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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이슈따라잡기

'전교조↑=수능성적↓' 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전교조 가입 비율과 수능성적과의 관계' 자료를 한나라당 모 의원이 발표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자료'라고 불릴 만한 자격이 있는 지 의문이다.
"어쨌든 전교조 소속 교사가 많으면 수능성적 떨어진다!"라는 결론 하나 짜맞추려다 지나치게 무리를 둔 게 아닌가 싶다.
바로 이런 걸 두고 '매도'라고 한다.

1966년에 미국에서 '콜먼 보고서'가 나왔다. 당시 미국은 '교육의 불평등'을 분석하기 위해 존스홉킨스대 사회학과 교수였던 제임스 콜먼에게 연구를 의뢰했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콜먼보고서(Coleman Report)다.
4000개 학교, 62만명 학생이 연구대상이 되었다. 2년 정도 걸린 이 연구는 100가지가 넘는 '학업성취에 미치는 변인'들을 연구하였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성적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가정과 지역'이다.
부모의 지위, 경제적 수입, 거주 지역 등이 그것이다.
뭐 딱히 신기한 것도 없다.
대한민국도 그러지 않는가? 강남을 비롯한 '8학군'을 외치는 우리나라도 이미 체득한 사실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애들은 당연히 사교육도 더 많이 받을 것이고 대체로 성적은 높다.
아이들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의 수가 아니다.

이 콜먼보고서의 언급은 둘째 치고
가장 먼저 마음에 걸렸던 것은 따로 있다.
'전교조 가입 비율과 수능성적과의 관계' 라는 자료가
콜먼보고서 만큼 치열한 노력이 없는 자료가 아니라고 비판할 생각도 없다.
다만 한 가지 씁쓸한 것이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연말에 종종 보는 뉴스다.[자료출처=연합뉴스 보도화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이 얼마나 피폐한 지 관심은 있느냐다.
청소년들의 성적이 아닌 '삶'말이다.

성적때문에 자살을 매일 생각하는 '우울증 고위험군' 학생이 5명 중 1명 꼴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고등학교 2-3학년이 넘어가면  인생에서 최고가치가 '돈'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을 앞서기 시작한다고 한다.

청소년 층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고 한다.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청소년을 자살로 몬다는 것이다.

먼저 눈에 들어와야 하는 것은
'성적'을 미끼로 아이들을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경쟁에 몰아넣고 있는
기형적인 '교육실태' 아니던가.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 이런데
전교조를 몰아잡기 위해 '수능성적'을 끌어들이는 것이 슬프다.

결국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교육의 최고 가치는 역시 '입시'인 것인가?
대한민국의 교육 철학이란 '성적'인 것인가?
이제는 국회에서 조차 그것을 인정하고 들어가버리는 것인지
씁쓸함을 넘어서 덜컥 겁이 나기 까지한다.

Posed By 북백암혼 대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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