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실/언론에서본 천정배

[2008년 7월 25일 폴리뉴스] 민주 언론장악음모저지위원회, KBS 유재천·정연주 잇달아 면담

민주당 언론장악음모저지위원회가 KBS 유재천 이사장과 정연주 사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25일, 민주당 언론장악음모저지위원회는 KBS 유재천 이사장에게는 ‘정치적 중립’을, 정연주 사장에게는 ‘KBS 사수’를 각각 주문했다.

먼저 유재천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천정배 언론장악음모저지위원장은 “우리는 이명박 정권이 언론, 특히 KBS를 장악해 자신들의 실정을 은폐하고 언론을 악용하리라 본다”면서 “이는 단순히 방송의 문제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 장래가 걸려 있기 때문에 야당으로서 총력을 경주해 이 음모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이사장을 비롯해 KBS 이사들이 뚜렷한 독립·중립 의지를 가지고 권력의 잘못된 영향력 행사에 대해 버텨줘야 한다고 본다”면서 현재의 KBS 이사회 모습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천정배위원장은 또 “대통령이 임명권은 있지만 해임권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KBS 사장은 3년 임기가 보장돼 있다”면서 신재민 문화부 차관이 대통령에 해임권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뒤 유 이사장을 향해 “KBS의 최고 어른이 왜 가만히 있느냐”면서 “KBS가 정부 산하기관이라는데, 이사장은 그런 것에 대항해야지, 정 사장을 물러나게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장세환 의원은 유재천 이사장을 향해 “정연주 사장을 사퇴 종용한 게 맞느냐”고 캐물었다. 이에 유 이사장은 “KBS 조직이 너무 분열되어있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정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처신을 해주면 안 되냐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장 의원은 “사장이 사퇴해버리면 그야말로 권력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사장으로 오게 되고, KBS의 존재 가치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이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미경 의원도 “(정연주 사장이 물러나면) 이명박 캠프에서 일한 특보가 사장으로 온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정부가 공영방송 KBS를 장악하려는 음모에서 검찰·감사원·국세청이 무리한 조사를 벌였고 신태섭 이사를 쫓아낸 걸 안다”고 말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면 걸러질 것은 걸러지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이미경 의원은 유 이사장을 향해 “진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세상을 너무 나이브하게 사시는 거다”고 일소했다.

김세웅 의원은 “멧돼지 사냥을 할 때는 사냥꾼과 사냥개 그리고 몰이꾼이 있다”면서 “마음이 안 들겠지만, 정연주라는 멧돼지를 잡으려고 수십 마리 사냥개가 달려들었고, 자칫하면 유 이사장이 사냥개와 몰이꾼 역할로 지탄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재윤 의원도 유 이사장을 향해 “언론의 자유를 지켜줘야 한다”면서 “권력이 바뀐다고 해서, 자기들 뜻대로 안 한다고 해서 사장을 바꾸거나 프로그램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사장에게 명예롭게 처신해달라고 얘기하는 것은 원칙이 아니다”면서 “언론은 정치권력과 자본 모두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어 KBS 정연주 사장을 만나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장악음모를 저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정배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이 KBS를 비롯해서 방송을 장악하려고 하고, 권력에 비판적인 여러 언론과 네티즌들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면서 “이는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협이라 생각하고 당력을 총동원해서 막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정연주 사장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가 KBS의 핵심과제가 되고 있다”면서 “정치적 독립성과 관련해서는 방송법이 정하는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게 핵심과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장에 대해 해임권이 (대통령에게) 있냐는 얘기도 있는데 방송법 제정의 취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런 논리대로라면 대법원장도 헌재소장도 해임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정 사장은 또 “정치적 독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한 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성숙되어 있고 절차와 제도에 대한 존중이 뿌리내렸기 때문에 이 문제는 잘 극복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KBS 유재천 이사장과 정연주 사장을 잇달아 만난 후,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방송장악·네티즌 탄압저지 범국민행동’을 주최하고 시민들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장악음모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