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실/이슈따라잡기

미국 의료개혁, 보편적 복지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인가?

국회 입법조사처는 2010년 4월 2일  "건강보장의 보편적 실현, 미국 의료개혁"이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오바마의 의료 개혁 배경, 법안 주요 내용,  쟁점 그리고 함의와 시사점을 명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이 전 세계적 보편적 복지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신호탄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며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서의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시사점을 검토하고자 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논점 45호


입법조사처는 "지난 100여년 동안 미국 국민은 주로 민간보험사의 보험상품 가입을 통해 질병과 상해 등의 위험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왔다. 국가는 65세 이상 노인(메디케어)과 장애인 및 저소득층(메디케이드) 같은 일부 계층의 사람들에 한정하여 공적 재원으로 건강보장을 실시하여 왔다." "2007년을 기준으로 미국 국민의 15.3%(4,500만명)가 보험료가 비싸서 민간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되어 정부 공적부조 프로그램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건강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조사된바 있는데 이는 해결해야 할 오래된 사회문제중 하나였다." 면서 미국의 선택적 의료복지,  시혜적 의료 복지 제도의 고질적 병폐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회에 살면서 잔여적 복지, 시혜적 복지의 부작용을 참 많이 목격했습니다. 미국의 저소득층은 일정 이상 소득을 넘기게 되면 메디케어와 같은 공정부족의 수혜를 받을 수가 없게됩니다. 이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의료보험의 부담때문에 더욱더 가난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저소득층들은 잔여적 복지, 시혜적 복지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좀 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교육을 받아 계층 이동을 꿈꾸는 것을 포기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미국 사회의 비싼 의료 보험 비용은 결국 난민들, 이민자들 그리고 슬럼가에 살고 있는 흑인들이 하층 계급을 넘어서지 못하게 만드는 좌절의 장벽이자, 또 다른 복지 비용의 낭비로 작용하게 됨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의료보험을 둘러싸고 100여년간 잔여적 복지, 시혜적 복지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강력한 저항한 이유는  결국 백인보수주의자들이 구축한 기득권의 기반, 계급적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저항일 것입니다. 잔여적 복지, 선별적 복지, 시혜적 복지를 통해 계급적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이동성을 차단하여 기득권을 대대로 누리고 싶은 이들의 이해관계가 배경일 것입니다. 

입법조사처 보고서의 흥미있는 부분은 오바마가 선택한 "보편적 복지의 이행 경로"가 전통적인 유럽식 혹은 한국식의 '공공 보험'제도를 채택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초에 오바마와 민주당 정권도 의료개혁과정에서 ‘공보험 창설 및 선택권’(Public Health Insurance Option)을 포함시키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이 사회주의 의료와 일맥상통한다는 반대론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자 오바마는  이념적 장애물을 우회하여 모든 국민 에게 민간보험 가입에 대한 법적 강제조항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미국식 보편적 의료 복지제도를 새로이 탄생시킵니다. 

입법조사처 보고서는  '무상급식' 이슈를 시작으로 전개되고 있는 한국적 보편적 복지운동 진영에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천정배 의원 MB 정권은 한국사회를 약육강식, 승자독식 사회를 만들어 신분사회를 꿈꾸고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편적 복지 운동은 1) 재원, 2) 색깔론 등 이념적 공격, 3) 기득권 세력의 저항 등과 더욱 힘겨운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폭넓은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복지의 정신'을 유지하면서 한국적 상황에 걸맞는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한국적 보편적 복지 시대의 열어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와 존경을 받는 대통령의 리더십, 중산층과 서민의 이해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튼튼한 정당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보수주의자들의 이념적 우려, 기득권층의 강력한 반발을 설득하고 본질을 지키되 타협을 통해 우회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 등을 갖추어 가야 겠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 과 대선을 통해 진보개혁 진영이 지속적으로 보편적 복지 국가건설의 비전으로 많은 국민에게 감동과 지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치밀하고 유연한 정치 전략을 만들어가야 겠습니다

Posted by 세월낚는 강태공    



민주주의 사수를 위한 합동블로그! 
천정배,전병헌,최문순의‘별통통’을 구독하시면 
네이버 화면에서 더 손쉽게 포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클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