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15년 12월 18일(금요일)
□ 출연자 : 천정배 의원(‘국민회의’ 창당위원장)
[홍지명] 야권신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의 천정배 의원이 최근 ‘국민회의’로 당명을 정하고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천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 일부 비주류 의원들과도 손잡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신당창당과 야권재편 방향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천정배 의원이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천정배]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가칭 ‘국민회의’라는 이름을 정하셨는데 지금 창당준비위원장 맡고 계시고, 우선 국민회의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부여를 하고 계신 겁니까?
[천정배] 국민들께 공모도 하고 토론도 많이 했는데요. 역시 정치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이 주인인 당, 국민이 모이는 당, 국민이 참여하는 당, 국민을 섬기는 당,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당, 이런 뜻을 담아서 국민회의라고 부르기로 정했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과거에 새정치국민회의가 있지 않았습니까? 무슨 관련성이라든지 염두에 두신 점이 있었습니까?
[천정배] 예, 그 점도 다소 고려했습니다. 새정치국민회의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역사상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성공시킨 당 아닙니까? 사실 그때도 그런 얘기가 있었는데요. 국민회의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네루, 이런 분들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할 때 이끌었던 당 이름이기도 하죠.
[홍지명] 여야가 이제 총선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뭐 총선이 4개월 안쪽으로 이미 들어와 있고 총선 예비후보 등록도 시작이 됐는데, 국민회의 쪽도 속도를 내셔야 할 텐데 작업은 잘 돼가고 있습니까?
[천정배] 예, 저희는 창당과 총선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우선 1월 중에는 창당을 완료할 계획인데요. 후보자를 공천한다든가 공약을 마련한다든가 하는 것은 물론 그 다음이 되겠지만 저희는 창당과정에서 당의 주요정책이라든가 당헌이라든가 강령, 이런 것들을 만들게 되지 않습니까? 그 과정에서 당의 선명한 가치, 비전, 정책, 이런 것들이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총선공약으로, 정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이제 구체적인 정강정책, 이념좌표 등은 앞으로 결정하겠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어느 쪽으로 잡고 계신 겁니까?
[천정배] 저희는 우선 우리 국민들이 삼불의 시대를 살고 있다, 민생은 지극히 불안하고 경제는 불평등하고 사회는 불공정하다,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저변에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극소수 재벌 중심으로 하는 세력들의 독점, 독식 등이 문제다. 그래서 이런 독점, 독식에 맞서서 그걸 견제하고 타파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사는 상생협력의 세계를 열어야 되겠다, 이것이 저희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는 국가비전은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이제는 대한민국이 3만불 시대가 되고, 여러 가지로 지금도 어렵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많은 경제적 성취를 이루지 않았습니까? 그런 경제적 성취를 우리 일반 국민들도, 서민들도, 중산층도 골고루 함께 나눠서 누릴 수 있는 풍요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자는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민생불안의 문제, 불공정의 문제를 그야말로 강력하게 극복하려고 맞서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국민들께서도 궁금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이념적으로는 어느 쪽이냐, 도대체 진보냐 보수냐, 이런 쪽도 관심을 가질 듯해요. 어떻습니까?
[천정배]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보기는 어렵겠지만 저는 늘 상대적으로는 온건한 진보 정도다, 새누리당에 비해서는 야당은 늘 그런 노선을 걸어왔고요. 오히려 저는 중요한 것은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가 사실은 경제도 성장세를 멈추고 있어요. 사실 보수적인 분들조차도 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려면 각 분야에서 시스템, 문화 등을 아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개혁이죠. 그래서 오히려 우리의 방점은 진보냐 보수냐 보다는 개혁이냐 아니면 기득권의 옹호냐 하는 것으로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합리적인 보수, 개혁적인 보수, 이런 분들조차도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던 그날 바로 국민회의 창당발기인대회가 열렸는데, 천정배 의원께서 새 당이 태어나는 생일이자 야당의 사망선고일이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어떤 의미였습니까?
[천정배] 새정치연합은 이미 수명을 다한 정당입니다. 박근혜 정부, 새누리당 정권의 폭정을 견제할 야당다운 패기도, 수권대안세력으로서의 비전도 잃었고 계파, 패권주의, 패거리, 기득권, 이런 다툼만 골몰하고 있어요. 이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가짜 야당이라고 부르고 있고요. 그래서 지난번 대회 때 이 날은 새 당이 태어나는 생일이자 가짜 야당의 사망선고일이라고 말씀드렸던 겁니다. 근데 공교롭게도 그날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는 바람에 제 말씀이 더 실감나게 됐죠.
[홍지명] 혹시 두 분이 날짜를 맞춘 건 아닙니까?
[천정배] 저희야 뭐 대회는 훨씬 먼저 정했는데 안 의원께서 공교롭게 그 시간을 택했던 것 같습니다.
[홍지명] 안철수 의원 얘기가 나온 김에, 두 분이 함께 하시는 겁니까?
[천정배] 저는 이제 안철수 의원이든 그밖에 어느 분이든 당을 함께하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 정치적 비전, 정책적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기 전에 혁신전당대회를 주장했잖아요? 그 당시에 박근혜 정부의 폭정에 맞서서 저 천정배 등과 함께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를 만들자는 제안을 한 바가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제안에는 크게 공감하고 있어요. 이처럼 안 의원과 제가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를 만든다는 목표를 공유해서 간다면 저는 큰 틀에서 개혁의 방향이나 노선에 차이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지금 안철수 의원 탈당 이외에 어제도 세 분이 더 탈당을 했는데,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 그래서 지금 탈당파를 따지면 사실 여섯 분이거든요? 천정배 의원 비롯해서 박주선 의원, 안철수 의원, 문병호 의원, 유성엽 의원, 황주홍 의원. 이 여섯 분의 탈당파가 따로 한 번 모일 계획이 있으십니까?
[천정배] 아직 구체적인 약속은 잡지 않았지만 저는 언제든지 모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말씀은 드릴 수 없지만 자연스럽게 모여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홍지명] 그러면 이분들과도 아까 말씀하신 여러 가지 추구하는 가치 등이 같으면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는군요?
[천정배] 그렇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정치의 비전, 그러니까 정치적 비전, 정책적 비전을 공유하는 분들이라면 함께할 수 있고, 또 사실은 널리 함께 작은 차이를 넘어서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새정치연합을 제가 미안하지만 가짜 야당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그 큰 원인 중에 하나가 당을 주도하는 세력들, 친노니 586이니 이렇게 부릅니다만 그 세력들이 지극히 폐쇄적인 패권주의에 빠져있는 것 때문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신당을 만들려는 저희로서는 그런 폐쇄적 패권주의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작은 차이는 넘어서 큰 비전을 함께 한다면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널리 함께, 라는 말이 좋기는 합니다만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하는 분들을 다 포용한다면 소위 어떤 혁신에 도움이 되겠는지, 인적구성 면에서 참신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 나물에 그 밥 아닌가 하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천정배] 물론 그렇겠죠. 그래서 정치가 어려운 건데요. 한편으로는 그런 개혁적 원칙을 잘 세워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동시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야 되는 것이고요. 개혁과 통합이 동시에 이뤄져야 될 텐데, 그때 중요한 것은 주도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새정치연합의 주도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친노, 586세력은 이제 국민에게 짐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주도세력을 신당을 통해서 교체해야만 우선 야권이 살아날 수 있다고 보는데요. 그렇게 본다면 우선 당의 비전, 가치 등이 선명하게 원칙적으로 잘 만들어져야 될 것이고, 그 비전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면 널리 모이되 참신한 사람들의 주도권이 관철돼야 되겠죠. 그래서 이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새정치연합에서 공천을 탈락해서 오거나 오로지 자기 생존을 위해서 오는 분들은 같이 할 수 없다고 봅니다.
[홍지명] 지금부터 탈당하는 분들은 좀 눈치 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던데, 공천에서 안 될 만하니까 탈당해서 합류하겠다는 분들은 안 된다는 거죠? 그 시기가 있습니까?
[천정배] 물론 그렇겠죠. 시기를 저희가 정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상식에 비춰서 우리가 대개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눈치를 본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과연 새정치연합이라는 당 안에서 노력하느냐, 또는 당 밖에서 새로운 길을 가느냐, 어느 것이 국민들을 위한 길인가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고려요소도 있고 어려움이 많지 않습니까? 그리고 판단의 시기가 다를 수 있죠. 저는 일찍이 새정치연합에서는 길이 없다고 봤기 때문에 탈당하고 신당으로 가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만 하더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 내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하셨잖아요? 그러나 이제는 그 길이 가망이 없다고 하는 인식에 이르렀기 때문에 탈당을 하시지 않았겠습니까? 이런 점들을 본다면 시기를 박을 순 없지만 적어도 공천 탈락한 다음에, 또는 그렇지 않더라도 명백히 자기 생존을 지키기 위해서 온다고 보이는 분들은 같이 해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홍지명] 질문 하나만 더 드리면, 아까 주도세력, 주도권 말씀하셨는데 혹시 안철수 의원과 두 분이 합치면 누가 구심점이 되고 누가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겁니까? 두 분 다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천정배] 그런 의미의 개인적인 주도권을 얘기하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고요. 저는 이제 국민회의를 창당과정에 있죠. 그러니까 다른 분들보다 먼저 가고 있는데, 저를 포함해서 먼저 신당에 참여한 사람이라고 해서 기득권을 쌓거나 주장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여러모로 저 자신이 사실은 새정치연합에 대해서 여러 가지 싫은 소리를 하고 있자만 저도 그 당에서 오래 몸담으면서 큰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국민들께 저도 사실은 면목이 없는 사람이죠. 그래서 지금은 제가 가진 조그마한 명분이랄까요, 조그마한 영향력, 이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뭔가 한국정치에 새로운 싹을 키우는 데, 진짜 야당을 한 번 제대로 만들어보는 데 헌신하면 저로서는 족합니다.
[홍지명] 한 알의 밀알이 되는 걸로 족하다는 말씀으로 알아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정배]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인 무소속의 천정배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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