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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방지법 10주년 토론회 천정배 의원 "비리척결, 기업.자본의 문제로 확장해야"

천정배 의원이 22일 열린 부패방지법 제정 10주년 토론회 "한국사회 부패방지제도 10년의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 에 토론자로 참석했습니다. 다음은 천정배 의원 토론 전문입니다.



 

 

 


부패방지법이 제정된지 10년, 저도 감회가 깊습니다. 제가 1996년 처음 국회의원이 됐는데 그 무렵 당시 참여연대 입법청원을 했습니다. 제가 소개를 한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김대중 총재께 보고를 하면서 여러 내용을 설명하고 꼭 입법해야한다는 말씀을 드리니까 많이 격려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부패방지법은 시민사회가 주도적으로 만든 법안입니다. 한편으로는 그 후 97년 대선을 통해서 김대중 국민의 정부가 수립됨으로써 부패방지법 입법에 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부패방지법 뿐 만 아니라 몇가지 개혁입법들이 있었습니다. 돈세탁방지법,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이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도 모든 법에 가장 앞장 서서 잘 만드려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입법과정에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안 되고 후퇴한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예컨대, 내부고발자에 대해서 더 강력한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약화됐죠. 실제 여야간 합의를 한 상태에서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면 제가 앞장 서서 꼭 수정안을 내서 더 좋은 안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대체로 30여명의 의원들이 수정안에 찬성해줬습니다. 그 분들이 가장 이 사회에 개혁적인 국회의원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지난 10년간 부패방지 제도에 변화가 있었는가. 냉철하게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뇌물이 과연 없어졌는가 통계적으로 잡기 어렵습니다. 뇌물로 혐의를 받은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면 뇌물이 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거꾸로 뇌물죄를 처벌하는 검찰, 경찰, 법원에서 더 열심히 일했다고 볼 수도 있는 문제죠.

과연 부패가 없어지고 있습니까? 저도 주변에 많은 분들에게 묻습니다. 공무원이 뇌물을 주고 받는 것은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지난 10년동안 한국사회의 여러 기업, 자본 권력이 워낙 크고 그 영역이 검찰권력, 경찰권력을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이 영역의 권력은 노골적 뇌물이 아니더라도 이권, 편의를 제공할 힘이 있죠.  큰 틀의 부패란 면에 있어서는 한국사회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전관예우 문제가 그 사례입니다. 전관예우에 관한 비판도 있었고, 청문회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고 입법도 있었으나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10년을 기념하는 토론회를 계기로 좀 더 부패척결의 의지를 다졌으면 합니다.  

이명박정권은 집권 초 부패방지위원회를 확대 계승한 국가청렴위를 폐지하고, 국민권익위로 통폐합하면서 부패방지업무는 인원도 줄고 조사권한도 없는 일개 국장급 부서에 맡겼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께서 공직부패척결의 의지를 다짐하셨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부패문제를 감시, 조사하는 기능을 확대, 강화해야 합니다. 더구나 최근에 국민권익위원장이 ‘공직자에 대한 청탁수수금지’ 입법을 국무회의에서 제안했는데 바로 무시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반드시 추진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 부패방지의 문제를  단순하게 공직자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더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 자본의 문제로 확장해야합니다. 특히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가지 세세한 입법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바로 전관예우문제, 잘 만들어놓아도 오해하고 빠져나갈 틈이 생깁니다. 법 자체가 느슨합니다.  

무엇보다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공직자도 문제지만, 역시 『삼성을 말한다』의 저자 김용철 씨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가 처음 붉어졌을 때, 과연 이 문제가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를 지켜보았습니다. 잘 안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잘 되지 않았습니다. 김용철 변호사만 왕때 됐고, 사석이나 밀실에서 비공식적으로 이야기해보면, 가장 적대의 대상, 공정 1호가 김용철 변호사로 되어있더군요. 우리가 냉정하게 지시하고 운동을 해야되겠다 생각합니다.

액튼 경의 말처럼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합니다. 한국사회의 절대권력인 재벌, 언론, 검찰부터 개혁해야 합니다. 개혁이 정의를 바로세우는 첫 걸음입니다.




삼성총수에 대해서 특검까지 만들어서 조사했습니다. 특검 법안 통과하려고 물리적 충돌까지 있었죠.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대법원에서도 면죄를 줬습니다. 삼성총수에 대해서 형이 확정되자마자 단 한명을 위한 특별사면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을 사면해주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국가권력이 다 모여서 국무회의를 열어서 의결했습니다. 앞으로 이러가 반드시 척결해야되겠습니다.

지난 십여년 동안 우리 사회에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잇습니다. 그런대도 재벌은 나날이 잘 되고 있죠. 이명박정권 3년 동안 재벌들의 자산은 크게 늘어났습니다. 재계서열 1위인 삼성의 경우 144조4000억원에서 231조원으로 무려 60%나 늘어났습니다. 강만수씨가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환율 효과가 없었더라면 적자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총체적인 구조가 아주 힘센 기득권층의 엄청난 이익을 줬다는 것 우리가 꼭 기억해야되겠습니다.
재벌, 언론, 검찰을 비롯해서 개혁사회를 총체적으로 개혁하는 것이 부패를 근절시킬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반칙과 특권을 없애는 것이 시작입니다. 내년 대선에서 민주개혁진보세력이 승리해서 반드시 재벌,언론,검찰개혁부터 시작해야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