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실록 지리지 제주목>
1948년 4월 3일, '미욱하고 검소한 이들의 강렬한 분노가 일었다.'
미욱하다의 오늘 날 사전적 의미는 어리석고 미련하다는 뜻이다. 제주도민은 근현대사에서 가장 참담한 사건에 미욱하게 저항했다. 있을 수 없고 있어서는 안 되는 '남북 분단'이라는 비극 앞에 장렬하게 맞섰다.검소한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아닌 한반도의 비극에 뜨겁게 분노했다.
일본의 식민치하에서 벗어난 지 3년 만에 구운 굴비 먹듯 나라의 허리를 ‘뚝’ 부러뜨린다는 이야기에 민중의 분노하여 일어났다. 분노하지 않은 민중은 없었다. 그러나 제주도민의 분노는 가장 처참한 대가를 치렀으며 그리고 가장 숭고한 정신을 남겼다.
다랑쉬굴에서 발견된 유해 토벌대는 이곳에 숨은 주민들을 불을 피워 숨지게 했다. 출처:제주 4.3 사진전/제주4.3평화공원
벌써 62년이 흘렀다. 1948년 4월 3일, 제주도 바다가 민중의 피로 붉게 물든 후 62년째가 되었다. 제주 4.3 항쟁으로 약 3만 명의 민중이 학살을 당했고 3429명은 아직도 행방을 알 수가 없다. 이 만행은 전쟁 중 적군에 의해 자행된 것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해야 할 공권력에 의해 벌어진 것이라 상처가 크다. 제주도민은 이 끔찍한 역사로 패인 상처에 아직도 괴로워하고 있다.
이념이나 정치적 계산이 아닌 거의 '본능적인 저항'
남한의 단독선거, 단독정부의 수립에 맹렬히 저항을 한 것이 항쟁의 시작이었다. 당시 미국 군정과 이승만 정권이 남한 만의 정부를 수립한다면 민족의 분열을 가져올 것이라며 저항했다.
이념이나 정치적 계산에 따라서가 아니라, 민족의 평화를 위해 촌민들이 '본능적으로' 일으킨 숭고한 봉기였다.
저항의 대가가 너무도 처참했다. 민족의 화합을 요구하는 민중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권력은 그들은 잔인하게 살해했다.
너분숭이 .북촌리 학살사건이 발생한 곳.
함덕주둔 제2연대 군인들에 의해 북촌리 주민들이 총살당한 너분숭이 학살터의 애기무덤이다.출처:
제주 4.3 사진전/제주4.3평화공원
'폭도'가 아닌 '민중'이 살해되었다.
권력은 민중에게 ‘좌파’, ‘빨갱이’, ‘폭도’라 낙인찍었고, 봉기를 ‘폭동’이라 규정했다. 권력은 총칼로 ‘폭동’을 진압한다고 했고 ‘빨갱이’,‘좌파’를 살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죽은 이들은 저항하는 민중이었다.
당시 희생된 영령에 분향 중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대통령 최초로 위령제에 참석하였다.출처:출처=제주4.3평화공원
아직도 회복되지 않은 4.3 항쟁의 상처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제주 4.3 항쟁은 여전히 흉터가 남아있다. 4.3 항쟁을 마음 놓고 언급하게 된 것도 고작 10년 밖에 되지 않았고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10년 동안 4.3 항쟁으로 입은 상처를 치료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제주 4.3 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유족회가 창립되어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제주 4.3 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의 제정과 <제주 4.3 사건 진상조사 보고서> 발간이라는 성과도 있었다.
아직도 마르지 않은 유족의 눈물. 출처:제주 4.3 사진전/제주4.3평화공원
그러나 2007년 3월 이후 4.3 중앙위원회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수백 명의 희생자의 명예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또한 아직도 4.3 항쟁을 폭동으로 몰아붙이는 일부 세력들의 폄훼도 근절하지 못한 상태다.
하루빨리 이를 청산해야 한다. 4.3 항쟁의 정신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4.3 항쟁의 정신은 우리에게 남북의 평화통일은 얼마나 오래된 꿈인지, 주권자로서 부당한 권력에 왜 분노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고 있다.
Posted by 북백암혼 대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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