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왕범이' 아래 '해치'
작년 청계천을 걷다가 "방귀대장 뿡뿡이 같이 생긴 저 노란 건 뭐지?" 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게 귀여운 호랑이 캐릭터 왕범이 대신 2010년 디자인서울을 대표하는 캐릭터였다니.
그리고 더 가슴 아련한 정보 하나! 왕범이의 부모가 88올림픽의 상징인 호돌이,호순이였다는 왕범이가 살아있을 당시의 말을 들어봅시다!
(아래 박스 내용)
저를 가르쳐 주신 분은 물론 지난 88년 전세계 사람들을 초청하여 훌륭하게 올림픽을 치루신 우리 '호돌이', '호순이' 부모님이셨고요. 아버지는 조금 엄하셨지만 제가 왜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 지를 잘 가르쳐 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앞으로 해야할 일도 저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야 한데요. 친절한 안내자가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질서를 바로 잡으며, 깨끗한 도시와 사람들에게 인정을 가르치는 역할을 하여야 한데요.(<-더 아련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ㅠ.ㅠ)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 그 중 제일 친한 친구는 경복궁에 사는 까치 "까순이"와 관악산에 사는 참새 "참돌이"예요. "까순이"는 서울의 역사를 구경하려고 제가 경복궁을 갔는데, 검고 흰색의 정장차림으로 저를 정중히 맞이하더니, 눈가에 미소를 지으며 서울의 찬란한 역사와 우리 고건축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데 그만 저는 한눈에 반하고 말았어요. (까순아.. 참돌아..살아있니?..)
- 왕범이가 직접 말하는 왕범이의 가족관계 및 대인관계
그런데 해치가 생김새는 방귀대장 뿡뿡이를 닮았어도 설마 방귀대장 뿡뿡이를 모델로 하진 않았을 터. 해치는 어떤 동물을 캐릭터화 한 걸까요?
해치는 바로 이 가상동물을 캐릭터화 한 것입니다.
언뜻보면 한국을 상징할만한 동물로 보이겠지만 '해치'의 근원을 따지고 보면 중국동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해치가 중국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라는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과 시의회의 여러 차례에 걸친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세훈 시장의 해치 사랑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가 시 상징물인 ‘왕범이’를 ‘해치’로 교체하면서 수억원의 예산을 썼던 것이 알려지면서 '오세훈의 일회용 이벤트 사랑'이 맹비난을 받기 시작한 겁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왕범이에 쓰인 사업비는 98년부터 08년 해치로 교체되기 이전까지 5억8350만원, 이중오 시장 재임 시절에 쓰인 돈만해도 1억4300만원에 달합니다. 특히 서울시는 07년과 08년에 걸쳐 해치로의 상징물 전환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왕범이 마케팅과 기념품 제작에 1억원 가량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다 08년 5월13일 시 상징물을 해치로 교체하면서 왕범이 캐릭터 사업이 전면 폐지돼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입니다.
왕범이 마케팅 폐지에 낭비한 예산만 1억원. 거기에 해치로 상징물을 바꾼 이후 작년까지 1년7개월여 동안 디자인개발, 다큐멘터리 제작, 문화상품화 사업, 홍보물 제작 등의 명목으로 24억3100만원을 썼습니다. 연구비 2억6200만원을 포함하면 26억9300만원이다. 내년에도 해치관련 사업비로 수십억원이 책정되었습니다. 해치상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단 세 곳. 시청, 한남대교 남단, 은평구 뿐 입니다. 그나마 24억3100만원 까지가 서울 상징물에 쓰인 돈의 끝인데, 시의회에서 오세훈 시장이 남산 서울타워에 크리스털 해치 조형물과 해치거리까지 총 10억 6800만원을 들여 설치한다는 걸 '낭비'라는 이름으로 막았기에 더 큰 낭비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십시오. 여기서 퀴즈 나갑니다. 해치의 몸값은 얼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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