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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이슈따라잡기

'교육국'이란 탈을 쓴 '안티 교육청'의 실체

"2009년 수능이 20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경기도 교육국 신설이 얼마나 중요하길래 경기도 지사님과 경기도 교육감님이 그렇게 싸우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경기타임즈에 실린 작년 수능을 앞둔 주부 이모씨의 인터뷰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왜들 그리 싸우고 계신 걸까요?

이 싸움의 화근은 경기도 교육을 총 관할하고 있는 경기도 교육청이 하고 있는 일을 굳이 경기도 지사께서 교육청과는 별개의 '교육국'이라는 단체를 만들면서 시작됩니다. 그럼 이제부터 경기도의 '교육국'이 왜 안티 교육청인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첫째, 역할뺏기입니다. 교육청은 "교육국의 설치는 헌법 제31조의 교육자치 훼손
"이라는 주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교육국은 "법적으로 도지사, 교육감의 관장사무는 엄격하게 구분되며, 제도교육에서 살피지 못 하는 부분을 평생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직업과 연결해주는 것으로 교육자치훼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도지사는 학교교육지원, 평생교육, 지역인적자원개발,대학유치 등을 맡아서 하는 것이며 교육감은 유치원, 초중등 학교교육 운영 등을 맡는 것"이라며 교육국과 교육감의 관장사무 영역을 구분했는데요. 그러나 이는 너무나 뻔뻔한 반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교육청에서는 이미 학교교육지원, 평생교육,지역인적자원개발,대학유치 등을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교육국은 "기존 교육청의 사무를 고단위로 확대하는 것으로 교육자치 훼손이 안 된다"는 뻔뻔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교육청의 주장은 도민들의 학습권 확장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둘째, '교육국'이라는 명칭에 관한 문제입니다. 경기도교육청 안에는 '교육국'이라는 명칭을 가진 조직이 있습니다. 만약 이런 사태가 가요계에서 일어났다면 이런 제목의 기사가 떴겠죠.


경기도교육청 "교육국", 경기도지사 "교육국" 이름논란, 그 오해와 진실은?
두 개의 교육국, 교육계의 동명이인 논란

연예인도 이름이 같으면 바꿔주는 센스. 비슷하게 지으면 되지 굳이 똑같이 이름을 써야하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국은 "명칭은 중앙행정조직과 지방조직간의 연계성, 소관업부의 특성의 함축성, 시대상황(응??), 간결하고 알기 쉬운 명칭을 감안하여 선정하였다. 또한 도와 교육청이 같은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법적기능과 고객이 달라 혼란은 없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경기도 교육국의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캠페인이라도 열고 싶은 심정입니다.  

셋째, 정치성향의 문제입니다. 정치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진보성향 김상곤 교육감과 보수성향 김문수 지사는 대립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을 터. 김문수 지사는 '교육청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한다면 교육청에 지원을 하면 될 것을 굳이 분리시켜 세분화하고 구체화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경기도 지사로서의 성과도 내면서 동시에 진보성향을 가진 김상곤 교육감을 무력하게 만드는 일거양득의 효과인 셈이지요. 실제로 이미 김상곤 교육감의 핵심 공약들은 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를 거치며 '무상급식 확대 예산'과 '혁신 학교 예산'이 100% 삭감되는 등 탄압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국 신설을 최종 논의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도의회는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경기도의회 는 전체 의석 117석 가운데 한나라당이 100석, 민주당 12석, 민주노동당 1석, 무소속 4석입니다.

도 및 시군 평생교육 프로그램 3,841개에 789억원, 2010년 평생학습시스템 사업비 5억원, 2010년 6월 사이버 교육프로그램 통합 포털사이트 운영 6억원 등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교육사업에 필요한 돈은 상상초월입니다.  

예산은 예산대로 펑펑!


진보성향의 김상곤 교육감이 한나라당이 여당으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시기에 당선이 되면서 이미 김상곤 교육감은 싸움을 예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 하게 탄압하는 것도 모자라 독립된 교육기관을 만들어 여당의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김문수 지사의 정치적 발상에 참으로 '기발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공교육 보다 사교육비가 더 많이 드는 한국사회의 척박한 교육계에서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김상곤 교육감은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