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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전망대] 천정배 "한미 FTA 발효, 간이나 쓸개 빼주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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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SBS라디오 <서두원의 SBS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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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두원/진행자:

한국과 미국 정부는 2007년 6월에 FTA 협정에 정식 서명을 했는데요, 그러나 3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양국 의회의 비준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민주당을 비롯한 야 4당 의원 32명과 미국 의회의원 20여명이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한미 공동성명을 채택했는데요,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 전화로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천 최고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 서두원/진행자:

한미 FTA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주시죠.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네. 한미 FTA에는 우리 정부의 공공정책권, 그리고 주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독소조항이 여러 가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데 투자자 국가제도, ISD라고 영문으로 부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정부가 서민들을 위해서 복지정책을 펴려고 한다고 하죠. 그때 미국의 투자자가 그 정책 때문에 내 투자에 손해를 미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거든요? 그러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손해배상을, 그것도 막대합니다. 엄청난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고 또 그 소송은 우리 한국의 법원에서 재판하는 게 아니고요. 국제중재재판소에서 판결을 내리는데 단심입니다. 1심, 2심, 3심 대법원, 지방법원이 있는 게 아니라 단 한 번에 끝나게 되어 있어요. 그 소송이 무서워서 한국 정부가 복지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또 재작년에 세계금융위기가 있었죠. 한미 FTA가 발표되기 전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 우리로서는 매우 다행입니다. 한미 FTA 내용 중에는 여러 가지 위험한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를 다 풀어놓고 있고 또 우리가 어떤 금융위기가 올 때 세이프 가드라고 하는 그런 장치들도 매우 제한적으로 만들어 놨어요. 그래서 이게 아주 심각하고 한미 FTA가 체결된 다음에 금융위기가 몰려오면 우리가 다시 옛날과 같은 IMF 사태로 가지 말라는 법이 없죠.


▷ 서두원/진행자:

천 의원님, 전화기에 입을 가까지 대시고 말씀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처럼 한미 FTA는 우리 국가의 뼈대, 대들보에 해당하는 것들을 아주 심각하게 위험에 빠뜨리는 독소조항들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대로 한미 FTA를 발효시키면 우리 입장에서는 간이나 쓸개를 빼주는 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3년 반 전에 목숨을 걸고 단식까지 해가면서 이것을 고쳐보려고 했죠. 그래서 반드시 이제라도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미국이 지금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당당히 나서서 재협상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 서두원/진행자:

한미 FTA 조항 중에 우리의 뼈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재협상을 한다면 어떤 조항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는 겁니까?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방금 설명 드렸던 ISD 투자자 국가제소 제도가 가장 심각한 것이고요. 그밖에도 전문적인 것입니다만 역진방지 조항이라고 해서 RATCHET조항이라고 부르는 게 있어요. 그것을 이를 테면 우리가 지금 스크린 쿼터제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 영화를 보호하기 위해서? 스크린쿼터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가 있는데 한 번 줄이면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 늘릴 수가 없게 되어 있죠. 이런 것들, 뭐 비위반제소, 최혜국 대우, 서비스 개방에서의 네거티브 시스템, 이런 것들인데요. 다 설명드릴 만한 시간이 없군요. 또 금융분야에 이런 독소조항들이 우리의 입법주권, 사법주권을 정면으로 침해하고 공공정책권을 반신불수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에요. 그래서 이걸 반드시 삭제해야 합니다. 또 금융분야에서도 금융위기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세이프 가드의 실효성을 반드시 확보해 둬야 합니다.


▷ 서두원/진행자:

네. 그런데 미국 측 의회, 의원 20여명도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쪽의 이해관계는 우리와 다를 것 같은데 말이죠. 특히 자동차 분야, 쇠고기분야에서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한다. 이렇게 보입니다. 거기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그러니까 저희가 현재 걱정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 미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밀려서 더 많은 것을 내주는 게 아니냐. 말하자면 퍼주는 게 아니냐. 이런 걱정을 하는 거죠. 이게 기우가 아니죠. 노파심이 아니고 재작년에 쇠고기 협상을 할 때 일방적으로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도 무작정 개방한다는 그런 합의를 우리 대통령께서 미국에 가서 하고 오셨잖아요. 그런 상황이 지금 전개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제가 국회의원인데도 한미 FTA 재협상 상황에 대해서 전혀 알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데 지금 간혹 주미대사로 계시는 한덕수 대사가 말씀하는 걸 보면 이제 11월 10인가요? 한달 쯤 뒤에 G20 정상회담 전까지 뭔가 타결이 될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대로 있으면 일방적으로 우리 정부가 미국에게 쇠고기니 자동차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양보하는 그런 게 결정되어 버리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겁니다.


▷ 서두원/진행자:

그런데 민주당 안에서도 정세균 전 대표 같은 경우는 한미 FTA 체결 당시에 산업자원부 장관이셨죠. 정 전 대표는 미국 요구대로 재협상에 나섰다가 오히려 결국 더 퍼주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약간 반대의견을 내셨고 손학규 현 대표도 자칫 불리한 것은 내주고 원하는 건 못 가져오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이렇게 재협상의 부정적인 의견들이 민주당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네. 저는 그분들의 생각도 원론적으로는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만 그러나 우리 민주당이 재협상 반대만을 외치고 있다고 해서 재협상이 안 되는 겁니까? 이미 양국 대통령이 G20 회담 전까지 실무협의를 마치겠다고 공표해놨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이명박 정권이 일방적으로 더 미국에 퍼주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로서도 맞불을 놓아야죠. 우리도 맞불을 놓아서 최선의 공격이 방어 아닙니까? 맞불을 놔야죠. 그리고 저는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민주당에서 재협상 반대하는 분들이요. 저는 그 주장이 한나라당 입장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미 체결된 한미 FTA 협상이 매우 잘 됐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이에요. 사실 참여정부가 했던 일이지만 한나라당으로부터 칭찬 받은 유일한 일이 아마 한미 FTA였을 겁니다. 그래서 한미 FTA가 갖고 있는 독소조항들의 위험성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이 민주당 안에 계시는 것 같습니다.


▷ 서두원/진행자:

천 최고위원께서는 법무부 장관을 지내셨고 말이죠. 또 정동영 최고위원도 지금 같은 입장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분 같은 경우에는 참여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내셨던 분인데 재협상론을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이 문제는 나라의 주권을 내주냐, 않느냐의 문제입니다. 지금 나라의 주권을 내주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이 괴연 옳은 태도인가요? 이것은 정치 도의의 문제가 아니라 국익과 양심의 문제입니다. 잘못된 협상결과에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국익에 맞는 주장을 하는 것이 용기 있고 양심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왜 지금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못 받고 있습니까? 우리도 잘 한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미 FTA 문제는 썩 잘하지 못한 일 아닙니까? 이것에 대해서 인정하고 반성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야만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죠. 저는 한미 FTA에 독소조항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재협상으로 가는 것이 국가에 대한 도리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 서두원/진행자:

그러니까 야당이 재협상을 반대할 경우에는 그냥 뒷짐 지고 있게만 되니까 그 결과를 나중에는 거둬드릴 수가 없다. 이 말씀이시죠? 적극적으로 같이 덤벼야 한다.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그렇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더 퍼주게 되죠. 전술적으로 미국에서는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고치자고 강력하게 압력을 넣고 있는데 우리 쪽에서는 그냥 그것만 막겠다고 그냥 있으면 결국에는 내주는 것밖에 없지 않습니까? 저쪽에서 협상 상대방이 뭘 내놓으라고 요구할 때, 무슨 소리냐. 너희들이 그렇게 나오면 우리는 이러 이러한 것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 하고 우리가 공세적으로 나갔을 때 적어도 전술적으로도 무슨 방어라도 할 수 있죠.


▷ 서두원/진행자:

그러니까 야당이 그렇게 공격적인 얘기를 해줘야 한국 정부, 외교부도 그걸 빌미로 삼아서 우리 국회가 이렇게 반대를 해서 안 되겠다. 이렇게 협상에 도움이 된다. 이 말씀이시죠?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그렇습니다. 야당으로서의 견제역할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국민들 중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분들이 의견이 있다는 것을, 그분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을 상대로도 그것을 알려줘야만 협상에서도 우리가 유리한 위치를 가질 수 있죠.


▷ 서두원/진행자:

일각에서는 재협상 주장의 이면에 한미 FTA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정치적인 계산이 있다, 이런 시각도 있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사람마다 좀 다를 수 있지만 저는 사실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3년 반 전에 26일간 목숨을 건 단식을 하면서 고치려고 했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린 ISD 조항 같은 우리의 공공정책권, 우리의 주권을 반신불수로 만드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이것은 협상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주권을 내주는 문제가 무슨 협상의 문제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은 삭제해야한다고 확신을 가지고 얘기를 하고 있고요. 또 그런 예도 있습니다. 이번에 한-EU FTA가 타결됐지 않습니까? 거기에는 그런 ISD 조항이 없습니다. 또 미국과 FTA를 발효시킨 나라 중에서 호주,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나라와의 협상에서는 ISD 조항이 빠져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우리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재협상을 주장하면 무조건 한미 FTA 무산시키려고 한다는 것은 좀 과도한 해석이죠.


▷ 서두원/진행자:

네. 그런데 손학규 대표가 FTA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러면 손 대표가 한 발 물러섰다는 뜻으로 봐야 할까요?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대표가 가동하기로 했다기보다 어제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식으로 그 결정을 내린 겁니다. 의결을 한거죠. 그래서 한미 FTA 문제에 대해서 재검토 해야겠다. 그래서 그동안에도 보니까 민주당 내에 특위가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이번에 정식으로 위원도 새로 임명하고 좀 활발하게 검토하고 토론을 하자. 당내에 찬성, 반대 이런 입장이 다 있지 않습니까? 그런 입장을 가진 분들이 두루 참여해서 또 국민과 함께 전문가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깊이 있는 토론을 하자. 하는 뜻에서 특위를 만들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 서두원/진행자:

그러니까 천 의원님께서는 기본적으로는 한미 FTA가 국익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시죠?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그렇습니다. 예컨대 우리가 시장을 개방하고 투자를 서로 증진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간, 쓸개를 떼어 주면서 당장에 위속에 음식 들어오는 것만 맛있다고 하는 것은 그건 어리석은 일 아닙니까?


▷ 서두원/진행자:

그런데 만일 민주당 안에서 당론이 FTA 재협상 불가하다. 이런 쪽으로 정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론에 따르실 생각이십니까?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미리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저도 원론적으로는 제 입장만 주장할 수는 없겠죠. 조직의 한 사람이니까요. 그러나 그렇게 되면 굉장히 불행한 일입니다. 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통해서 관철하고자 했던 것이 재협상 아닙니까? 우리 민주당이 더구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하고 복지국가를 향해 가야하는 민주당이 한미 FTA 재협상 없이 그냥 간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그것은 우리 민주당으로서의 임무를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결정이 절대 안 나오도록 당내에서 온힘을 기울여서 설득하고 토론할 생각입니다.


▷ 서두원/진행자:

네. FTA 문제는 한미 간의 교섭과정도 지켜봐야겠지만 민주당의 입장정리 과정도 잘 지켜봐야겠군요. 천 최고위원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천정배/민주당 최고위원:

네. 감사합니다.


▷ 서두원/진행자:

지금까지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이었습니다.



출처: SBS전망대 http://wizard2.sbs.co.kr/w3/template/tpl_iframe-xtype.jsp?vVodId=V0000337960&vProgId=1000521&vMenuId=1010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