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22일 의원총회 발언문
<편법과 반칙의 당무회의 결의는 안철수 사당의 요식행위입니다>
1.
무겁고도 무거운 심정입니다.
대선 패배 당시보다 더 참담합니다.
당원들과 함께 새벽잠을 쪼개며 뛰었지만 결국 패배했던 그 날보다 더 참담한 심정입니다.
지난해 촛불혁명 이은 정권교체로, 우리는 수십년의 청산되지 못한 낡은 적폐를 일소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쓸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당은 기득권 적폐세력의 부활을 위한 3당 합당의 불쏘시개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90년 YS의 야합이 87년 국민항쟁의 역사적 성과를 후퇴시킨 것처럼 안철수 대표의 야합은 촛불혁명의 역사적 성과를 후퇴시키는 것입니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했습니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뿌리가 같습니다. 새누리당 세력의 큰 집과 작은 집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안철수 대표는 새누리당 세력의 분파와 야합하려고 합니다. 바른정당은 초록동색의 적폐세력이자 위장세력입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 시도는 결국 기득권 보수 적폐세력의 빅텐트로 가는 첫 관문이자 양당제 회귀의 촉매가 될 것입니다.
2.
한국정치의 변화와 민주주의의 전진을 바라는 개혁 민심의 힘으로 국민의 당이 만들어졌습니다.
국민의당은 국민께서 부여해주신 선도정당의 힘을 발휘해 정부여당과 개혁경쟁을 하며 나라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만이 국민의당의 창당 초심이며 국민의당을 지난 총선에서 지지해주셨던 민심에 대한 보답인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라는 한국 정치의 새로운 씨앗은 채 싹을 틔워보기도 전에 고사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바른정당과 합당한다면 국민의당은 적폐세력의 재기를 위한 제물이 될 것입니다.
안철수 대표가 적폐통합으로 국가대개혁의 기회를 무산시키고 호남민심을 배신하며 호남정신과 김대중 정신을 매도하는 것은 오로지 안철수 사당의 서투른 정치적 계산 때문입니다.
3.
어제 당무위 결정 내용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과 관련한 안철수 당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전당원 투표를 실시할 것을 의결한다' 이것이 합당 여부를 묻는 것입니까, 아니면 안철수 대표의 신임을 묻는 것입니까. 적폐세력과의 합당을 위해 얼마나 더 반칙과 편법을 동원할 것입니까.
안철수 대표 측은 불법적인 당무위를 강행한 데 이어, 전당원투표의 정족수 규정마저 엉터리로 해석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만 투표해서 찬성해도(1대0) 당의 근본 성격을 바꾸는 합당이 성사될 수 있다는 식입니다.
합당 문제를 묻는다면 정당법과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것이고, 신임을 묻는다면 대선 이래의 무책임하고 어지러운 리더십이 낳은 분란의 책임을 당원들에게 떠넘기는 것입니다. 또한 합당 문제를 슬그머니 끼워넣어 이 두가지를 묻는다면, 그 또한 희대의 정치놀음에 빠져 촛불민심의 개혁 열망을 방기하는 것이며 우리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행위입니다. 이런 행위는 당의 대표가 해선 안 되는 일입니다.
당의 근본적인 생사 문제를 개인의 신상 문제로 축소시키고, 적폐세력에 투항하기 위해 부끄러움도 없이 당헌당규를 짓밟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국민이 선출해주신 우리 당의 절대 다수 국회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느라 제 입맛대로 소집한 당무회의 결의는 안철수 사당의 요식행위일 뿐입니다. 민주주의를 남용한 편법 결의는 원천 무효입니다.
4.
촛불국민혁명으로 분출된 국민 열망을 실현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선도정당인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 개인의 정치공학에 빠져 적폐청산과 국가대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무산시킬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개혁 민심과 호남 정신이 만든 국민의당을 적폐세력의 빅텐트로 끌고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적폐세력의 재기를 돕는 일에 더이상 국민의당의 'ㄱ'자도 보태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안철수 대표는 기어이 하겠다면 합당을 하든 분탕질을 하든 당을 나가서 하기를 바랍니다.