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11/4(목) CBS 변상욱의 뉴스쇼 천정배 최고위원 인터뷰 전문입니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
민주당의 천정배 최고위원을 먼저 연결합니다.
◇ 변상욱>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전해졌습니다. 대표적인 한미 FTA 재협상파이신데, FTA하고 미국 중간선거 결과하고는 어떻게 이어지면서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 천정배> 우선 야당인 공화당이 압승을 했죠. 공화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집권할 때 한미 FTA를 추진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계속적으로 신속한 비준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미국 내에서도 한미 FTA에 대한 반대여론이 더 높아요. 그래서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을까도 생각됩니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당초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미 FTA에 매우 비판적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후에 대통령이 된 다음에 입장을 바꿔서 바로 이른바 추가협상까지 오게 됐는데, 이제 선거까지 졌기 때문에 미국 내에 일자리가 줄어든다든가 하는 FTA에 대한 비판여론을 넘어서기 위해서 우리 정부에 대해서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하게 됩니다.
◇ 변상욱> 더 많은 양보. 아무튼 한미 두 정상은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서울에서 고위급 실무회의를 바로 열고 G20회의 때 “우리 둘이서 담판을 짓자”라고 의견을 같이 한 것 같고요. 우리정부로서는 “재협상은 없다, 실무협의만 있을 뿐이다”라고 하는데 지금 재협상을 얘기하시는데 우리 측의 어떤 명분이나 가능성이 남아있는 겁니까?
◆ 천정배> 우선 말이 좀 헷갈립니다. 정부에서는 재협상은 없다고 하는데, 말은 뭐라고 부르든 간에 추가협의든 뭐든 간에 실질적으로 한미 FTA 내용을 바꾸는 거면 재협상에 의해서 바꿔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재협상은 지금 하고 있는 거죠. 오늘내일 미국에 고위관계자가 와서 한국 우리 정부 측 하고 협상을 하고, 그 다음에 통상장관회담을 거쳐서 일주일 뒤인 양국정상회담에서 결말을 짓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지금 문제는 우리 국민들이 전혀 모르는 사이에 지금 재협상이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밀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민들도 모르시고, 사실은 저도 국회의원인데도 전혀 오리무중이란 말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저런, 예컨대, 미국의 무슨 신문을 통해서 보도가 추측성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들려온다든가, 이런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가면 지금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무슨 자동차 문제라든가 미국산 쇠고기 문제라든가 이런 데에 대해서 더 국익에 맞지 않는 퍼주기를 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이 됩니다.
◇ 변상욱> 아마 지금 말씀하신 것은 워싱턴 포스터가 8월 달에 보도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와 관련해서 더 많은 양보를 하겠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을 받아냈다’더라 그 얘기이신 것 같은데.
◆ 천정배> 네, 그것도 그렇고. 그동안에 우리 정부의 관계자들의 언동, 특히 주미대사, 한덕수 대사인가요, 이분이 미국 내에서 한 이야기들이 계속적으로 뭘 더 양보해 주겠다는 시사를 했죠. 그리고 또 하나는 지금 우리 정부가 만약에 뭘 더 얻는 협상을 하고 있다고 그러면 그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함구하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지금 어느 누구도 이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한테서 뭘 얻어낸다,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지금 퍼주기 협상이 되지 않느냐,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거고요.
◇ 변상욱> 왜 꼭 재협상이 필요한가, 이 독소조항들에 대해서 간략하게라도 갖고 계신 의견을 얘기해 주신다면요?
◆ 천정배> 그렇습니다. 지금 한미 FTA의 심각한 독소조항이 있죠. 제가 3년여 전에 26일에 거친 목숨을 건 단식까지 하면서 이 문제를 제기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독소조항이 단순히 무슨 우리 무역을, 우리 시장을 조금 내주고, 이런 차원이 아니고요. 우리나라의 뼈대를 망가뜨리는 그런 수준의 독소조항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게 전문적인 용어들이 많습니다만, 투자자국가제소 제도라든가 역진방지조항이라든가 미래의 최혜국 대우라든가, 이런 등등의 조금 전문적인 용어들이 많이 있어요. 제가 그럼 간단하게 설명을 해보면, 스크린 커터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우리 국산영화를 보호하기 위해서 1년에 극장에서 의무적으로 며칠이상의 국산영화를 상영하도록 하도록 하는 규제지요. 그것이 146일간이었어요. 한미 FTA 시작 전까지만 해도. 그런데 한미 FTA 협상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선결조건으로 먼저 그것을 배짱 있게 반으로 깎아줬습니다. 지금 73일이죠. 그런데 73일을 한미 FTA가 발효가 된다고 하면, 그 73일 동안의 그 규제를 풀거나 없앨 수는 없어요. 73일을 아예 없앤다거나 미국영화 맘대로 상영해라, 할 수 있다든가 또는 50일 간으로 줄인다거나 할 수 있는데, 그것을 다시 거꾸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한미 FTA라는 것은 거의 준영구적인 조약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앞으로 10년이나 20년, 30년 뒤에 우리 한국의 국내 영화를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지 이 보호조치를 취해야 되겠다, 하는 그런 우리 정부 나름대로의 정책을 결정하더라도 그것이 한미 FTA에 의해서 불가능하게 된다, 이겁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한미 FTA가 우리나라의 공공정책권, 우리 국민들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권, 그것은 국가주권의 문제이기도 하죠. 우리 주권과 공공정책권을 미국의 투자자들에게 양보하는 거다, 우리한테 불리한 쪽으로는 얼마든지 내줄 수 있고, 유리한 쪽으로는 우리정책이 손을 못 쓰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공공정책권이 우리한테 불리한 방향으로 반신불수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변상욱> 흔히 얘기하는 역진방지시스템?
◆ 천정배> 네, 역진방지조항인데요. 그에 못지않은 투자자국가제소 제도 등등의 여러 가지 심각한 독소조항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것을 그대로 두고 한미 FTA를 발효시키면 비유컨대 우리가 위장에 음식이 들어가서 조금 배가 더 부를지 몰라도 간이나 쓸개를 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우리 국익에 아주 심각한 위험이 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 변상욱> 간단히 얘기하면, 미국이 국익을 원하는 만큼 못 얻었을 때 한국에 대해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은 다 마련이 되어있는 것이고, 그게 독소조항이겠죠. 그런데도 쇠고기 전면개방, 자동차규제완화를 또 추가로 요구하면서 협의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입니다. 협상능력이나 아까 지적하신대로 우리 정부협상대표들의 의지를 보면 협상을 하면 할수록 내주고 오지 뭐 얻어오는 게 아니니까 말이죠. 재협상을 해야 될까요?
◆ 천정배> 그동안도 실제로 그랬죠. 한미 FTA가 타결된 다음에 미국의 요구로, 한미 FTA가 사실 협상이 타결된 다음에 한 6개월쯤 뒤에 정식 서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사이에도 미국이 이런 저런 요구를 해서 좀 바꿔줬거든요. 이미 그런 전례가 있죠. 또 우리나라 예가 아닙니다만, 남미의 몇 개 나라 경우에도 미국의 요구로 이미 자기 나라에서 비준동의가 끝났던 사안을 다시 협상을 하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말하자면 우리가 냉정하게 봐야 되는 국력의 차이죠. 그래서 이명박 정권과 같은 이런 외교적으로 무능하고, 아주 이런 공공정책권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정권이 미국하고 협상을 하면 할 때마다 내주게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차제에 국회통제, 국민적 통제를 확실히 강화해야 되는데, 그것이 저도 대표발의를 해놓은 법안이 있습니다만, 통상절차법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사실은 이런 통상조약은 의회가 주도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그렇게까지야 못하겠지만 대통령과 정부가 주도하더라도 최소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그 문제를 좀 따져보고, 점검하고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을 하게 만드는 것이 통상절차법인데, 저는 그 우리 국익을 지키려면 통상절차법부터 처리하고, 국회에서 상당한 심층적인 검토와 논의를 거쳐 가면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그 독소조항을 제거해야 되겠죠.
◇ 변상욱> 아무튼 지금 이렇게 나간다면 얘기하신대로 미국 측의 추가양보요구만 적당히 부속서류에 끼워놓고 협정문은 아무 것도 안 바꿨다, 라고 그냥 놔둔 것처럼 하고, 실무적 보완조치만 했다, 이렇게 하면서 넘어가는 건데, 이것을 밀실협상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면 민주당이 뭔가 나서서 확실한 조치를 추진해야 될 것 같은데 말이죠.
◆ 천정배> 네, 사실은 잠시 후에 민주당 의원들의 총회가 예정되어있습니다. 바로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입니다. 우리 한미 FTA에 대해서 민주당내에 상당한 인식차이가 있죠. 그런데 한미 FTA원안, 지난 참여정부 때 서명해놓은 거 아닙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이게 옳으니 그르니, 저처럼 독소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사람들도 있고요. 아니다, 원래 원안대로는 비준해야 된다, 하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민주당 의원들은 제가 알기로는 전원이 다 이 이명박식 퍼주기 협상, 지금하고 있는 협상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그렇게 예상하는 게, 우리가 뭘 주면 받는 게 있어야 될 거 아니겠습니까? 일방적으로 내주는 협상만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굉장히 시급합니다. 일주일 남았지 않습니까?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딱 11일이니까 딱 일주일 남았는데요. 앞으로 일주일 동안에 우리 민주당이 이명박식 밀실 퍼주기 협상에 대해서 강력한 반대투쟁을 하게 될 것으로 저는 그렇게 예상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국내현안, 한 두어 가지만 좀 물어보고 싶습니다. 강기정 의원의 발언문제가 정치권에서 아주 뜨거운 현안이 돼있습니다. 대통령 부인까지 거론하면서 뭔가 고발한다고 국회에서 발언했는데, 확실한 물증을 민주당이 갖고 있는 겁니까? 심증입니까?
◆ 천정배> 네, 그 문제에 얼마만큼의 근거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은 제가 밝힐 수 있는 사정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와는 별도로 정말 한나라당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고 있는 거죠. 자신들이 야당시절에 어떻게 국가원수와 그 부인을 모독하고 거짓으로 헐뜯고 했는지 돌이켜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관해서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사실은 야당의원과 야당을 협박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청와대 관계자가 구속할 사안이라든가, 이렇게 하고 나와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 국회에서 면책특권, 의원들이 발언을 해도 전혀 처벌이나 그런 것을 받도록 않도록 한 면책특권의 취지가 바로 이런 권력의 협박, 야당의원들이 대통령이나 여당 권력에 보복이 두려워서 제대로 말을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있는 겁니다. 바로 이런 사태 때문에 면책특권이 있는데요. 면책특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이런 저런 성급하게 의원직 사퇴까지 언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변상욱> 한 가지만 더 여쭤보고 싶네요. “아랍에미리에트 연합에 우리 부대를 파병해서 군사 활동을 아무래도 펴야겠다”라고 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 갖고 계십니까?
◆ 천정배> 우선 군을 볼모로 장사하자는 것인가요? 우리 젊은이들, 특히 우리 젊은이들은 직업군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국방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징병돼서 젊은 시절을 보내는 장병들인데요. 이 장병들이 과연 용병으로 해외에 나가서 더구나 상당한 위험에 처하면서 근무하는 것까지 우리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것인가, 또 우리 국민들이 그것을 납득한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거 반대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아무튼 FTA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인식 같은 것을 바꿔놓도록 민주당에서 애를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보편적인 복지를 주창합니다만, 이런 독소조항들을 그대로 놔두고 경제가 미국에 종속되어 끌려가면서 온 국민 복지를 얘기할 수 있을까, 걱정은 많이 되는데 남은 기간 동안 애를 많이 써 주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출처:
http://www.cbs.co.kr/radio/pgm/?pgm=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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