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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사 및 인터뷰

[KBS1라디오] 천정배, “협치내각 구성? 뭐라고 부르든 대연정 시도 ”



- 보수야당 포함한 대연정은 책임정치 원칙에 벗어나 
- 개혁입법연대로 국회 원구성 했으면 협치내각 필요없었다
- 진보야당에 장관자리 나눠줘도, 한국당이 가로막아 개혁입법 처리 난항
- 평화당, 현재로선 건강한 야당 역할이 더 중요, 입각 부정적
-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상임위원장 장악하면 개혁입법 처리 못해
- 선거법 주고 개혁입법 통과시키는 큰 틀의 정책 주고받기 필요 
 
[최강욱] 청와대의 협치 내각 구상을 두고 정치권이 연일 술렁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연대 대상과 제안 내용이 뭐냐, 모호하다. 생색내기용 아니냐, 진정성이 필요하다. 여러 얘기들이 야당으로부터 나오고 있는데요. 어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 이어서 오늘은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과 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천정배 의원님, 나와계시죠? 
 
[천정배] 안녕하세요? 천정배입니다. 
 
[최강욱]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천정배] 그렇군요. 
 
[최강욱] 청와대가 협치 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있다, 이렇게 밝힌 것에 대해서 일단 의원님께서도 SNS를 통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먼저 피력하셨더라고요. ‘한국당과의 대연정 시도로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렇게 언급을 하셨던데요. 협치 내각은 대연정이다, 이렇게 못 박으신 이유가 뭔가요? 
 
[천정배] 우선 협치 내각 얘기는 청와대 대변인이 그저께 사실 흘리듯이 했지 않습니까? 그런 형식도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그렇다 치고요. 그 발언 내용을 보면 “어디까지가 보수이고 어디부터 진보인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정치는 살아 있는 생명체인 만큼 가능성은 많이 열려 있다” 이렇게 모호하지만 보수이고 이런 소리까지 한 걸로 봐서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한 것으로 해석을 저는 했습니다. 또 언론이나 야당도 다 그렇게 보고 있지 않습니까? 
 
[최강욱] 그런가요? 지금 보도를 보면 김의겸 대변인이 기자들하고 만난 자리에서 여러 가지가 맞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쉬운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논의가 진행되어 가면서 성사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언급을 했더라고요. 
 
[천정배] 당연히 그렇겠죠. 
 
[최강욱] 그런데 이게 일각에서는 그러면 자유한국당은 아직 지켜보겠다는 입장이고 민주평화당은 적극적으로 입각을 고려하는 것 같다, 이런 보도가 나오면서 과연 이게 대연정 제안이냐, 소연정 제안이냐, 이 부분은 아직 명확한 해석이 따라붙지 않는 것 같던데 어떠세요? 
 
[천정배] 우선 저는 당초 개혁입법연대를 제안하고 계속 강조를 했지 않습니까? 그것은 단순히 개혁 세력이 모여보자는 것을 훨씬 넘어선 구체적인 제안이었는데요. 그러니까 지난번에 이미 원구성이 됐잖아요, 국회의장, 상임위원장 상임위 배정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 원구성을 하기 전에 최소 157명에 이르는 개혁파들이 서로 힘을 합치면 그 힘을 가지고 국회의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고 또 모든 상임위원회에서도 단 1석이라도 다수파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우선 국회의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야당과 타협도 하고 대화도 하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원구성이 그렇게 안 됐지 않습니까? 예컨대 법사위원장만 해도 자유한국당이 됐고 여러 가지 됐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개혁입법을 하려면 자유한국당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자유한국당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그런 것은 해야겠죠. 아마 청와대나 여당에서도 그런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겠죠. 그런데 저는 그것이 그러면 국회 안에서의 협력, 타협으로 충분한 것이지 왜 자유한국당 사람을 내각에 끼워서 그거 대연정 아닙니까? 뭐라고 부르든. 그것은 책임 정치 원리에 어긋난 겁니다. 사실은 여당과 야당이 함께 내각을 구성한다. 물론 국가비상사태라든가 거국내각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아니고 오히려 촛불혁명 이후에 적폐청산 개혁이 우리 역사적 과제고 민심의 요구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미안한 이야기지만 적폐청산 반개혁 세력하고 함께 내각을 하자, 이건 저는 옳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을 무시하자는 거 아닙니다. 그러니까 국회에서의 실체로 인정을 하고 협치를 하면 되는 것이지 그거를 정권에 같이 끼워서 내각에 끼워서 하자. 예컨대 자유한국당이 어떤 장관직을 줄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 장관 휘하에 있는 모든 개혁이나 적폐청산은 차질이 크게 빚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고요. 실제로 어제도 아마 김성태 원내대표가 이 프로그램에서 이미 거절했다면서요? 
 
[최강욱] 예, 뭐 반성과 사과가 먼저다, 이런 식의 말씀을 하셨었는데요. 의원님 보시기에는 그러니까 개혁 작업은 생각보다 지지부진하고 또 입법 과정에서도 성과도 없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청와대 입장에서는 자유한국당하고 손 잡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지금 장관 몇 자리를 내줘야 하는 걸로 본 것 같다, 그러니까 대연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해석이신 것 같은데요. JTBC가 어제저녁에 보도한 걸 보면 청와대 측에서 당초 우리도 한국당의 내각 참여는 원치 않는다, 그걸 고려한 건 아니다. 이렇게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구체적으로 민주평화당하고 정의당에 각각 한 곳씩 장관직을 배분하려고 한다, 이런 관측까지 나오던데. 
 
[천정배] 저도 보도에서 접했습니다만, 그러면 우선 첫째는 개혁입법이라든가 개혁 적폐청산을 제대로 해야 할 텐데 이미 원구성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자유한국당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그러니까 민주평화당이나 정의당을 높이 봐주는 거는 고맙다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자유한국당의 협력을 받지 않고서는 아예 개혁입법 처리가 불가능합니다, 현재 구조에서. 그러니까 양당에게 장관 한 자리씩 나눠주겠다하는 것 정도하고는 뭔가 국회의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고 저는 보는 거죠. 
 
[최강욱] 그렇게 하면 하나마나다? 
 
[천정배] 하나마나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물론 개혁 세력이라도 서로 힘을 모아야겠죠. 그다음에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소연정이라고 부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것도 제가 남의 당까지는... 정의당이나 다른 당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저희 민주평화당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가 국회에서 개혁입법 등에 관해서 정부여당과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만 그러면 충분한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야당이 여당과 말하자면 뭐라고 부르든 연정 아닙니까? 행정부의 책임까지 나눌 필요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야당으로 선택됐습니다. 그래서 그 민의에 따라서 야당 노릇을 충분히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부여당이 하는 일 중에 우리의 생각과 맞는 것, 개혁 작업 같은 것은 충분히 협력하고. 그러나 정부여당이 잘못하는 일에 대해서는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너무 압승을 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일당독점의 오만, 사실은 독선이 이미 지금 여러 군데에서 터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에 대해서 오히려 민주평화당으로서는 야당성을 강화해서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강욱] 건강한 견제 세력으로 남는 게 중요하지, 입각이 중요한 건 아니다. 입각에는 부정적으로 보시는 입장이시네요? 
 
[천정배] 그렇습니다. 더구나 이제 아까 말씀하신 JTBC 보도에 의하면 경제부처 쪽을 한 자리를 민주평화당에 준다, 이런 보도 아닙니까? 그런데 대체로 우리 당 의원들의 분위기도 다른 건 모르지만 경제 문제에 관해서 우리가 정부여당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견제하는 것이 옳겠다. 그래서 입각을 하더라도 경제부처 입각은 곤란하다. 이런 분위기도 일부 있었습니다. 
 
[최강욱] 그러시군요. 의원님, 아까 말씀 첫머리에 대연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말씀 주시면서 그전에 제안하셨던 개혁입법연대 설명을 좀 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그때 말씀대로 과반을 확보한 다음에 주도를 하자는 말씀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 측면이 있는 반면에 만약에 그렇게 해서 연대를 해서 모든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다수를 점하게 되면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뛰쳐나가서 몽니를 부리기 시작하면 더 꼬이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또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었나요? 아니면 정말로 과거처럼 나눠먹기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을 제대로 고려도 하지 않은 결과인가요? 
 
[천정배] 우선 그래서 저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수뇌부의 의지와 배짱이 중요하다고 봤던 겁니다. 
 
[최강욱] 의지와 배짱?
 
[천정배] 예, 자유한국당이 반발하겠죠. 제가 무조건 야당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국회 사정이 사실은 제가 10여 년 전 원내대표를 할 때 그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에게 야당에게 법사위원장 등을 배부했어요. 그때 여권 내에서는 비난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때하고 지금하고 상황이 다릅니다. 그때는 국회의장에 직권상정권이라는 게 있었어요. 그래서 야당이 소수파가 아무리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국회를 마비시켜도 마비시킬 수가 없게 되어 있어요. 그걸 국회의장이 언제든지 본회의로 가져와서 처리할 수 있었단 말이에요. 
 
[최강욱] 그렇군요. 
 
[천정배] 그런데 지금은 그후로 이른바 선진화법을 만들면서 그게 없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야당에 법사위원장이든 무슨 위원장이든 위원장 한 사람만 이걸 거부를 해버려도 국정 전체가 마비되어버리고 입법 자체가 무산되지 않습니까? 소수파가 전체 입법을 무산되게 만드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고 그것이 헌법인가요? 그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과거하고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충분히 개혁입법연대를 만들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이 뛰쳐나가면 뛰쳐나간 대로 또 타협도 하고 달래기도 했어야겠죠. 
 
[최강욱] 그러니까 그렇게 발목이 잡혀서 법사위에서 모든 게 막히고 사전에 상임위에서 통과 안 시키고 이런 상황보다는 먼저 다 점한 다음에 나중에 또 협상을 하고 타협하는 게 더 전략적으로 나았을지 모른다, 배짱이 필요했다. 
 
[천정배]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봤습니다. 미국에서 다 그렇게 양당. 미국에서 한 석이라도 많은 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전부 다 차지하지 않습니까? 
 
[최강욱]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그랬었잖아요. 
 
[천정배] 그렇습니다. 
 
[최강욱] 그때 말씀이신데 의원님, 이 부분도 한번 비교해 주시면 좋겠어요.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당시에 대연정 제안을 하셨잖아요. 그때하고 지금의 청와대의 모습은 형식적으로는 다릅니다. 보면 당에서 건의한 거를 청와대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 이런 식으로 흘리는 듯한 모습인데요. 이게 본질적으로 같다고 보십니까? 다르다고 보십니까? 
 
[천정배] 문제의식은 비슷하죠. 노 대통령께서 대연정 제안을 한 것도 도저히 야당의 협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때 그런 국회 상황이었거든요. 여소야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갔는데 그때 아주 개혁 세력들, 국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서 말만 꺼냈다가 다시 회수했지 않습니까?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보다는 상황이 좋아요. 그때보다는 꼭 좋은 것은 아니겠군요.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개혁입법연대를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넘어가버렸기 때문에 지금은 어쨌든 자유한국당과 타협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런데 저는 이런 식으로 거기다 내각에 참여를 시킬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큰 틀의 주고받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선거법 개정입니다. 저는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로 바꿔야 한다고 늘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실 지금은 아마 자유한국당도 그런 선거제도에 대해서 관심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길이 있을 때마다 국민의 민의가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번에 발의한 헌법개정안 안에도 들어있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선거법 개정을 고리로 해서 개혁입법에 도움을 얻는다거나 또는 더 나아가면 개헌, 권력구조 개헌을 매개로 해서 협력을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도 이미 문재인 대통령께서 과거에 여러 번 그때 그런 이야기들을 하셨을 겁니다.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를 야당이 받는다면 권력구조를 양보해서 타협할 수 있다. 이런 말씀 스스로 하신 바가 여러 번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그런 정책적으로 여야 간에 큰 대타협을 그런 의미의 협치를 하는 것.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자기 역할을 하면서 협치를 하는 것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야당을 끌어들여서 여당화시키겠다? 이게 대연정이라고 저는 보는데요. 아마 자유한국당은 듣지 않을 것이고 그 사람들이 다음 집권하려는데 제1야당이 호락호락 그냥 끌려오겠습니까?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대로 저희 민주평화당 같은 작은 야당은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협력으로 충분하지 국정의 책임까지 우리가 나눠가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최강욱] 결과적으로 하여튼 청와대의 의지가 제대로 관철될지 하여튼 의문입니다. 의원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정배] 고맙습니다. 
 
[최강욱] 지금까지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