함께하실 분들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요즘 신당을 만들겠다는 주체가 천정배 의원뿐 아니라 이곳저곳에서 여러 군데이다 보니까, 나중에 이분들이 하나로 통합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던데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천정배] 우선 신당을 만들겠다는 주체가 여러 곳이라는 점에 대해서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설왕설래가 있는지는 몰라도 실제로 신당을 만들려면 우선 새로운 비전이 있어야 될 것이고 또 새로운 인물도 있어야 될 것이고,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있어야 될 텐데, 설왕설래는 있지만 과연 실제로 신당을 추진하는 세력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건 현재로썬 아닌 것 같고요. 제가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저는 아직 신당 만든다는 결심을 못 했다고 늘 말씀드립니다만, 그러나 저는 이제 새로운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또 그런 민심이 커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조건만 갖춰지면 신당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여러 흐름이 있다든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고, 기존 정치인 중심의 신당추진도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이 질문 하나 드리고 오늘 시간 마무리를 해야 되겠습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연이어 혁신안을 내놓고 있는데 최근에 의원정수 늘리는 방안을 심도 있게 한 번 논의해보자, 이런 얘기를 꺼냈는데 이게 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천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천정배] 저는 우선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방안은 길게 설명드릴 수 없습니다만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부터 그런 주장을 해왔는데요. 그것은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정확하게 국민의 민심을 반영하는 겁니다. 10%의 지지를 얻는 정당은 10%의 국회의석을 가지게 되고 30%의 지지를 얻는 정당은 30%의 국회의석을 가지게 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역시 비례의석을 높여야 됩니다. 국회의원의 구성비를 지금은 지역구가 많은 대신에 비례는 아주 적지 않습니까? 그것이 비례대표가 전체 정수의 절반까지 되도록 한다든가, 현재 선관위의 안으로도 한 3분의1까지 하는 정도로 상대적으로 비례대표 비율이 훨씬 높아져야 합니다. 이 점은 저도 전적으로 공감하고 찬성하고 있는데요. 중요한 것은 그러면 그것을 위해서 의원정수를 늘려야 될 것인가? 이것은 지금의 국민들의 생각은, 물론 이론적으로 학자들은 많은 분들이 증원을 주장하십니다만, 지금 현재 여야 정치권에서 국민들에게 의원정수를 늘려달라고 요구할 만큼의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아니 뭐 세비도 깎고 예산도 줄이고 그렇게 하면 국민들께서 이해를 해주실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천정배]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그보다는 훨씬 더 여야 정치권이 분명하게 자기 기득권을 버리는 자세, 예컨대 똑같은 말일지 몰라도 독일식 정당명부제 또는 지금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라고 하고 있는데요. 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해놓은 안이죠. 그 안도 저는 90점짜리는 된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현행 제도에 비해서는 아주 진전된 아주 좋은 안인데, 적어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런 비례성이 높은 제도를 채택하겠다는 것을 확고히 한 다음에 증원 논의를 해본다든가 할 수 있는데요. 이게 덜컥 증원부터 이야기해서는 도저히 국민적인 동의를 얻을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홍지명] 정당 지지율이 의석수로 나타나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가장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지지하지만, 당장 의석수를 늘리는 문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정배]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무소속의 천정배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